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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창덕궁 관리소는 "15일부터 목요일 자유관람 실시 및 낙선재 후원을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창덕궁 관람은 1시간 20분동안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정해진 곳만 돌아보는 일반관람과 옥류천 등 후원 권역을 도는 특별관람이 있다.

목요일 자유관람은 문화재보호를 위해 신선원전, 궐내각사등 비공개 지역과 낙선재 후원 권역은 제외된다. 입장료는 1만5000원, 인원은 하루 1000명, 시기는 4월부터 11월까지이다. 입장후 퇴궐시까지 시간제한 없이 관람이 가능하다.

낙선재 후원은 그동안 일반관람 지역이었던 낙선재를 포함해 석복헌, 수강재, 취운정등 후원 전역이 대상이다. 입장료는 5000원, 횟수는 1일 2회, 인원은 1회 20명으로 제한되며 입장권은 인터넷 예약(www.cdg.go.kr)과 현장구입이 가능하다.

돈화문에서 출발해 진선문을 거쳐 낙선재에 이르며 안내원의 인솔에 따라야 한다.
해설사의 설명은 없고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음성안내 시스템을 이용한다.

낙선재는 영친왕 이은과 이방자 여사가 환국후 생활한 곳이며 영친왕, 이방자 여사, 순종계후 윤황후, 덕혜옹주가 숨진 곳이다. 지난해 숨진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의 빈소였으며 3년상을 치루는 상청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이번 방침이 소수를 위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창덕궁 관리사무소는 새 관람제도 시행으로 관람서비스 향상추구, 문화재청의 공개 지역확대와 다양화라는 기본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한제국의 마지막 숨결이 깃든 낙선재는 특별 관람이 아니면 볼 수가 없게 되어 오히려 관람지역 축소를 가져오고 있다. 현재는 입장료 3000원으로 낙선재 후원을 제외하고 인정전, 희정당, 대조전, 부용지, 규장각 등을 관람할 수 있지만 특별 관람지역이 되면 8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결국 낙선재를 제외한 후원 영역 입장료가 5000원이라는 얘기다.

목요일 자유관람은 3인가족 기준으로 4만5000원이다. 이에 대해 창덕궁 관리소는 ▲외국과 비교해 비싸지 않다 ▲1일 문화재 촬영료 4만원과 비교해도 비싸지 않다고 밝혔다. 재경부의 협의를 거쳤다고도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적정한 금액이라 보기 힘들다.

문화재 해설사를 질서유지 요원으로 투입하는 것도 문제다. 창덕궁 해설사는 총 16명으로 하루 17회(4월~10월), 14회(11월~2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목요일에는 질서유지를 위해 주요장소에 배치되고 해설은 하지 않는다.관람객은 해설사의 안내 없이 안내판과 안내문에 만족해야 한다.

▲ 목요일 자유관람지역은 일반관람지역(왼쪽)과 옥류천 특별관람지역(오른쪽)포함하고 낙선재는 입장료를 따로 내야 한다.
ⓒ 창덕궁
이는 현장 안내를 통해 관람 만족도가 향상되는 긍정적인 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문화재청은 각 궁궐에 문화유산 해설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궁궐안내 자원봉사자인 궁궐길라잡이와 궁궐지킴이를 후원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도 문화유산 해설사를 양성하여 지역홍보와 문화유산 안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이원희 연구원은 '문화유산 해설사 제도 정착 및 활성화 방안(2003년)'에서 해설사의 역할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주말 및 공휴일과 마찬가지로 평일에도 상시적인 해설 서비스를 제공받는 방안에 대하여 전체 응답자중 71.2%가 찬성 또는 적극 찬성하였으며, 92.5%는 다른 지역에서도 해설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나타났다.

목요일 자유관람은 현재 1시간 20분동안 진행되는 평일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해설사를 배치하여 원하는 관람객에 한하여 시간 제한 없이 충분한 해설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창덕궁의 참모습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되어야 한다.

낙선재는 현재와 같이 일반관람 지역으로 하고 후원 권역만 특별관람 지역으로 해야 한다. 창덕궁 관람객은 2004년 기준 68만5694명이었다. 40명을 위해 관람객 절대다수가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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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수호대 대표, 문화유산 해설 기획과 문화유산 보존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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