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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최경준 정옥재 이민정 박상규 손병관 김연기 기자
사진 : 권우성 남소연 기자
동영상 : 김도균 문경미 이민호 기자



▲ 대추분교 옥상 농성자들이 모두 내려온 직후 국방부는 굴착기 2대를 동원해서 대추분교 철거작업을 시작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대추분교가 포크레인에 의해 산산히 부서지자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오열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종신 - 23신 : 오후 5시55분]

군과 경찰의 '환상적 결합'... 대추리의 봄날은 잔인하고 길었다


▲ 대추분교 창문에 그려넣었던 팽성읍 주민들의 초상화가 깨진채로 바닥에 일그러져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군과 경찰의 '환상적 결합'을 보여준 5월 4일이었다. 대추리의 봄날은 잔인하고 길었다.

대추분교 옥상에서 마지막 농성을 벌이던 문정현 신부 등이 모두 내려온 시간, 지평선이 보이는 대추리 황새울 평야에는 높이 1.5m, 총 길이 29km의 철조망이 세워졌다. 비명과 고함, 그리고 붉은 피 범벅으로 아수라장이었던 대추분교에는 잠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군인들은 평화롭게 논에 쇠말뚝을 심었다

4일 대추리 들녘에서 경찰과 군이 벌인 작전은 '환상적 결합' 그 자체였다.

국군 공병대가 29km 철조망을 세우는 동안 주민과 범대위측의 저항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우려와 달리 군은 '더없이 평화로운 상황'에서 철조망을 설치했다. 군 수송헬기가 하늘에서 철조망을 내려주면 군인들은 논에 벼가 아닌 쇠말뚝을 심었다. 그리고 말뚝과 말뚝 사이에 철조망을 능숙하게 연결했다.

이런 작업은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찰의 진압 작전은 인해전술을 통한 고립이었다. 총 1만여 명을 동원한 경찰 병력은 그 자체로 위협적이었다. 대추리 주민과 학생·노동자 등 1천여 시위대는 죽봉을 들고 격렬히 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찰 병력은 손쉽게 대추분교를 포위했다. 저항하던 모든 시위대는 작은 분교에 고립됐다. 학교 밖의 시위대는 거의 없었다. 이렇게 경찰이 대추분교를 물 샐 틈 없이 포위하고 있을 때, 평야에서는 철조망 설치 작업이 시작됐다.

윤광웅 국방장관이 3일 기자회견에서 "절대로 군과 주민이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쨌든 그 말은 지켜졌다. 대신 경찰과 시위대가 대추분교에서 격렬히 충돌했다.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후송된 시위대가 오후 4시 현재 100여 명이 넘는다. 경찰쪽 피해자도 속출했다. 시위대와 경찰 모두 정확한 부상자를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용역업체 직원들과도 손발이 척척 맞았다. 경찰이 무력으로 공간을 확보하면 용역업체 직원들은 재빨리 투입돼 주변을 정리했다. 300여 명에 달하는 용역업체 직원들은 대추분교의 비닐하우스를 순식간에 철거했다. 또 이들은 10여 명씩 조를 이뤄 주민들의 집에 들어가 짐을 들어냈다.

▲ 대추분교가 포크레인에 의해 산산히 부서지자 이를 지켜보던 할머니가 지팡이를 휘두르며 항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마무리 즈음 나타난 손학규 지사... 군-경찰, 서로 칭찬

▲ 대추분교의 깨진 유리창 너머로 학교를 장악한 경찰병력이 보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상황이 거의 종료되던 오후 3시30분께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모습을 보였다. 손 지사가 대추리를 찾은 건 이날이 처음이다.

손 지사의 모습이 보이자 군과 경찰의 고위 간부들이 반듯하게 경례를 하며 상황을 보고했다. 군의 한 장성은 손 지사에게 "오늘 경찰이 보여준 작전은 아주 훌륭했다"며 경찰을 추켜세웠다. 이에 경기도 경찰청 정보과의 한 관계자는 "역시 대한민국 군인들의 일사분란함은 눈부셨다"고 화답했다. 손 지사는 "끝까지 불상사 없이 잘 마무리 하라"고 당부했다.

대추분교는 여전히 경찰병력이 에워쌌다. 새벽 4시부터 실시된 작전으로 경찰들은 모두 피곤한 모습이다. 공동체 생활 터전이었던 대추분교, 그리고 넓은 들을 내준 60·70대 주민들은 이들 경찰에게 "너희들, 이게 사람이 할 짓이야? 너희들 그러고도 잠이 오고 웃음이 나와!"라고 절규했다.

그러나 지금 이들 주민의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은 대추리에 거의 없다.


▲ 4일 오후 대추분교 옥상에서 국방부의 강제집행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던 문정현 신부가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며 사다리를 통해 옥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2신 보강 : 4일 오후 5시35분]

옥상 위 농성자 13인 내려오다... 대추 분교 철거작업 돌입


부상 130여명, 연행 348명

이날 국방부의 강제집행으로 발생한 부상자는 130여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평택소방서에 따르면, 이들은 평택 시내와 안중 성심병원 등 6개 병원에 흩어졌다.

