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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충남지부 사무실이 당진지부만을 남겨둔 채 부여, 논산지부가 폐쇄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여군지부(이하 부여군 공무원노조)는 26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30여 분간 경찰과 대치하던 중 결국 폐쇄되었다.

이날 부여군 공무원노조원과 부여군농민회, 부여군민주단체연합, 한미FTA 저지 대책위원회, 덤프연대부여지부 소속 회원들이 규합한 가운데 부여군청 옥탑에 있는 공무원노조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 부여군공무원노조가 사무실 진입로 계단을 막아놓았다
ⓒ 김종연
부여군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오전 10시경부터 부여군청 앞마당에 사복형사들 20여 명이 분주하게 활동을 시작하자 사수투쟁을 재결의하고 소화기와 오물을 배치하고 저항할 준비를 마쳤다.

▲ 부여군청 앞마당에서 사복경찰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김종연
부여군 공무원노조원들은 경찰들의 움직임이 포착되자 사무실 안쪽에서 5∼6명이 출입문을 막았고, 진입로계단과 옥상에서 20여 명의 노조원들이 경찰의 진압에 대응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전 10시 20분경 자치행정과장 등 비조합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집행부는 3층과 옥상 층의 중간에서 사무실폐쇄에 대한 군의 입장을 전달하고, 서장원 지부장에게 내용증명서에 서명해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서 지부장은 이를 받아 찢어버리고 끝까지 투쟁할 의지를 보였다.

▲ 부여군집행부가 부여군공무원노조에게 사무실을 자진폐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때 집행부는 노조원들이 뿌린 오물을 맞았고 이에 옷이 젖어있다.
ⓒ 김종연
부여군 집행부는 이에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 폐쇄하겠다고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일부 조합원들이 이들에게 오물을 뿌리며 "돌아가라!"고 소리쳤고,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되자 부여군청 앞마당에는 2개 중대의 전투경찰(이하 전경)이 배치되어 사무실 침투 준비를 했다.

준비를 마친 경찰은 소방 사다리차를 이용해 물대포를 쏘면서 옥상으로 진입을 시도하였다. 10여 분간 물대포를 쏘는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500ml 생수병을 던지면서 저항했다. 옥상진입이 어려워지자 경찰은 사다리차를 철수하고 계단진입을 시도하였다.

▲ 소방사다리에 탑승한 전경이 옥상을 점거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 김종연
경찰이 첫 번째로 계단진입을 시도하자, 옥상을 사수하던 부여군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계단으로 몰려가 소화기를 뿌리면서 저항해 전경 1개 중대가 진입을 포기하고 물러섰다.

그러나 잠시 후 전경들이 소화기를 분사하며 진입을 시도해 조합원들은 노조사무실문과 옥상출구가 있는 곳까지 밀려났고, 결국 조합원들은 옥상으로 후퇴해 입구를 봉쇄하고 옥상을 사수했다.

소화기 분무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았으며, 이 가운데 전경들은 옥상 출입문을 부수려고 시도했다. 20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고, 오전 11시가 되어서야 소방관들이 구출용 기구로 문을 벌려 옥상을 점거했다. 옥상출입구가 열리자 노조원들은 큰 저항 없이 한쪽에 모여 투쟁하자는 결의를 하고 경찰과 대치하였다.

▲ 전경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소화기를 뿌리자 전경들이 삽시간에 후퇴하였다.
ⓒ 김종연
정길채 수석부지부장은 옥상이 점거되자 처마 끝으로 올라가 "투신하겠다"고 저항하기에 이르렀고, 정 수석부지부장을 끌어내리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이어서 노조사무실을 점거하기 위해 사무실 문을 부수기 위해 20여 분간 실랑이 끌에 이윽고 문을 열었다. 그러자 노조원들은 책상 등 집기류를 서로 던지며 저항했다. 옥상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던 조합원들은 노조 사무실 내부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자 흥분하였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노조사무실로 들어가려고 시도하였으나 이 또한 실패했다.

▲ 노조 사무실이 점거 당하면서 소란스러워지자 옥상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던 조합원들이 사무실 내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김종연
낮 12시 20분경 결국 부여군 공무원노조 사무실은 강제폐쇄 되었고, 사무실사수투쟁에 참여했던 조합원 30여 명 전원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연행 당시 큰 충돌은 없었으나, 여성경찰이 여성노조원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작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연행된 30여 명 중 서장원 부여군지부장과 유병환 청양군지부장, 신동우 충남본부사무처장을 제외한 전원이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 전원 훈방조치 되었다.

▲ 부여군공무원노조 정길채 수석부지부장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이날 노조는 경찰과 2시간 30여분 동안 대치하였다.
ⓒ 김종연
한찬희 부군수는 이번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에 대해 "불상사가 없이 끝난 것이 다행이고, 3명이 경찰서에 아직도 있다는 것이 아쉽다"며 부여경찰서에 선처를 부탁했다.

또 한 부군수는 행정자치부에서 앞으로 공무원노조의 탈퇴를 권고하는 지침이 내려올 경우에 대해 "행자부가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노조의 탈퇴 여부는 노조원 자신들이 결정할 사항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행자부의 지침이 내려온다고 해도 내가 강압적으로 탈퇴를 종용하고 싶지는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한 부군수는 "다른 이들은 그동안 노조가 강성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할 때에는 열심히 했고, 직원의 후생복지나 공직풍토 조성을 위해 노력했음을 알고 있으며, (공무원노조가) 앞으로도 그렇게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 부군수는 공무원노조에 대한 행자부의 탄압을 원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부여군은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공무원노조에 전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간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부여군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상황이 긴박해지자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 김종연
▲ 전투경찰 2개 중대가 부여군공무원노조 사무실 진입을 위해 군청 앞마당에 모여들고 있다
ⓒ 김종연
▲ 전경이 두 번째 진입시도에 성공하자 조합원들이 옥상으로 피해 문을 걸어잠근 뒤 몸으로 출입구를 막고 있다
ⓒ 김종연

덧붙이는 글 | 부여뉴스에도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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