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전면주차’를 유도하는 표지판 설치, 안내문 게시에도 불구하고 ‘후진주차’를 한 차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 지요하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산지도 벌써 반년이 지나고 있다. 이제는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졌지 싶다.

아파트의 이런저런 장점이며 필요 사항들을 직접 몸으로 체감하고 확인하는 생활에서 묘한 재미를 얻기도 한다. 단독 주택과 연립 주택을 거쳐 아파트로 옮겨온 것은 내 삶 안의 좋은 경험일 것도 같다.

아파트는 대규모 공동 주택이다. 서로 붙어 있는 수많은 집들 가운데 내 집이 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의 실제성과 명제가 집약되어 있는 형태다. 함께 지켜야 할 공동 예절이나 서로 나누고 살아야 할 지혜의 요체들이 비교적 명확하다.

다시 말해 아파트는 공동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많고, 그만큼 입주자 모두의 많은 덕목들이 요구된다. 그리하여 아파트 생활은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일찍부터 공동체 정신이나 공공(公共)의식을 배우고 갖게 하는데 참으로 유익할 것 같다. 그것은 분명 공동 주택의 장점이기도 할 것이다.

공동 주택의 그런 장점들이 잘 살아나고 발휘된다면, 큰 덩어리 안에 밀집되어 있으면서도 각각은 철저히 닫히고 막힌 구조로 되어 있는 아파트의 그 단절감과 폐쇄성은 쉽게 극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 안에 존재하면서도 괴리와 단절, 폐쇄성 속에서 살기 십상인 아파트라는 이름의 공동 주택에 몸을 담은 한 사람으로서 닫히고 막힌 구조를 스스로 극복하면서 공동체의 미덕들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꼭 필요한 몇 가지 사항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요즘 우리 아파트 각 동의 화단들에는 '전면주차'라는 네 글자가 적힌 표지판이 곳곳에 꽂혀 있다. 또 각 동의 출입구 현관 게시판에는 전면 주차에 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물론 관리사무소에서 만들어 설치한 것들이다.

▲ ‘전면주차’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라인 밖 통행로 한쪽을 차지해버린 차량들 때문.
ⓒ 지요하
전면 주차는 주차장에 차를 놓을 때 차의 앞머리가 아파트 쪽으로 가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차를 돌려서 후진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뜻이다.

차의 꽁무니를 아파트 쪽으로 돌려놓으면 배기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화단의 나무들을 괴롭히고 아래층에 있는 집들에도 피해를 준다는 얘기다.

그러나 주차장의 차들을 보면 대부분은 전면 주차를 하지 않은 상태다. 주차장이 많이 비어 있는 낮에는 전면 주차를 하기도 하지만, 저녁에는 거의 모두 후진 주차를 한다.

화단에 꽂혀 있는 '전면주차' 표지판을 보면서도 거의 모든 차들이 굳이 후진 주차를 하는 이유는, 주차라인 밖 통행로의 한쪽을 차지하고 주차해 있는 차들 때문이다. 그 차들 때문에 라인으로 들어가는 각도를 확보할 수가 없는 탓이다.

또 각도를 확보하여 일단 전면 주차를 할 경우 어느새 라인 밖 통행로 한쪽을 차지해 버린 차량 때문에 후진으로 나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차라인 밖 통행로의 한쪽을 차지해 버리는 주차 형태는 보기도 좋지 않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하주차장은 항시 공간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왜 그렇게 지하주차장을 외면하고 굳이 지상의 주차라인 밖 통행로 한쪽에 차를 놓는 것일까.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기가 귀찮은 탓이기도 하고, 아직은 지하주차장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탓이기도 할 테지만 모두 생각해 볼 일이다.

▲ ‘후진주차’를 한 차량 꽁무니 뒤 화단에 설치되어 있는 ‘전면주차’ 표지판이 무안하게 보인다.
ⓒ 지요하
또 한가지는 엘리베이터 이용에 관한 사항이다. 출입구 현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경우 한번쯤은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엘리베이터를 함께 이용할 사람은 없는가, 로비 안으로 들어가면서 뒤를 한번 돌아보는 것은 참으로 필요하고도 값진 미덕일 것 같다.

로비 안으로 들어간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경우를 여러 번 겪었다. 참으로 섭섭하고도 야속했다. 바쁠 때는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위로 올라간 엘리베이터를 불러내려 혼자 타고 올라갈 때는 '전력 낭비'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로비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또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뒤를 한번 돌아보는 여유, 그 덕목을 습관화, 생활화하는 것은 참으로 필요한 일이다.

마지막 한가지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서 느끼게 되는 일이다. 인사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그렇다. 요즘 젊은이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발랄함과 적극성일 터인데, 그게 인사 습관과는 별 관련이 없는 것 같다. 정말 남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는 것이 거의 습성화된 것 같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처음 만나는 젊은이로부터 먼저 인사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 으레 나이 먹은 내 쪽에서 먼저 인사를 하곤 했다. 내 쪽에서 먼저 인사를 건네고 말을 텄는데도, 다시 만날 때 계속 인사를 하지 않는 아가씨도 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인사에 인색하고 익숙하지 못한가 하는 괜한 생각마저 갖게 된다. 으레 내 쪽에서 먼저 인사를 하고 말을 걸면서도 속으로는 섭섭한 마음을 갖곤 한다.

같은 아파트에서 살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만날 때만이라도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 것도 입주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미덕일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충남 태안의 <태안신문>에도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충남 태안 출생.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추상의 늪」이, <소설문학>지 신인상에 단편 「정려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지금까지 120여 편의 중.단편소설을 발표했고, 주요 작품집으로 장편 『신화 잠들다』,『인간의 늪』,『회색정글』, 『검은 미로의 하얀 날개』(전3권), 『죄와 사랑』, 『향수』가 있고, 2012년 목적시집 『불씨』를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