또 시민단체와 학생, 주민 등 오후 4시까지 집계된 연행자는 총 348명이다.
옥상 위에서 끝까지 버티던 성직자와 의원 13명이 오후 5시 대추분교 2층 옥상에서 내려왔다. 이에 따라 경찰의 진압상황은 모두 종료됐다.

경찰은 대추분교 운동장에서 주민과 기자들까지 모두 몰아내고, 곧 건물 철거작업에 돌입했다.

11시간 동안 2층 옥상에 있었던 문 신부는 지팡이를 짚은 채 1층 지붕을 타고 힘겹게 내려왔다. 그는 '왜 내려올 결심을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연행자 문제를 전부 해결해주는 조건으로 농성을 풀었다"고 밝혔다.

임종인·천영세 의원을 통해 청와대의 연행자 선처 약속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정현 신부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국방부는 미군기지 이전확장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지만, 우리는 정말 반대한다, 해서는 안된다"며 "우리의 투쟁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날 경찰의 강제집행에 대해 "총만 안 들었지, 광주사태와 다른 게 뭐가 있느냐"며 "동서남북으로 경찰이 꽉 찼다, 주민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날 대추리 주민 한 명이 초상을 당한 것을 예로 들며 "우리 정부는 예의도 없냐, 초상난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문 신부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우리가 당했다, 국방부는 대추분교를 접수했고 철조망을 다 쳐버렸다"며 "그렇다고 주민 마음도 빼앗을 수 있겠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오늘을 계기로 대국민 할동을 더 활발하게 해 나가겠다"며 "2층 옥상에서 다른 사제들과 하루 종일 그 얘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 7일 대추분교를 장악한 경찰이 건물에 남아 농성중이던 시위대를 연행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4일 오후 대추분교에 진입한 경찰이 2층에서 농성중인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을 강제연행하려하자 일부 대학생들이 창문틀을 잡고 강제연행에 저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1신 : 4일 오후 4시 44분]

"제안을 받아들이겠다"... 경찰특수기동대, 철수 시작


경찰이 오랜 숙의 끝에 성직자와 의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옥상에서 13인의 농성자를 포위하고 있던 경찰 특수기동대 20여명이 오후 4시 25분 철수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소방차의 사다리도 옥상으로부터 멀어졌다.

2층 난간에 매달린 마지막 학생의 분투

▲ 경찰이 분교 옥상에서 농성중인 시위대를 끌어내기 위해 지붕위에 포크레인과 사다리를 이용한 경찰특공대 투입을 시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편 2층에서 마지막까지 창문 난간에서 매달려 저항하던 한 대학생이 있었다. 그는 경찰들이 끌어내려 해도 마지막까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의 '분투'에 주민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멀찌감치서 학생들의 연행을 안타깝게 지켜보고만 있던 대추리 주민들이 하나둘씩 '마지막 남은 한명' 아래로 모이기 시작했다. 경찰이 그 학생을 끌어내려하자 아주머니들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내버려둬라!"
"놔둬라!"
"떨어지면 어쩌려고 하냐!"

격렬했던 대추분교 진압 상황에서, 처음으로 일었던 주민들의 집단 항의였다. 주민들의 외침은 15분간 빗발쳤다.

결국 경찰은 물러섰고, 2층 난간에서 위태롭게 매달려있던 학생은 오후 4시35분경 자발적으로 내려왔다.

이것으로 2층 진압은 100% 종료됐다. 오후 4시40분 현재 대추분교 건물에 있는 사람들은 옥상에 있는 13인의 시위대 뿐이다.

한편, 경찰 병력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빠지기 시작했다. 일부는 철수하고, 일부는 학교 담벼락을 따라 빙 둘러서는 모습이다. 특수기동대도 같이 빠지기 시작했다.


[20신 보강 : 4일 오후 3시 58분]

경찰에 둘러싸인 신부·의원 "병력 먼저 철수하라"


결국 옥상 진압이 시작됐다.

경찰 특수기동대는 오후 3시 32분께 옥상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옥상에는 문정현 신부 등 성직자들과 임종인·천영세 의원 등 13명이 남아있다.

옥상 앞에는 사다리가 붙은 소방차가 대기했고, 사다리도 놓여졌다. 이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간 20여명의 대원들은 문 신부를 비롯한 13명을 둘러쌌다.

이에 문 신부는 "우리가 도둑놈이냐, 왜 잡아가려 하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의원들도 "신부님들이 내려가지 않으면 우리도 내려갈 수 없다"고 버텼다. 10여분간 대치 끝에 성직자와 의원들은"병력이 먼저 철수하면 우리도 내려가겠다"고 경찰에 제안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이런 가운데 오후 3시 40분경 갑자기 건물 2층 왼편 끝방에 남아있는 일부 여대생들이 연행을 거부하며 격렬히 저항하다가 난간으로 몰려 위기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들은 계속 저항하고 있다.

