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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3일 아산시청 앞 1인시위하고 있는 필자.
ⓒ 이진숙
<오마이뉴스>를 사랑하는 네티즌 여러분들, 도와주세요!

저는 충남아산에서 가난한 우리 이웃들의 자녀들을 돌보는 무료공부방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로, 아산자활후견기관의 나누미방과후교실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는 차상위계층 참여주민입니다.

너무도 기막힌 일에 이렇게 기사를 씁니다. 읽고 도와주세요.

예전에는 영세민이라 해서 정부에서 쌀을 지원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생계를 보조하던 빈곤주민들이 1999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으로 지금은 수급권자이거나 차상위 계층이라고 불립니다. 그리고 이들 빈곤 주민들을 대상으로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주고, 교육과 훈련을 시키고 있는 기관이 정부가 정한 자활후견기관입니다.

그런데 중앙정부에서는 예산의 부족을 이유로 해서, 자활후견기관의 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는 가난한 주민들에게 1년 동안의 생계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10월 내지 12월로 차등하여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고, 이 때문에 일자리에 참여하지 못하면 생계가 막막한 주민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보건복지부는 각 지방정부가 빈곤주민을 위한 자활근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즉, 일년에 한두 달을 근로하지 못함으로 해서 생계가 불안하고 막연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막지 않고 있으며, 뜻있는 지자체들은 빈곤 주민을 지원하고, 자활의지를 격려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생계가 막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방정부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하여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조례를 제정하고도 있습니다.

저는 내년을 불과 1주일 앞두고, 내년 1월 자활근로 예산이 없어서 자활근로사업단을 운영할 수 없으니 집에 가서 쉬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 역시 가난하기에 차상위 계층으로 등록하고 자활후견기관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보호하는 무료공부방에서 비록 적은 임금이지만 받으면서 보람 있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예산이 부족하니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공부방 교사들도 모두 집으로 가라는 말에 너무도 당황스럽고 고통스럽습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서로 불우이웃을 돕자고 합니다. 그런데 국가가 볼 때도 가난하기에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자활근로사업단에 참여하도록 하는 주민들에게, 예산부족을 이유로 어떠한 생계보장대책도 없이 추운 겨울 한달을 집에서 쉬라고 하는 일이 아산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도 절망스럽습니다.

오갈 데 없어서 공부방에 와서 공부도 하고, 각종 활동도 하고, 급식도 하고 있는 우리 가난한 이웃들의 아이들에게, 저는 도저히 돈이 없으니 겨울방학동안 집에서 있으란 말을 못하겠습니다.

학기중과는 달리 방학 때에는 오히려 더욱 많은 보살핌이 필요한데, 예산 부족으로 이 아이들을 돌려보내야 하다니요. 더욱이 가난한 주민들이 살아보겠다고 일하는 일자리를 아산시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이 추운 겨울, 한달 동안 아무 대책 없이 집에서 지내라니요. 너무도 답답한 가슴에 오늘(23일) 공부방 아이들이 오기 전에 이렇게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자활후견기관이란?

1999년 제정된 전국민의 인간다운 기초생활을 보장하기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기관으로, 지자체마다 있으며, 정부에서 인정하는 빈곤주민인 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주민에게 탈 빈곤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여 일을 통한 교육과 훈련으로 빈곤으로부터 벗어나서 자활자립하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 아산자활후견기관에서는?

현재 약 65명의 가난한 주민들이 무료공부방, 청소, 간병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일을 통해 자립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강희복 아산시장님!

연말연시 선물은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불우한 우리 이웃들의 일자리와 생계를 뺐지 마시고, 방법을 강구하여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가난하지만 밝고 착한 우리 아이들을 그냥 돌려보내게 하지 마십시오.

연간 6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자랑하는 아산시에서 불과 65명의 가난한 이웃들을 한 달 동안 일 시킬 예산 약 6천만 원이 없다고 해서 생존의 고통에 몰아넣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티즌 여러분의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1인시위를 하고나서>

어제(22일) 아산시청 사회복지과 자활지원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했었습니다. 엄동설한에 빈곤주민에게 너무한 처사가 아니냐고,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했었고, 빠른 답변이 없다면 언론에도 알리고 시민단체에도 알려서 도움을 청하겠다고 했었습니다. 

담당공무원은 중앙정부가 예산을 안주니 어쩌냐고 하더군요. 제가 그랬습니다. 중앙정부 예산을 증액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산시민 중에 가난한 이들의 한달 생계가 막연해지는 문제에 대해 아산시가 지방예산이라도 추경편성하여 지원하면 1월 동안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공무원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되는 일인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생계의 문제이니 신경 써달라고. 담당 공무원 말이 언론플레이를 하시거나 엔지오에 말씀하셔도 되는 문제는 되고 안되는 문제는 안된다고 하더군요.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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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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