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취재 : 이민정 안홍기 기자
사진 : 권우성 기자
동영상 : 김호중 기자


▲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에서 빈집 강제철거가 시작된 13일 오후 철거된 잔해들앞에 경고문이 붙어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에서 빈집강제철거가 시작된 13일 오후 인권활동가들이 건물옥상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1신 : 13일 저녁 8시]

경찰 물러나자 대추리는 '승리' 자축


13일 빈집을 철거당했지만 평택 대추리 마을의 주민들의 기분은 의외로 흥겨운 상태다. 흉물스런 철거 폐허도 '올해도 농사짓자'는 대추리 주민과 '평택 지킴이'들의 의지를 꺾지 못하는 듯 했다.

오후 2시 20분께 경찰은 '평택 지킴이'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지키고 있던 15채 민가에 대한 철거를 중단하고 철수했다. 경찰의 철수 행렬이 도두리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자 대추리 평화공원에서 이를 바라보던 한 노인은 "우리가 이겼네"라며 승리를 알리는 북소리를 울리기도 했다.

대추리 이곳저곳에 철거 뒤의 폐허들이 남아있지만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진 못했다. 이날 오후 마을 사람들은 경로당과 매점 주위에 앉아 이날 오전에 있었던 경찰 및 철거용역의 '철거작전'에 관한 이야기들과 이에 맞선 주민과 활동가들의 활약상을 소재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후 내내 흥겨운 분위기는 계속됐다. 주민들은 매점 주변에서 김치를 안주삼아 막걸리와 소주를 즐겼다. 꽹과리·징·장구·북 등 악기들이 보이자 자연스럽게 풍물패가 형성되기가 몇차례, 한동안 마을이 풍물놀이 장단으로 시끄러웠다.

저녁식사 무렵에는 노인회관에서 막걸리 잔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큰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에선지 주민과 활동가들은 국수와 막걸리를 주고받으며 평소보다 훨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승리를 자축했다.

철거작업이 중단되고 경찰이 철수한 대추리에서는 추가 철거 등 앞으로의 일에 대한 걱정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 13일 지킴이들이 지붕위에서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0신 : 13일 오후 1시 26분]

"빈집 부쉈으니 이제 사람 사는 집 차례"


도두리의 빈집 철거 작업이 낮 12시 20분 현재 거의 마무리됐다.

철거용역반은 도두리 마을 총 32채 중 1채만 남기고 다 철거했고, 곧 나머지 1채에 대한 철거가 끝날 것으로 보여 도두리 빈집 철거가 곧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도두리에서 철거작업을 벌인 용역철거반 3개 팀 중 1개 팀은 이미 철수한 상태다. 또 이들을 보호하던 경찰병력도 대부분 점심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고, 일부가 경비를 서고 있을 뿐이다.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시작된 도두리에서의 철거작업에는 총 5시간 20분 가량이 소요됐다. 32채에 320분의 철거시간이 소요됐으니, 1채 당 10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도두리에서의 철거작업은 큰 탈 없이 신속하게 마무리됐지만 도두리 주민들의 마음은 억울하거나 분통하긴커녕 오히려 '무심'에 가까워 보인다. 주민들 중 현재 심경을 시원하게 밝히거나 '앞으로는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말하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도두리 주민들은 철거가 진행되는 동안 집 옥상에 올라가 도두리를 떠난 사람들의 집이 포클레인 집게손에 부숴지는 모습을 바라보거나, 일손을 놓고 노인정에 모여 잡담을 나눴다.