대추리 마을주민 20여명은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대추분교 주변에 모여들었다. 마지막까지 저항하는 옥상의 신부들과 2층의 학생들을 근심스럽게 바라보는 이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19신 보강 : 4일 오후 3시 30분]

경찰, 2층 진압 마무리하고 옥상 진압 작전 돌입


미군기지 이전 반대주민의 마지막 보루, 대추분교 옥상에 대한 진압이 임박했다. 경찰 특수기동대는 2층 옥상에 인접한 1층 옥상에 올라가 사다리를 대어놓고 있다. 이미 2층 교실에 있는 학생들을 모두 끌어낸 상태다.

이날 오후 3시 10분 경찰 방송차량이 옥상을 향해 "위험하니 내려와서 해산하라"는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경찰 방송에 대해 문 신부를 비롯해 옥상에 있는 사람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시 부르며 구호를 외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대추분교 운동장에서는 응급차와 사다리가 붙은 소방 특수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이에 문 신부 등은 다시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을 부르며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한편, 대추분교 정문 앞에서 저항하다 연행되었던 민주노동당 여성당원 한 사람은 4시간 동안 경찰차에 감금되어 있다가 하혈해 응급차에 실려갔다.


[18신 보강 : 4일 오후 2시 35분]

이제 곧 옥상... 2층 거의 진압한 경찰


▲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이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평택 범대위 지도부와 함께 대추분교 옥상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찰의 학교 건물 2층 진압이 거의 마무리 단계다. 경찰은 3개 교실 중 2개 교실의 학생을 대부분 끌어냈다. 이 중 1개 교실에는 여성들이 많아 시간이 좀 걸렸다.

이제 남은 것은 옥상. 현재 대추 분교 옥상에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고령의 성직자 11명과 의원 2명, 기자 7~8명이 올라가 있는 상태다.

경찰 특수기동대 50여명이 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노끈과 사다리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목표가 옥상임을 알 수 있다. 특수기동대는 대테러 진압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이들은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직 의원이 있고, 문 신부를 비롯 11명이 모두 성직자라는 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참 동안 대책회의를 한 뒤 특수기동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대원들에게 하달한 지시사항에서 조심스럽고 긴장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절대 손을 대지 마라. 일체 몸도 부딪히지 마라. 서로 손을 잡아서 둘러싸고만 있으면 된다. 여러분은 연행을 하는 것이 아니다. 둘러싸기만 하면 된다. 그 다음에 정보과 형사가 할 것이다. 일체 말도 하지 마라."

특수기동대는 사다리를 분교 가까이 가져다놓고 작전을 점검하고 있다. 곧 옥상 진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17신 보강 : 4일 오후 2시 20분]

"3분 안에 자진해산 않으면 끌어내겠다" 한명씩 끌어내기 시작


▲ 대추분교에 진입한 경찰이 2층에서 농성중인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을 강제연행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오마이뉴스 권우성
현장에 있는 경찰 기동대장인 정영우 총경이 "3분 안에 자진해산하지 않으면, 끌어내겠다"고 경고 방송한 뒤 학생들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경찰은 4명이 1조를 이뤄 학생들의 사지를 잡고 1명씩 끌어내고 있다.

학생들은 3개 교실에 나눠져 있는데, 오후 2시 15분 현재 1개 교실에 있던 100여명 학생들은 이미 전원 연행되고 2개 교실 학생들이 남아있다.


[16신 보강 : 4일 오후 1시 50분]

경찰, 물대포 쏘며 2층으로... 학생들, 마지막 저항


4일 오후 1시 15분 경찰이 방패를 머리 위로 올려 방어자세를 취한 뒤 학교 건물을 따라 매트리스를 깔았다.

경찰은 "기자 여러분, 살수 예정이니 카메라가 훼손될 수도 있다,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라"는 내용의 방송을 했다. 이어서 오후 1시 33분에는 1층 입구에 있는 장애물을 빼냈다.

투입예상부대의 중대장은 경찰들에게 "빨리 들어갈 생각 말고, 한 발 한 발 천천히 들어가라, 침착하고 천천히 하면서도 과감하게 들어가야 한다"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어 오후 1시 34분경 살수차의 살수가 시작됐고 동시에 경찰들이 1층 현관을 통해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지만, 곧 학생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2층 교실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학생들은 스크럼을 짜고 "폭력경찰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곳곳에서 학생들의 고함과 비명이 터져나왔다.

옥상에서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던 문정현 신부와 천영세·임종인 의원 등 10여명은 착잡한 표정이었다.

이들은 경찰 건물 진입에 앞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는데, 경찰이 2층 점거에 이어 옥상도 진압에 나설 예정이어서, 이 노래가 이들이 현장에서 부르는 마지막 노래가 될 수도 있다.

▲ 경찰이 울타리를 지키고 있던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면서 대추분교로 진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경찰이 대추분교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격렬하게 충돌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자 대추리 주민들이 경찰에 강력항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5신 보강 : 4일 오후 1시 30분]

진압작전 임박... 천영세·임종인 의원 옥상으로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와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4일 오후 1시께 신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대추분교 옥상으로 올라갔다.

