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북한 핵보다 남한 '친북반미'가 걱정"

'햇볕정책' 맹비난... "김정일 정권 제거에 모든 게 달려있다"

06.11.06 19:57l최종 업데이트 06.11.06 21:14l



▲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민포럼 창립 세미나에서 `북핵 문제 어떻게 봐야 하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북핵 위기에 대해 "북한의 핵무기보다 그런 것을 지지해주는 남한 내 친북반미 세력을 먼저 걱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비서는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중앙당 당직자들의 모임인 영민포럼의 창립 세미나 특강을 통해 "아무리 미친 놈이라도 미국과 핵전쟁하겠나, 중국·러시아·일본을 치겠나, 자꾸 쓸데없는 걱정들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그는 친북반미 세력에 대해 "이들은 김정일과 공조하는 정책이 햇볕정책"이라고 지적한 뒤 "안전불감증을 만들어 놓고서 뻔뻔하게 자기의 햇볕정책이 옳았던 것처럼 주장하는 기만자, 역사상 최대의 기만자"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김정일만 제거되면 핵무기 천 개도 상관 없다"

황 전 비서는 "햇볕정책이 '남조선이 미국·일본과 공조를 끊어야 한다'는 김일성, 김정일의 주장을 맞춰간다"며 "이게 (김정일과의) 공조가 아니고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친북반미 세력은 통일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며 "평화를 수호하려면 침략자들을 반대하기 위해서 힘을 기르고 사상적으로 단결해야 하는데 그걸 안 하고서 오히려 침략자한테 아첨하고 공조했다"고 말했다.

또한 황 전 비서는 "어떤 사람들이 김정일이 핵실험을 한 게 보수세력을 도와줬다고 하지만 도와줄 리가 있냐"면서 "핵실험을 통해서 전쟁공포증을 확대해 평화주의자들에게 힘을 주고 전쟁공포증에 걸린 사람들을 기초한 친북반미 세력들의 장성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 ▲김정일 정권 제거 ▲김정일 정권 제거를 위한 미국과 중국의 협조 ▲한국 민주주의 보수세력의 단결 등 3가지 해법을 내놓았다.

황 전 비서는 "김정일 정권이 제거되면 핵무기 천개 갖고 있다 한들 무슨 상관이 있겠냐"며 "김정일 정권을 제거하느냐 마느냐에 모든 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정권 제거를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과의 동맹을 끊어야 한다"면서 "김정일만 제거되고 북한이 개혁개방하게 되면 통일한 것이나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황 전 비서는 "세계 여론을 환기시키고 이것이 중국 인민들에게 들어가게 해서 (북한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정부를 반대하게 해야 한다"며 "'왜 저런 나쁜 나라와 동맹을 맺고 있나'라는 생각을 중국 사람들이 갖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한나라당 의원·당직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박근혜 대표, 기특하지 않냐"

한편 황 전 비서는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탈북자들이 '독재자 김정일을 지지하던 습관 때문에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표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지만 정반대"라며 "탈북자들이 김정일에 반대했고 박정희가 공산주의에 반대했기 때문에 그게 혹시 영향을 줘서 박 대표에서 호감을 가질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양친을 다 희생시키고 자기도 일생 동안 나라 위해서 하겠다는 게 기특하지 않냐"고 말한 뒤 "우리한테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키는 사람, 김정일하고 타협하지 않는 사람, 그것을 잣대로 해서 지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권영세 영민포럼 명예회장을 비롯해 김형오 원내대표, 김무성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0여명과 포럼 회원 1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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