노인정 2층에서 철거작업을 바라보던 3명의 할머니들은 '빈집이 다 철거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기자에게 오히려 반문했다. 정말 아무 대책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 중 한 할머니는 "여기서 계속 살아야겠어, 아니면 떠나야겠어?"라며 "도통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노인정 앞에 나와 앉은 할아버지들도 마찬가지. 한 할아버지는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여기서 계속 살거나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고생은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빈집을 철거했으면 이제 사람 사는 집 차례가 곧 올 것"이라며 "그래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니 집에 붙어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에서 13일 새벽부터 경찰과 철거용역직원들이 빈집 강제철거를 시작한 가운데 경찰들이 부서진 주택 잔해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추리와 도두리, 법대로 처리될 것"
[인터뷰] 박경서 국방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단장

박경서 국방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단장이 오전 9시 45분경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도두리에 나타났다.

차에서 내린 박 단장은 도두리 철거현장 대여섯곳을 직접 둘러보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철거반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도두리를 둘러보고 있는 박 단장에게 현장상황을 바라본 소감을 묻자 그는 "소감 같은 것은 없다"고 짧게 응답했다.

대추리와 달리 도두리에서는 철거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하자 박 단장은 "원래 도두리 마을 사람들이 빈집을 철거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법대로 처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추리도 방문했다"며 "도두리와 상황이 다른 대추리도 법대로 다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단장은 약 15분간 도두리 철거현장을 둘러본 뒤에 오전 10시경 검은색 승용차를 이용해 자리를 떠났다.

이에 앞서, 박 단장은 기자에게 신분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박 단장에게 국방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단장이 아니냐고 물었을 때 그는 "아니다"고 말하며 신분을 감추기도 했다.

[9신 : 13일 오전 9시 42분]

"빨갱이 정부도 이보다는 나을 거다"


▲ 13일 오전 경찰의 보호를 받는 철거용역직원들이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에서 강제철거에 항의하며 건물옥상에 '평화전망대'를 설치하고 몸을 묶어 농성을 벌이던 인권활동가들을 절단기를 동원해서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에서 13일 새벽부터 국방부의 빈집 강제철거가 강행되는 가운데 철거용역직원들이 한 가옥에서 할아버지의 살림살이를 모두 밖으로 들어내고 철거를 준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추리 4반 입구에 위치한 슬레이트 지붕의 한 가옥이 포클레인으로 부서지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한쪽 벽이 무너지면서 잔해가 배추밭으로 넘어가 주인인 김영녀(81) 할머니가 배추잎을 경찰들에게 던지며 항의했다. 김 할머니는 "내 배추, 물어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난처한 표정의 용역회사 직원들은 포클레인으로 또 다시 잔해를 무너진 집쪽으로 정리해 몰아두었다.

또 다른 포클레인은 4반 반대쪽(도두리쪽)에서 철거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방향의 철거작업은 활동가들이 지붕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주택 쪽으로 향하고 있다.

마을주민인 엄팔복(68) 할아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 말도 하기 싫다"며 경찰들을 향해 "주민들과 먼저 협의를 해야지, 이렇게 치고들어오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빨갱이 정부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엄 할아버지는 황새울을 바라보며 "가래로 다 막아서 도랑을 내고 저렇게 키워놓았던 것"이라며 "이렇게 보고만 있자니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황필순 할머니는 "무너지는 집을 바라보니 심장이 떨리고 사는 게 말이 아니"라며 "어느 나라 경찰인지 모르겠다, 미국법을 따르는 것을 보니 미국놈인가보다"고 비난했다.

황 할머니는 "마주치면 차나 한 잔 하고 가자던 이웃들이 살던 집인데 이렇게 부서질 수 있느냐"며 눈시울을 적셨다.

철거를 진행 중인 용역업체 직원들은 집에서 우선 가구들을 끌어낸 뒤 투명비닐로 덮어 보관한 채 철거를 진행 중이다.

철거가 완료된 집에는 본가옥은 철거지역으로 위험하오니 접근을 금합니다는 팻말과 함께 빨간 줄로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페허가 된 잔해는 그대로 방치돼 있다.