한편, 대추분교 운동장에는 소방차와 물대포차, 경찰 선무차량 등이 들어왔다. 경찰들은 바짝 긴장한 상태. 용역 직원들도 운동장에 대기하고 있다.

경찰들이 한쪽에 쌓아놨던 매트리스를 건물 주변에 깔기 시작했다. 진압작전 개시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경찰측으로서 한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옥상으로 올라간 국회의원 두명과 일부 취재진 뿐이다. 당초 옥상에는 <오마이뉴스> 기자만 올라간 상황이었으나, 현재는 여러 언론사에서 풀단을 꾸려 번갈아가며 취재하기 시작했다.

학생·주민·범대위 관계자들은 건물 2층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진압에 대비하고 있다.

▲ 경찰이 대추분교 진압작전을 시작하자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층 교실에 모여 강제연행에 대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경찰이 대추분교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4신 : 4일 낮 12시 50분]

그늘 하나 없는 지붕, 기온은 올라가는데...


낮 12시 현재 경기도 평택 낮 기온은 24도. 그러나 그늘 하나 없는 2층 옥상 건물에서 피부에 와닿는 체감 온도는 훨씬 높다. 게다가 이 곳에 신부들이 올라간 것은 아침부터 지금까지 7시간 30분째다.

그러나 신부들은 지치지 않았다. 온도가 더 올라가자 가만히 앉아있던 오전과는 달리 오히려 벌떡 일어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문정현 신부가 선창을 하면 다른 신부 10명이 후렴을 하는 식이다.

"주한미군!" "몰아내자!"
"미군기지!" "막아내자!"
"생존권을!" "지켜내자!"

그들의 의지는 여의도까지 전해졌다.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낮 12시 15분경 대추리 대추분교를 찾았다.

그러나 경찰이 급히 건물 정문을 봉쇄했고, 안으로 들어가야 겠다는 임 의원과 말리는 경찰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찰은 "억류될 지도 모른다"고 임 의원을 저지했고, 임 의원은 "걱정 안 해도 된다, 사태를 중재하려면 만나서 입장을 들어야 할 것 아니냐"고 맞섰다.

10여분간 경찰과 격한 몸싸움까지 벌였던 임종인 의원은 결국 건물 진입을 포기하고 운동장 한가운데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문 신부와 전화통화를 하며 "어찌 됐든 올라가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 국방부가 고용한 용역직원들이 대추분교에 설치된 어린이놀이터, 동상 등 각종 시설물과 가로수를 모두 파괴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찰 특수기동대 100여명 투입 준비 완료

한편 대추분교 2층과 옥상에 고립돼 있는 범대위측 관계자들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이 대추리로 특수기동대 100여명을 파견했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경찰 특수기동대는 현재 대추리 입구쪽 대리 들판에 텐트를 친 채 점심식사를 마쳤다. 이들은 낮 12시 40분경 자리에서 일어나 사다리와 진압장비 등을 트럭에 싣고 옷을 챙겨입는 등 곧 대추분교로 떠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이 대추분교에 투입될 경우 적지 않은 부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붕위의 신부들 "하루가 참 길다"

▲ 대추분교가 7일 오전 국방부의 강제집행으로 경찰찰병력이 진입한 가운데 문정현 신부 등 미군기지확장에 반대하는 신부들이 대추분교 옥상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4일 오전 10시 30분께 대추분교 놀이터 시설이 굴착기에 의해 철거되는 것을 보며 문정현 신부는 "하루가 참 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600회 넘게 촛불집회를 진행했던 비닐하우스가 1분도 안 돼 철거되는 것을 보며 문 신부는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 신부는 경찰 진입상황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주민·학생들이 연행될 때 그는 안절부절 못하며 지붕 위를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연행되는 이들의 가는 길을 끝까지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경찰들이 학교 앞까지 몰려왔을 때는 신부들은 아무도 말을 않았다. 무거운 침묵이 계속되는 가운데 문 신부는 말없이 담배만 태웠다.

끌려가는 주민들 모습에 침묵, 눈물, 한숨...

이날 지붕위의 11명 신부들은 바짝 긴장한 탓인지 "하루가 길다" "겨우 이 시간밖에 안 됐나"라는 말을 반복했다.

문 신부는 동료 신부들의 우려를 다독이려는 듯 "오늘 우리가 일찍 일어나서 그렇다"고 웃어보였다.

신부들은 새벽 4시 대추분교 운동장 집회가 열리기 전부터 깨어있었다. 이들은 "경찰이 끌어낼 때까지 버틴다"며 운동장 병력을 마주보고 앉았다.

이들을 괴롭힌 것은 점점 뜨거워지는 햇빛뿐 아니라 휴대폰을 통해 전해지는 일부 언론사의 오보.

