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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주님의 활입니다. 저를 그대로 놔두어 썩게 하지 마시고 당기소서. 그러나 너무 세게 당기진 마소서. 부러질까 두렵습니다. 아니, 세게 당기소서. 당신이 원하신다면 부러져도 좋습니다." 아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말입니다.

국민이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환청 증세. 그게 정치인들의 고질병이지요. 이회창 전 총재님의 귀에는 주님이 부르시는 소리가 들리는 모양이네요. 이 말을 들으니 마침 생각나는 얘기가 있네요.

언젠가 코미디언들이 선배 전유성씨와 함께 바다로 놀러갔답니다. 그런데 전유성씨가 후배들에게 "얘들아, 바다가 나를 부른다"라고 하더니 옷을 입은 채로 바다로 걸어 들어가더랍니다. 후배들은 그가 자살을 하는 줄 알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그가 물이 목까지 차는 곳까지 갔다가 다시 뭍으로 걸어 나오더니 태연히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얘들아, 바다가 나 안 불렀대."

이회창 전 총재가 다시 정치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2007년 대선은 친북적 좌파주축세력 대 비좌파세력의 대결양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의 양극화 해소 논의에 대해서는 "과거 공산주의자의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투쟁 선동을 연상시켜 섬뜩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고 하네요.

이미 정치권에 보라색·초록색의 세련된 이미지들이 등장해서 그런지, 느닷없이 70~80년대의 시뻘건 색깔론을 다시 꺼내 들고 나온 이 총재의 복고풍 패션감각이 유난히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네요.

"자유민주주의와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몸이 부서지는 일이 있더라도 할 것이다." 이 전 총재가 몸이 부서지지 않고도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지요. 조용히 낚시를 하시는 겁니다. 그게 이 전 총재가 나라를 위하는 길이자, 또한 한나라당을 돕는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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