▲ 13일 오전 경찰의 보호를 받는 철거용역직원들이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에서 강제철거에 항의하며 건물옥상에 '평화전망대'를 설치하고 농성을 벌이던 인권활동가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8신 : 13일 오전 9시 15분]

끝까지 버티던 인권지킴이들 전원 연행


▲ 13일 오전 경기도 평택 대추리에서 강제철거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13일 오전 평택 도두2리에서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 빈집 철거가 진행되는 모습.
ⓒ 오마이뉴스 안홍기
오전 8시 45분경 인권지킴이의 집 옥상에 설치된 망루 네 기둥에 몸을 밧줄로 묶은 채 농성하던 인권활동가 4명은 경찰에 전원 연행됐다.

연행자 명단은 변연식 천주교인권위원회 대표, 배여진 간사, 김동수·김정아 인권운동사랑방 회원이다.

이들은 연행되면서 경찰들에게 "당신들은 이 집을 철거할 권리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이 강하게 반발해 연행자 1명당 경찰 3~4명이 달라붙으면서 한때 큰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망루에 설치돼 있던 플래카드를 모두 철거해 증거품으로 압수했다.

이들이 연행된 이후 곧바로 용역 직원들은 포크레인 집게손으로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주민들, 맨손으로 경찰 치며 눈물로 호소

▲ 주민이 강제철거작업에 항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추리 4반은 오전 9시 6분 현재 경찰로 둘러싸인 채 포크레인 2대를 동원해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엔 주민들이 도로에서 연좌시위를 진행중인 가운데 김종일 평택범대위 위원장 또한 강제철거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 마을에는 전신주가 1m당 하나씩 있는데 현재 전기줄이 하나둘씩 끊겨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화가 난 주민들은 용역회사 직원들과 경찰들을 맨손으로 치며 눈물로 호소하고, 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빈집 철거작업으로 현장은 흙먼지가 날려 시야가 뿌옇다. 하늘에는 경찰 헬기가 낮게 비행하며 마을을 순시하고 있다. 헬기소리가 크게 들려 주변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 정도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국방부 "새벽 5시 49분 철거 착수" 공식 발표

국방부는 13일 새벽 5시 49분 보도자료를 통해 평택 미군기지 이전부지 빈집 철거작업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대추리·도두리 등 평택지역 미군기지 이전 부지내 빈집들에 대해 오늘(13일)부터 철거작업에 들어갔다"며 "빈집 철거는 당초 7월에 계획돼 있었으나 주민과의 대화 등으로 연기된 것이며, 내년초부터 부지조성공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9월 중 문화재 시굴조사에 들어가야 하므로 지금 시점에서 불가피하게 철거작업에 착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달했다.

철거 대상은 대추리 43개소, 도두리 38개소, 내·동창리 9개소 등 총 90개 가옥으로 모두 주민들이 자진 이주해 비어있는 상태라고 전달했다.

▲ 경찰과 철거용역들을 태운 버스가 마을주변에 모여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방부는 이날 철거작업과 관련해 인접한 다른 집들에 피해를 주거나, 단전·단수 등으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빈집들에 대해서만 미리 단전 조치하는 등 용역업체 및 한전과 협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옥내 위험, 유해물질에 대한 마찰속에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상황을 고려해 점진적·단계적으로 철거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새벽 5시경 경찰병력 1만8천명이 대추리로 이동했다"며 "새벽 6시 47분 현재 주민들과 대치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며, 용역 300여명 정도도 경찰 뒤에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방부는 용역들을 투입시키는 시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경찰병력을 통해 주민들의 안전상태가 보장됐을 때 용역들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피력했다. / 장윤선 기자


[7신 : 13일 오전 8시 50분]

사복경찰, 인권활동가 몸에 묶인 밧줄 풀어


▲ 13일 오전 경찰의 보호를 받는 철거용역직원들이 경기도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지역에서 강제철거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13일 평택 대추리·도두리 빈집 철거가 진행되기 직전, 한 노인이 도두2리 경로당 앞에 세워진 포클레인을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오전 8시 용역회사 소속 직원 50여명과 포크레인 1대가 '인권지킴이의 집'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흰색 헬맷을 쓴 이들은 절단기, 소화기, 사다리 등을 들고 1층을 거쳐 2층에서 가구나 집기 등을 창밖으로 던지며 철거를 시작했다. 30분간의 철거를 마친 뒤 8시 30분 현재 남녀 사복경찰, 용역직원, 전경 등 총 50여명이 현재 망루를 둘러싼 채 연행을 준비하고 있다.