한 신부가 휴대폰으로 온 문자를 확인한 뒤 '지붕위의 신부들이 추락 위협을 하고 있다'는 한 방송사의 보도를 전했다. 신부들은 "진짜 뛰어내리라는 소리냐"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추락위협설, 음독설에 대해서 이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오후 경찰병력이 다시 투입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민정 기자는 대추분교 옥상 현장에서 이같은 상황을 전하고 있다.


▲ 4일 오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시위자가 용역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경찰이 대추분교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격렬하게 충돌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3신 : 4일 오전 10시 50분]

건물에선 계속 부상자가... 86년 '건대 사태' 방불케 한 토끼몰이


▲ 신부들이 대추분교 옥상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대추분교 대치는 잠시 소강상태다. 경찰은 건물에서 약 30m 떨어져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2층에 고립된 학생 중 부상자가 계속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30여분 전 경찰이 건물 뒤에 있던 학생들을 진압하면서 학생들이 기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1층으로 몰려들어가자 따라들어가 무차별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머리가 찢어지는 등 심각한 부상이 많이 발생했다.

이날 진압은 86년 '건대 사태'를 방불케 할 만큼 토끼몰이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을 건물에 몰아놓고 출구를 만들지 않은 채 강경진압해 유혈사태가 불가피했다.

인권위 "건물 1층 안에서 경찰이 구타· 폭행"

한편 이날 현장에는 국가인권위 관계자 13명이 나와 상황을 지켜봤다. 손상길 인권위 침해구제본부장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서 "일부 강경한 진압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부상자가 상당히 발생하고 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되도록 현장을 깊숙하게 보려고 했는데 제대로 보지 못했는지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며 "경찰도 피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손 본부장은 이날 현장에 나온 목적에 대해서 "강경진압때문에 인권침해가 있을지 몰라 살펴보러 나왔다, 우리가 나오면 경찰도 강경진압 자제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이후에 위원회에 관련된 진정이 접수될 것이고, 우리가 (상황을) 봤다면 당연히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체 논의를 거쳐서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면 경찰청에 의견서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권위 소속 관계자는 "보이는 곳은 감시됐는데 사각지대도 있었다, 특히 1층 진압할 때 건물 안에서 경찰의 구타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찰이 농성자들이 모여있는 대추분교 2층 교실을 향해 물을 뿌리며 진입을 시작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대추분교에 투입된 용역직원들이 주민들이 촛불집회장으로 사용하던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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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신 보강 : 4일 오전 10시 25분]

건물 1층도 사실상 장악... 건물 2층 200여명·옥상 10여명, 마지막 저항


탄력을 받은 경찰병력은 내친 김에 학교 건물 1층까지 치고 들어갔다가 곧 빠졌다. 범대위측은 2층으로 밀렸다.

경찰병력이 일단 건물 밖으로 빠져나간 오전 10시 현재, 학교 건물 2층에는 범대위 관계자와 학생·노동자 등 약 200여명이, 건물 옥상에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10여명의 종교인들이 마지막까지 저항하고 있다.

당초 700여명에 달하던 범대위 측은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미처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등 아수라장 속에 200여명까지 줄었다. 현재 범대위는 경찰과의 협의를 거쳐 2층에 있는 환자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대추분교 건물은 2층짜리. 옥상에 있는 10여명은 그야말로 '완전 고립' 상태다. 옥상과 2층을 연결하는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옥상에서 2층으로 내려오려 해도, 2층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려해도 창문을 통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경찰은 2층에 고립된 학생들이 뛰어내리는 상황에 대비해 대형 매트리스 12개를 준비해놓은 상태다.

용역 철거작업에 610일 촛불집회했던 비닐하우스 '와르르'

또 운동장에서는 대추리 주민들이 610일째 촛불집회를 진행해오던 비닐하우스가 용역 직원 100여명에 의해 오전 10시 15분께 완전 분해, 철거됐다. 촛불집회를 한 것은 610일이지만, 비닐하우스를 분해하는 데에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건물 왼편에서는 진압시 끌려나올 학생들을 연행하기 위해 경찰들과 용역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한편, 대추분교 정문 앞에서도 경찰에 둘러싸였던 대추리 주민과 대책위 관계자들이 연행됐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문만식씨도 연행했다. 범대위 간부 13명은 이미 전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 4일 오전 경찰들이 대추분교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여러명의 경찰들이 쓰러진 한명의 시위자를 집단구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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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추분교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방패로 쓰러진 시위자의 얼굴을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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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신 : 4일 오전 9시 55분]

학생들마저 완전 진압, 이제 온전히 학교 건물만 남았다... 용역 인력 등장


이제 온전히 대추분교 건물만 남았다. 건물 뒤편에서 마지막까지 저항하고 있던 학생들 200~300명마저 완전 진압됐다.

오전 9시 45분께 학생들과 대치하며 잠시 숨을 고르던 경찰측 뒤편에서 한마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밀고 들어가!"

