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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 장갑차에 치어 목숨을 잃은 두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양의 4주기를 앞두고 10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미군 장갑차에 치어 목숨을 잃은 두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양의 4주기를 앞두고 10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추모집회에 참가한 서울청년단체협의회 회원들은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4년 전 두 여중생 사건이 '월드컵 광풍'에 묻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데 대한 유감 표시로 붉은악마 머리띠에 종이컵을 덮어 씌워 이색 피켓을 선보였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나고 4년이 지난 2006년, 월드컵은 독일에서 다시 시작됐고 사람들은 빨간 티셔츠를 다시 꺼내 입었다.

그러나 4년전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신효순·심미선양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효순·미선양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다시 모여 촛불을 밝혔다.

효순·미선양 사망사고 4주기 추모대회 및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촛불대행진이 거센 빗줄기를 뚫고 10일 저녁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서 열렸다. 300여명의 사람들은 한 손에 우산, 다른 한 손에는 촛불을 든 채 함성을 외쳤다.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하라!"
"한반도 전쟁준비 기지확장 반대한다!"

효순·미선양의 영정 앞에 국화를 놓고 묵념을 하는 동안 거세게 내리던 비는 그치고 날은 개어 갔지만 사람들의 마음의 먹구름은 거치지 않았다.

헌화를 하고 자리로 돌아가던 이아무개(21·숭실대 2학년)씨는 "월드컵에는 열광하면서 이런 집회에는 사람들이 안 모이는 것이 속상하다"면서 "8주기 때는 또 2010년 월드컵이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비번이라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는 택시 운전기사 허세욱(55)씨는 "억울하게 죽은 우리나라의 딸들을 보러 왔다"며 울먹였다. 그는 "미국이 하자는 대로 다 해주면서 대통령이 나라를 팔아 먹고 있다"며 "미국에게 할 말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억울하게 죽은 우리 딸들 보러왔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효순·미선양 추모대회가 끝나고 2부 순서로 마련된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촛불대행진이 이어졌다. 앞선 추모대회와는 달리 발언자들은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는 "미군은 평택을 동북아시아를 향한 전쟁기지로 사용하려는 속셈인데 정부는 군대까지 풀어 도와주고 있다"면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가 동북아시아 분쟁에 개입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던 노무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미FTA 협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말숙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이윤을 미국에게 다 팔아넘기려 한다"며 "한미FTA가 체결되면 인천에서 서울로 오는 지하철 요금이 껑충 뛰어오르는 등 공공요금이 치솟아 살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나왔다는 이충한(24·성균관대 2학년)씨는 "한미FTA가 체결되면 기술이 유출돼 우리 기업만 힘들 것"이라고 말한 뒤, 평택미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평택에 미군기지가 들어서면 전쟁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참가자들은 평택주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지키고 미군의 침략전쟁 준비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철조망을 절단하고 대형 성조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행사를 공동주최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제3차 범국민대회를 오는 18일 평택 대추리에서 열 계획이다.

한편 경찰이 행사가 끝날 무렵부터 청와대와 미국 대사관 방면인 행사장 뒷편을 봉쇄해 행사를 마치고 이곳을 지나가려는 참가자들과 2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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