집앞 마당에는 침대 매트리스 10장이 깔려 있고, 경찰들이 집을 둘러싼 채 취재기자의 출입도 제한하고 있다.

망루 위의 인권활동가들은 "강제 철거는 인권 철거"라며 "평화가 살고 있다, 강제 철거 중단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망루 네 개의 기둥에 흰색 밧줄로 몸을 묶은 채 경찰과 대치중이다.

8시 40분 현재 용역회사 직원들이 망루로 올라갔다. 밧줄에 묶인 활동가들을 설득하며 밧줄을 풀고 있다. 용역직원들은 '강제철거는 인권철거'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찢었고, 네 명의 사복경찰이 달려들어 인권운동가 한 명의 몸에 묶인 밧줄을 풀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인권활동가들을 향해 "여러분은 지금 불법점거 중입니다"며 자진철수를 권고했다.


[6신 : 13일 오전 7시 50분]

주민·경찰 몸싸움으로 마을은 아수라장... 주민들 "왜 나가라고 하느냐"


오전 7시 30분 현재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경찰은 이미 대추리 안으로 진입했다. 주민 20여명이 몸으로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20여명의 주민들이 경찰의 진압을 온몸으로 막고 있지만, 경찰들은 도로의 풀밭을 이용해 진입에 성공한 상태다.

김종일 평택범대위 위원장은 핸드마이크를 통해 경찰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분노의 극에 달한 마을주민들은 육두문자를 쓰며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다, 왜 나가라고 하느냐, 너희는 우리같은 할아버지 할머니도 없느냐"며 고함을 치고 있다.

현재 마을주민들은 강제철거를 하지 말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카메라를 든 기자들에게도 강하게 항의하며 경찰의 진압장면을 찍어달라고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한편, 오전 7시 30분경 도두리에서도 본격적인 건물파괴작업이 시작돼 3대의 포크레인들이 도두리 마을 각지로 흩어져 계속 건물파괴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경찰들은 도두리 각 건물 주변에서 주민들의 접근을 막고 있는 상태이나, 주민들은 철거작업에 본격적인 저항은 하지 않는 상태다.

도두리에 있는 한 민가의 2층 옥상에서 철거작업을 바라보고 있던 한 주민은 "우리가 나서서 막아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며 "나선다고 해도 몸만 다치지 변화하는 것은 없다"고 체념했다.

마을 주민들은 사람이 없는 곳을 부수는 것이기 때문에 관망하는 분위기며, 오전 7시 50분까지 도두리에서 6개 가옥이 파괴됐다.

얖으로 22곳의 가옥이 더 파괴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옥상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권활동가들에게 벌어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매트리스 3대를 깔아놓고 건물 자체를 에워싼 채 출입을 막고 있다.

▲ 철거용역직원들이 경기도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지역에서 강제철거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5신 보강 : 13일 오전 7시 30분]

본격적인 철거 착수... 지붕부터 부서지는 빈집들


▲ 13일 새벽 경찰과 철거용역 직원들이 대추리 마을로 접근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시민단체회원들이 지붕 위에서 철거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전 7시부터 도두2리에서 본격적인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도두리 초지공장 앞에 있던 포크레인 3대 중 1대는 도두2리 외곽으로 이동해 집게손으로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한 민가를 지붕에서부터 부수고 있다.

