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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관으로서 해서는 안될 말인것 같지만 속은 후련합니다

12일(목) 밤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천정배 법무부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비판적 칼럼을 써온 보수논객들에게 독설을 쏟아냈습니다. "X도 모르는 놈들 4명인가가 일부 신문에서 돌아가면서 말도 안되는 칼럼을 올려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나아가서 천 장관은 작심한 듯 "옛날(권위주의 시절) 같으면 그런 사람들은 전부 구속됐다"라는 말까지 하면서 강한 어조로 보수논객들에게 경고성 발언을 했습니다.

이러한 천 장관의 발언의 내용 중 "X도 모르는 놈들"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천박하다', '장관으로서 해서는 안될 말이었다' 라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표현상으로는 좀 지나친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표현 하나 때문에, 천 장관이 주장한 모든 말이 다 천박한 것은 아닙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 장관이 그런 표현을 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천박하다는 생각보다는 오랜만에 속이 후련하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천정배 장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비록 장관으로서 해서는 안될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올바른 말을 했다고 봅니다.

2) 천박함의 기준은 무엇인가?

천정배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 우리는 '천박함'의 기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천 장관의 발언만 천박했고, 지금까지 보수 논객의 글들은 천박하지 않았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보수 논객의 천박함의 극치가 천정배 장관의 천박한 발언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천정배 장관이 겨냥한 보수논객들은 천 장관처럼 천박한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현학적인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비록 '천박한 표현'은 없었지만 글의 내용은 '천박함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심지어 국가의 원수인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모욕감'까지도 안겨주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대통령은 나라의 원수, 국민의 대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언론의 자유를 무기로 삼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사사건건 시비걸고, 발목잡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천정배 장관이 "옛날(권위주의 시절) 같으면 그런 사람들은 전부 구속됐다"라고 한 말은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서 싸그리 잡아넣겠다는 협박이 아닙니다. 단지 그들이 이렇게 좋은 시절을 만난 것을 감사해 하고 있는지 상기시키는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시절 좋아졌습니다. 국가 원수에게 누가될 가능성이 있는 말을 하기만 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던 시절이었다면 목숨이 열개라도 부족했을 텐데 좋은 시절을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민주 투사들이 목숨을 잃었건만 그 혜택을 전혀 엉뚱한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지는 일입니다.

저는 천정배 장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에게 때로는 욕도 필요한 경우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히려 속이 시원한 발언이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지금까지 이런 말을 속시원하게 한 정부 인사가 많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하튼 이것이 순간적인 '인기성 발언'이 아니라 정말로 소신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임을 믿고 싶습니다.

3) 보수 언론은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수 언론들은 점차 입지가 좁아질 것입니다. 지금도 점차 판단 착오로 스스로 입지를 줄여가고 있는 것이 보수 언론, 보수 논객들입니다.

황우석 논쟁에 대해서 너무 지나치게 오바하다가 막다른 골목에서 어쩔수 없이 신호위반(?)을 해가며 U턴을 해야 했습니다. 결국 자신들이 했던 말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이야기를 지금 하고 있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의 주장이 국민들에게 점차 신뢰도를 잃어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언론으로서 주관이 없이 인기에만 급급한 결과 기존의 지지층이 서서히 등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사립학교법을 놓고 지나친 사학재단의 감싸기는 오히려 비리있는 자는 비리있는 자와 친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난공불락의 색깔론도 이제는 국민들에게 너무 식상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신선도가 떨어진 그들의 논리가 바닥이 난 지금에 와서 그들이 즐겨하던 '정부와 여당 씹기'도 점차로 통하지 않습니다.

4) 더이상 언론을 보수 논객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이제 천정배 장관의 이야기에 대해서 보수 언론은 반격의 기회를 찾을 것입니다. 동반자의 입장인 한나라당은 지금 장외투쟁으로 전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천정배 장관에 대해서 공격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제 천정배 장관과 그를 지지하는 진보적인 개혁 세력과 보수 언론과 그를 지지하는 보수 논객들과의 일대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입니다.

천정배 장관은 개인적인 발언을 통해서 이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보수 논객의 공동의 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천정배 장관의 독설이 생각없이 내뱉은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고, 지금까지 X이 더러워서 피한 것일 뿐이지, 무서워서 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면한 4대 개혁입법 중에 언론관계법이 있습니다. 이제 언론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모니터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담당해야 합니다. 언론이 정부를 감시한다면 그 언론은 국민이 감시해야 합니다. 언론이 제대로 서지 못하면 국가가 올바로 서지 못합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이 가장 먼저 장악하는 것이 언론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언론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역사 동안 그 중요한 언론의 기능을 소홀히 대하고, 보수 논객이 마음대로 활동하도록 방치해왔습니다. 이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온 국민이 철저하게 감시해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X도 모르는 놈들"이라는 표현 문구를 붙잡고 물고 늘어지지 말고, 천정배 장관이 주장한 내용 전체를 놓고 비판을 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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