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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킴이들은 빈집을 가꾸고 빈 땅에 곡물들을 공동경작하면서 자신들의 고향을 지키고자 하는 마을 주민들과 살아가고 있다.
ⓒ 김지혜
미군기지 확장 예정터인 평택 대추리, 도두리로 들어간 '지킴이'들은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은 무슨 생각으로 대추리에 들어간 걸까? 또 그들은 주민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이 같은 의문에 답하고 있는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그러한 의문에 답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지킴이들이다.

지킴이들의 이야기는 현재까지 만 2년 동안 대추리를 영상에 담아온 독립다큐멘터리 작가인 김지혜(31)씨의 영상작업을 통해 전해질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대추리 주민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여러 편이 나왔지만 지킴이들을 다룬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BRI@<우리가 대추리로 가는 이유>(25분)라는 제목을 단 김씨의 작품은 7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2006' 본선 경쟁부문(중단편 부문)에 출품됐다. 김씨의 작품은 10일(일, 밤 9시 20분)과 12일(화, 오전 11시 40분)에 상영된다.

지킴이들이란 평택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해 2005년 12월을 전후해 대추리, 도두리 마을에 들어가 터를 잡고 살아가는 국내외 시민들을 이르는 말이다. 작가는 그 중에서도 소속단체 없는 이른바 '개털'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영화는 2005년 12월 이후 법적으로 국방부 소유의 땅이 되어버린 대추리에 하나 둘씩 생겨나는 빈 공간들을 채우기 위해 들어온 지킴이들 가운데 여섯 명을 보여준다. 한 가지 색깔로 규정할 수 없는 이들은 빈집을 가꾸고 빈 땅에 곡물들을 공동경작하면서 자신들의 고향을 지키고자 하는 마을 주민들과 살아가고 있다.

작가가 ‘나비’에 비유하는 이 지킴이들은 작품 속에서 ▲ 빈집을 우리 집으로 만들기 위해 ▲ 희망을 지키기 위해 ▲ 땅을 일구는 평화를 위해 ▲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 ▲ 우리 삶을 지키기 위해 대추리에서 살아간다고 말한다.

▲ 지킴이들은 지난 9월 13일 국방부의 강제철거로부터 빈집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갔다.
ⓒ 김지혜
작가의 화두는 삶과 정치, 아니 오히려 삶 속의 정치다. 지킴이들에 대한 작가 나름의 정의가 그 점을 말해준다. 작가가 보기에 지킴이들은 "정치적인 행동을 삶과 더 가깝게 하려고 하는 감성과 이성이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대추리 ‘개털들’을 최초로 소개한 이 영화가 영화제에서 입상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삶에서 대안적인 운동방식 혹은 삶의 방식의 단면을 본 작가의 시선에 나름의 깊이와 진지함이 있다.

한편 '서울독립영화제2006'에서는 독립다큐멘터리 작가 16명이 지난 5월에 만든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도 상영된다. 대추리를 소재로 한 이수정, 정일건 두 감독의 단편이 들어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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