그 옆집 옥상에는 도두리 주민들이 팔짱을 낀 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작업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민가 주변에는 경찰 200여명이 건물 주위를 에워싸고 주민들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인권활동가들, 지붕 위에 밧줄로 몸을 묶다

▲ 몸에 밧줄을 묶은 시민단체회원들이 지붕 위에서 철거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추리에서도 오전 7시 10분경 내리에서 경찰 3개 중대와 용역 100여명이 진입해 빈집 철거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민 할머니 10여명과 활동가 10여명은 경찰과 용역들을 온 몸으로 저지했으나 약 5분여 만에 물리적으로 뚫리고 말았다.

폐허가 가장 밀집된 구역 중 하나인 대추리 4반에서도 철거작업이 곧 진행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경찰은 오전 7시 15분경 4반 구역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아메리칸 파크까지 진입했다.

마을주민 20여명은 도두리와 대추리를 잇는 도로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하며 경찰의 마을진입을 막고 있다. 활동가들이 가장 많이 살았던 4반에서는 활동가 대부분이 지붕 위로 올라가 '강제철거'를 중단하라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소속 회원 5명은 문정현 신부와 함께 지붕위에 올라가 '생명의 땅, 평화의 땅, 팽성땅을 지켜내자'는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인권지킴이의 집에서는 인권운동사랑방 김정아씨와 천주교인권위원회 배여진씨 등 2명의 활동가들이 옥상에 설치된 전망대에 올라가 "집을 무너뜨려 인권을 파묻지 말라"는 플래카드를 내건 채 시위 중이다.

이외에도 활동가들은 2인에서 4인씩 조를 짜 빈집 지붕을 지키고 있다.

당초 4반에는 현재 주민 4가구와 활동가 4가구가 거주하고 있었다.


[4신 : 13일 새벽 6시 25분]

해뜨자 경찰 진입 시작


▲ 13일 새벽 시민단체회원들이 지붕위에서 철거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동틀 무렵인 13일 새벽 5시 50분경 경찰은 본격적인 평택 대추리 진입을 시작했다.

우선 대추분교 정문 쪽(미군부대 방향)으로 엠블런스 4대와 소방차 4대가 들어왔다. 대추분교에서 1km 떨어진 곳에는 경찰 이동버스 10여대가 대기중이다.

대추리에서 도두리와 이어지는 방향 입구에는 현재 경찰 1개 중대가 진을 치고 있다.

대추리 마을 주민들은 새벽 6시 마을 방송을 통해 사이렌을 울리며 주민들과 '평택 지킴이' 활동가들 100여명은 평화마을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활동가 일부는 철거 예정인 빈집 지붕으로 올라가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피켓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강제철거 중단하라"는 내용의 구호가 담겨 있다.

주민들도 속속 집에서 나와 경찰이 진입하려는 입구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새벽 6시 18분 현재 도두리 쪽에는 포크레인 2대가 움직이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새벽 3시부터 27개 중대를 대추리 주변 곳곳에 배치하는 등 본격적인 철거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또한 새벽 5시 30분경 도두리에서 대추리 진입을 목적으로 진을 치고 있던 경찰병력 상당수가 대추리 방향으로 이동했다.

▲ 13일 새벽 마을지킴이가 지붕위에서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펼쳐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3신 보강 : 12일 밤 11시 10분]

"바로 내일 새벽에 철거가"... 대추리 앞 시위대 대치 중


새벽 철거 작전을 앞둔 경기도 평택시 대추리에는 긴장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2일 저녁 9시 10분께는 청년학생들로 구성된 시위대 300여명이 원정삼거리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집결해 "대추리 철거를 막자"며 행진을 시작해 9시 20분께부터 경찰 병력과 대치했다.

이들은 각자 손에 촛불을 들고 "미군기지 확장 저지하자" "평택땅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삼거리까지 행진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모인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 저녁 8시 30분께부터 삼거리에서 대추리 입구까지 이르는 50여m의 2차선 도로를 통제하고 경찰병력 수백명을 배치했다.