순식간에 경찰이 방심하고 있던 학생들을 뚫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저항이 다시 거세지자 소화기를 뿌렸다. 건물 2층에 있던 범대위 측에서 경찰 병력을 향해 돌을 던지자, 경찰도 2층을 향해 돌을 던졌다. 창문이 깨지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결국 오전 9시 52분께 건물 밖 마지막 저항세력이었던 학생들마저 진압됐다. 이제 온전히 학교 건물만 남았다.

한편, 건물 밖 완전진압과 동시에 그동안 보이지 않던 용역업체 인력 200여명이 운동장으로 진입하고 시작핬다. 현재 대추분교 안은 초긴장 상태다.


[10신 보강 : 4일 오전 9시 45분]

운동장 대부분 장악... 일부 학생들이 건물 뒤에서 격렬히 저항중이지만


경찰이 운동장 저지선도 뚫었다. 반대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모두 학교건물에 갇혀있다. 다만 학생 200여명이 건물 뒤편에서 마지막 저항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입된 경찰병력은 3500명이며, 파란색 모자나 하얀색 헬멧을 쓴 용역업체 직원들도 들어와있다. 학교 운동장 하늘에는 경찰 헬기도 떠 있다.

한편, 이날의 충돌로 평택 성애병원 등에 수송된 주민은 약 50여명이다. 병원에 실려간 한 주민은 얼굴이 찢어져 피투성이가 된 상태였다. 경찰이 연행된 주민을 구타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9신 : 4일 오전 9시 20분]

대추분교 뚫렸다... 다시 긴박해진 대추 분교


▲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학교건물에서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운동장은 경찰과 용역직원들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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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추분교 정문이 무너졌다. 경찰과 노동자·학생들은 대추분교 운동장에서 대치하고 있다.

이날 대추분교를 포위한 채 논두렁에 앉아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던 경찰들이 오전 9시경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대열을 정비하고 경찰은 대추분교 안을 향해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학교 곳곳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던 노동자, 학생들도 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 죽봉을 움켜쥐고 담장에 가까이 붙어 진입을 막았지만 결국 경찰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대추분교 안에는 전날 밤 1000여명 가까이 되던 인력 중 오전에 학생을 중심으로 일부가 빠져나가 현재 700여명만이 남아있다.

이에 앞서 경찰은 방송차량을 동원해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전원 검거, 연행조치하겠다"며 주민과 노동자, 학생의 자진 해산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범대위 차량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 불법이 아니다"며 항변했다.

한편 대추분교 지붕으로 올라간 문정현 신부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많은 병력은 처음 봤다, 까마귀떼 같은 전투경찰에 완전 포위됐다"며 "결전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건 전쟁이다"며 "구속될 준비도 다 되어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 지붕에 올라간 10여명의 신부들은 장기 시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붕에는 물 1.5리터 12개, 김밥, 사탕 등 먹을거리들이 올려졌다.

국방부 차관 "작업병력 보호 위해 특공부대 투입"

▲ 황규식 국방부 차관(자료사진)
황규식 국방부 차관은 4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작업 병력 대한 보호 차원에서 특공 부대를 투입했다"면서 "특공 부대는 재난 지원 등을 위한 것으로 특전사와는 다르다"라고 언급했다.

황 국방부 차관은 '특공대가 공병 지원을 위해 전투 행위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군은 주민들의 충돌을 원하지 않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군과 주민들의 직접적 충돌은 없고, 그 곳엔 경찰이 동원돼 있다"고 말해 군과 주민과의 마찰을 최소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황 차관은 이후 일정에 대해 "금일(4일) 내에 영농 지역에 대해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라면서 "미군 이전을 위한 도로 건설·측량·토질 측정·지표 조사를 위한 사전 작업이 무르익을 때까지 공병을 상주시키겠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보상금을 타가지 않는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백만장자라고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황 차관은 "공탁을 걸어놓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라면서 "뼈를 묻겠다는 분들도 있지만, 더 나은 보상을 원하는 부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 입장과 범대위 입장이 전혀 다르다"면서 "범대위가 주민들을 볼모로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범대위를 겨냥했다. / 박수원 기자

▲ 공병부대원들이 헬기로 들판에 투하된 윤형철조망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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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미군기지 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팽성읍 들판에 공병부대원들이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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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신 : 4일 오전 7시 25분]

공병부대 '평화롭게' 철조망 설치... 하늘엔 수송헬기가


▲ 국방부가 3일 오전 군 헬기를 동언해서 윤형철조망을 투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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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대추분교 주변을 완전히 포위했지만, 아직 학교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는 않아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학교를 둘러싼 경찰들이 논두렁에 앉아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경찰은 오전 7시 23분께부터 대추분교를 향해 자신해산을 촉구하는 방송을 하고 있다. 경찰은 자진해산을 유도한 뒤 여의치 않을 경우 학교에 진입, 강제 해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도두리, 대추리, 내리 들판에서는 공병부대 5개 중대가 투입돼 철조망 설치를 위한 예비작업을 하고 있다. 범대위 측 노동자와 학생들이 전부 대초분교 안에 포위돼 있기 때문에 군 부대의 철조망 설치 작업은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서쪽 상공에는 철조망 등 자재를 실은 수송헬기 10여대가 동시에 등장, 대추리 들판 곳곳에 철조망을 낙하하고 있다

한편, 대추분교 정문 앞에는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등 각계 인사와 주민 30여명이 바닥에 누워있는 상태다. 또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학생 등 10여명이 머리와 어깨를 다쳐 현재 치료 중이다. 대추분교 안으로 밀려들어온 노동자와 학생들은 담장을 따라 죽봉을 들고 서서, 경찰의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7신 보강 : 4일 오전 7시 5분]

경찰, 대추분교 포위... 주민들, 저항했지만 속수무책


▲ 4일 오전 동이트면서 국방부의 강제집행이 시작된 가운데 팽성읍 대추리로 향하는 마을에서 경찰과 노동자들이 충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내리 쪽에서 밀고 들어오던 경찰과 용역이 대추분교 뒷담 밑까지 진출했다. 주민들은 죽봉과 투석으로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진압봉과 방패, 소화기를 든 경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수적으로도 열세인 상황이다.

노동자들은 일단 학교로 들어왔고, 학생 200여명이 급히 대추분교 뒷담 쪽으로 투입됐다. 그러나 대초분교는 이미 경찰들로 완전히 포위된 상태다.

노동자와 학생이 경찰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지만 조만간 경찰이 대추분교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이들이 자진해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제 연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경찰과 대치하면서 노동자와 학생들 중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미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명이 이마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공병부대는 내리 쪽에서부터 철조망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6신 : 4일 오전 6시 20분]

곳곳에서 전투... 대추분교 정문에 자리깔고 앉은 주민들


▲ 4일 새벽 경찰병력이 대추분교로 진입을 시도하자 주민 등 반대측 시위자들이 분교를 사수하기 위해 분교 주변에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경찰병력이 대추분교로 진입을 시도하자 주민 등 반대측 시위자들이 분교를 사수하기 위해 서둘러 분교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소화 사거리·안정리·내리·대추분교 앞 등 대추리 주변 곳곳에서 경찰·용역과 학생·시민단체·노동자들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따라서 부상자 등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학생 수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대추리 입구인 안정리 쪽에서는 경찰 500여명이 미군기지 문을 열고 나왔지만 범대위 측에서 미리 입구에 가져다 놓은 승합차량 때문에 완전히 빠져나오지는 못하고 있다. 문 앞에서 지키고 있던 학생과 민주노동당 당원들은 "폭력경찰 물러나라"고 외치며 경찰이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오종렬 전국연합 의장, 민가협 어머니 등 주민과 각계 인사 30여명이 대추분교 정문을 등지고 자리를 깔고 앉았다.

반면 내리 쪽에서 경찰을 막고있던 노동자들은 미군기지 철책선까지 계속 밀리고 있다. 노동자들은 돌과 흙을 집어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고, 이에 맞서 경찰도 노동자들을 향해 돌과 흙을 던지고 있다. 충돌이 격해지면서 경찰은 소화기를 분사하기도 했다.

안성천 건너편에는 군부대 장비가 배치되고 있다. 새벽 5시 10분경부터 계속 차량들이 안성천 제방 건너편 쪽에서 순찰을 돌더니, 오전 6시 현재 안성천 위에 상륙정을 띄우고 제방 근처를 순찰하고 있다.

한편 대추분교 지붕에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해 신부 10여명이 올라가 현수막을 들고 마지막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한반도 전쟁 반대'라고 씌여 있다.

▲ 대추리로 향하는 마을에서 경찰이 도로에 세워진 승용차를 논으로 밀어넣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5신 : 4일 오전 6시]

결국 정면 충돌... 진압봉과 죽봉 대결에 논두렁은 아수라장


오전 6시, 경찰 공권력이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내리 쪽에서 경찰과 노동자들이 정면 충돌한 것. 도로를 막고 있던 차를 밀어내던 경찰은 사정이 여의치 않자 도로 진입을 포기하고, 논두렁으로 내려와 대추리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노동자들이 다시 막아서자, 경찰은 진압봉으로 노동자들을 밀어냈다.

처음에는 경찰의 진압봉에 맞고만 있던 노동자들도 미리 준비했던 죽봉을 뽑아들었다. 전경의 진압봉과 노동자들의 죽봉이 붙으면서 내리쪽 논두렁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노동자들과 몸싸움을 하는 경찰 외에 다른 경찰은 논길을 돌아 대추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대추분교 정문에서도 미군부대에서 나온 경찰 수백여명이 학생들과 충돌했다.


[4신 : 4일 새벽 5시 50분]

마을로 들어오는 군·경찰... 안정리에선 군인, 내리에선 경찰이


국방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군과 민간인이 처음으로 충돌했다.

평성읍 안정리 쪽에서 국방부 소속 보병들이 관광버스 21대에 나누어 타고 들어오다가 학생들로 구성된 평택 지킴이 수십명에게 가로막혔다. 그러자 군인들이 차에서 내려 학생들을 하나둘씩 들어내고 있다.