시위대와 경찰은 30여m 거리를 두고 대치했으며, 평택경찰서장은 "이 집회는 야간 불법집회"라며 "해산하지 않으면 연행하겠다"고 경고방송도 내보낸 뒤 밤 10시 20분부터 시위대 진압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위대가 뒤로 물러서면서 물리적인 충돌은 크게 빚어지지 않았고, 경찰은 밤 10시 50분께 삼거리 쪽으로 복귀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는 마을로 들어갔다.

▲ 12일 밤 마을 입구인 원정삼거리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마을출입을 가로막는 경찰에 맞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12일 오후 도두리 들판에 주둔하고 있는 군인들이 시위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막을 힘은 없지만... 연행 각오하고 끝까지 싸울 것"

한편 대추리 안에서도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다음날(13일) 새벽 있을지 모를 빈집 철거에 대비하고 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저녁 9시 기자브리핑을 통해 "국방부의 야만적인 주택 강제 철거와 마을 파괴행위를 온몸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범대위 언론담당인 인권활동가 박래군씨는 "2만명이 넘는 병력과 400여명의 용역 업체 인력이 들어온다면 마을 주민 200여명이 막을 힘은 없다"며 "이것은 분명한 불공정 게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혹시나 마을 주민들이 큰 쇼크를 얻지나 않을까 걱정"이라며 "평택 지킴이들은 연행을 각오하고 주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범대위의 조사 결과, 경찰은 현재 팽성교와 군문교 부근에 콘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길을 막아 외부인의 대추리 접근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빈집 철거를 위해 포크레인 6대도 준비 중이라고 박씨는 전했다.

잠 못드는 대추리의 밤이 저물고 있다.

▲ 12일 오후 국방부 헬기가 빈집 옥상에 설치된 '평화전망대'에 올라간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12일 오후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인권활동가 5인이 빈집 옥상에 설치된 '평화전망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12일 오후 대추리 황새울 들판에서 군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 12일 오후 5시 45분]

대추리에 찜질방 개장... 그러나 지켜낼 수 있을까



'샘아래집 황토찜질방'

평택 대추리에 황토 찜질방이 생겼다.

12일 오후 4시께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활동가 10여명과 마을 주민들이 참가해 찜질방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앞마당에 샘터가 있던 집이라 '샘아래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찜질방은 멀리 미군기지가 보이는 곳에 자리잡았다.

'영업'이라고 하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무료.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나이든 주민들을 위해 활동가 10여명이 만들었다. 지난 2005년 94살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계속 빈 집인 채 남겨져있던 곳인데, 활동가 오두희씨가 찜질방으로 개조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

▲ 12일 오후 대추리에서 황토찜질방이 문을 열었다. 활동가들이 빈집을 개조해 만들었지만,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이 시작되면 찜질방이 살아남을수 있을지 의문이다.
ⓒ 오마이뉴스 이민정
활동가의 아이디어에 마을 주민들이 황토를 제원했고, 젊은 활동가들이 큰 방과 작은 방을 개조해 버려졌던 집을 '황토 찜질방'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활동가들의 아이디어와 노동에 마을 주민의 물적 공조로 만들어진 합작품인 셈.

큰 방인 '황새울방'은 할아버지들을 위한 방이고, 작은 방인 '화토방'은 10원짜리 화투를 즐기는 할머니들을 위한 방이다.

오두희씨는 "사람이 없는 집에 불때는 방과 살아있는 보일러가 각각 2개씩 있었다"며 "마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많아 찜질방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이어 "이 논밭을 일구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냐"며 "찜질방에서 잠시나마 미군기지에 대한 근심과 걱정을 없앨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오씨는 "내일 새벽쯤 국방부가 들어올 거라고 하는데, 이 곳만은 무너뜨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젊은 활동가들이 어떻게든 이 집만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 지킴이들 살고있는 대추리 전망대는 철거 0순위

대추리와 도두리에서 활동중인 인권활동가 5명도 이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의 강제 철거 중단을 촉구했다.

대추리에 '인권 지킴이의 집'을 지어 살고있는 이들은 "어떤 국가 폭력 앞에서도 마을 공동체가 평화롭게 살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기지 확장이 불러온 전쟁의 위협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인권 지킴이의 집'은 옥상에 전망대를 설치해 대추리에서 가장 멀리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인권활동가들은 마을 주민이 아닌데다 국방부가 우선 철거 대상으로 삼은 빈집에 머물고 있는 터라 이 집은 행정대집행이 시작되면 황토찜질방과 함께 철거 0순위인 곳이다.

한편 국방부의 빈집 철거가 다음날(13일) 새벽 시작될 것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경찰버스가 마을 쪽으로 점점 다가오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평택범대위가 현 상황을 파악할 결과, 도두리와 대추리에 각각 경찰 병력 9개와 3개 중대가 추가로 배치됐고, 도두2리 입구에는 외부와의 차단을 위해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 대추리의 한 빈집에 유행어를 응용한 구호가 적혀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신 : 12일 오후 2시 20분]

철거 임박 대추리에 드디어 '외부인' 들어가다



"자, 빨리 빨리 행동합시다. 시간이 없어요."

오충일 목사는 12일 정오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평택 대추리 주민 10여명을 만나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본 뒤 서둘러 발걸음으로 옮겼다.

'정부-주민 간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대표' 7명은 이날 대추리를 직접 방문해 주민들과 한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뒤 "국방부의 빈집 철거 강행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며 행정대집행 중단을 촉구했다.

오 목사는 1시께 대추리 노인정 앞에서 짧은 기자회견을 열어 "130여개의 빈집을 철거하면 이 곳은 폐허가 된다"며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은 주민들에게 쇼크(충격)를 일으킬 수 있는 악의적인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굳이 빈집을 철거할 이유는 없다"며 "빨리 서울로 가서 내일 새벽 있을지 모를 행정대집행만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구속중인 김지태 위원장의 석방 이후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 대추리를 방문한 오충일 목사가 문정현 범대위 상임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평택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우선 정부가 행정대집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빈집 철거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로 올라가 청와대, 총리실, 국방부 등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의 뜻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오 목사와 김 사무처장 외에도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 백승헌 민변 회장, 이형모 <시민의신문> 이사장, 지관 스님 등이 동행했다.

지난달 31일 '평택 대추리 도두리 빈집 철거계획 중단과 정부-주민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각계인사 선언'을 발표한 바 있는 이들은 정부와 주민들 간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마을을 방문했다.

이들은 정부에 김 위원장 석방과 행정대집행 연기를 제안할 방침이다. 문정현 신부는 "마을 주민들은 이미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7인, 경찰 검문 최초로 통과한 마을 방문객

▲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마을에 대한 국방부의 빈집 강제철거가 임박한 가운데 12일 오전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대추리에 들어가려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경찰의 검문을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마을에 대한 국방부의 빈집 강제철거가 임박한 가운데 12일 낮 대추리 노인정에서 주민들과 얘기를 나눴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당장 급하지 않은 빈집 강제철거는 중단해야 된다'며 당장 임박한 강제철거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마을을 떠나면서 주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시민단체 관계자는 마을 주민이 아니면서 처음으로 경찰의 검문 검색을 통과해 마을에 진입했다. 이들이 마을 입구에 도착했을 때 경찰은 보도자료를 들고 운전자까지 총 8명의 신원을 꼼꼼히 확인한 뒤 마을 진입을 허용했다.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원정삼거리 등 마을 입구에서 경찰의 검문은 더욱 강화됐다. 경찰은 주민들의 차량등록번호 외에도 마을을 잠시 다녀가는 택배차량 등에 대해서도 차량 번호와 운전자 성명 등을 모두 기재했다.

행정대집행 당일 180개 중대의 병력 2만여명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대추리·도두리에는 총 50가구에 200여명의 주민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국방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빈집 130가구 중 90가구를 이번 주 안에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