내리 쪽에서는 이미 경찰병력이 마을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경찰들은 길을 막아놓은 차를 논두렁 쪽으로 밀어내고 있다. 이 곳에서는 경찰 500여명이 민주노총과 전농 300여명과 대치 중이다. 내리 쪽에 있던 용역 50여명은 마을이 아닌 평야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안정리 쪽에서는 불도저를 앞세운 용역들이 천천히 대추리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 목격됐다. 도두리 1호지선 쪽에서도 경찰과 용역이 집결해 있다.

대추리로 드나드는 통로인 원정 삼거리는 경찰 작전차량들로 가득 메워진 상태다.

▲ 대추분교와 인접한 미군기지 안쪽에서 경찰들이 진압복을 착용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3신 : 4일 새벽 5시 22분]

학교 옥상 올라간 신부들 "들어오면 뛰어내린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대추분교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경찰이 공권력을 동원해 대초분교에 대한 강제집행을 실시할 경우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고 밝히고 있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내리에서 대추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200여명이 용역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차량을 가져와 방어벽을 만들어놓고 뒤편으로 물러서 있다.

반면 내리 쪽에는 파란색 마스크와 하늘색 모자를 쓴 용역 10여명이 대추리 쪽을 쳐다보며 무엇인가 의논하는 모습이 보였다. 또 뒤편 산기슭에서도 불빛이 보였다. 마침 그 길을 오던 한 마을주민은 "산 뒤편에 경찰하고 사복입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대초분교 운동장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학생 및 시민단체 700여명은 학교를 빠져 나가 대추리 주변으로 향하고 있다.

대추리 곳곳에서 경찰·용역과 주민·범대위 측이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충돌은 일어나지 않고 있어 폭풍전야를 방불케 하고 있다


[2신 : 4일 새벽 5시 5분]

해가 떴다, 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추리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위해 군과 경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4일 새벽 4시 30분부터 대추리 대추분교 정문에서 10m 전방에 위치한 미군부대 철조망 안쪽으로 경찰버스 10여대, 살수차, 방송차량 등이 속속 배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추분교에서 대기하고 있던 학생 200여명도 정문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해가 뜬 뒤 새벽 5시 30분경 작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평택을 향하고 있는 제1공병단 군부대 차량이 송탄 고속도로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앞서 새벽부터 대추분교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민단체, 학생 700여명이 운동장으로 집결, 국방부의 강제집행을 앞두고 결의를 세우고 있다. 이미 경찰과 용역이 들어올 한 대추리 주변 길목을 지키기 위해 민주노총 조합원 500여명도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이들에게 자진해산을 촉구한 뒤 응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평택 미군기지 확정저지 범국민대책위(범대위)측에서도 물리적 충돌은 최대한 피하면서 평화 집회를 통해 국방부를 규탄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추리에 대한 국방부의 강제집행이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대추분교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4일 새벽 국방부의 강제집행이 시작된 가운데 대추분교 인근의 미군기지 안쪽에 살수차가 배치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경찰들의 움직임이 빨라지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도 경찰과 용역투입에 대비해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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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4일 새벽 4시 55분]

"대추리에서 경찰 1만3000명이 움직이고 있다"


투입 경찰 110개 중대 1만3000명, 용역업체 직원 1200여명, 군인 2000명.

미군기지 확정저지 범국민대책위(범대위)가 입수한 바에 따르면, 4일 평택 팽성읍에 투입될 국방부 병력은 이같은 규모다.

범대위는 4일 새벽 4시 기자회견을 열어 "대규모 병력이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의 농지와 대추분교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위해 작전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범대위가 파악한 작전 개시 시각은 새벽 5시.

언론을 담당한 인권활동가 박래군씨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오늘 대추분교와 도두리 일대 농지를 장악하기 위해 투입됐다"며 "1980년 5월 광주민주항쟁 이후 군인과 민간인이 대결하는 모습은 최초"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용역업체 직원 중에는 서울역 등지의 노숙인들이 다수 포함됐다"며 "그 외 절반은 특전사 출신 깡패 용역들로, 이들이 폭행을 자행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맨몸으로 비폭력적 방법으로 막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 '맨몸'으로 군인에 맞설 사람들 중에는 주민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대학생 등을 비롯해 신부 40여명 등 종교인도 다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700여명은 끝까지 대추분교를 사수할 예정이다.

박씨는 "국방부에서 폭력적인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며 "과연 경기경찰청 소속 경찰이 어떻게 나올지 두고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편, 새벽 4시 30분께 대추리 입구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 안쪽 철조망 안에는 경찰병력을 태운 차량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 국방부의 강제집행을 앞둔 3일 밤 10시부터 평택 대추분교에서 전국에서 집결한 300여명의 노동자, 학생, 민주노동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버스와 승용차로 참가자들이 속속 대추리에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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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의 강제집행을 몇시간 앞둔 3일 자정 무렵 봉쇄된 대추분교 정문안쪽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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