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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들
ⓒ 고동울림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정진호 신부는 제주도의 한 굴 안에서 미사를 드리며 얻은 깨달음을 성경의 한 구절로 이야기하며 미사를 시작했다. 그는 이 어두운 세상에 작은 평화의 빛을 밝히는 일은 쉽지 않지만 결코 어둠이 평화를 실천하는 이들의 빛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11일 고동주씨가 가톨릭 신자로서는 최초로 병역거부 선언을 하면서 가톨릭 내부에서 병역거부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우리신학연구소와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주최로 '고동주 비오 학생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고동주씨의 후원모임인 고동울림에서는 매주 일요일마다 명동성당 앞에서 불구속 수사를 위한 탄원서와 대체복무입법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이번 평화미사도 고동주씨의 병역거부를 지지하고 그의 평화에 대한 신념을 가톨릭교회 안에서 널리 퍼뜨리기 위하여 준비되었다. 이라크전쟁 때 처음으로 평화미사를 가진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평화미사는 '감옥대신 사회봉사를, 대체복무제도 입법 촉구,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불구속수사 촉구,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서'라는 미사지향으로 14일 저녁 8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진행되었다.

▲ 카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열린 평화미사에 참석한 사람들
ⓒ 고동울림
평화미사에는 정진호 신부와 김종근ㆍ하유설 신부 등이 참여하고 '천주교인권위원회' '평화를 여는 가톨릭청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서가대연(서울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 등의 천주교 신자들과 '전쟁없는세상' '평화인권연대' 등 평화단체 회원들이 참여했다. 또한 고동주씨와 함께 병역거부를 선언한 평화운동가 오정록씨도 참석했다. 미사에 모인 사람들은 고동주씨와 그의 가족들을 위해서, 그리고 세계평화를 위해서 기도를 했다.

강론에 나선 메리놀 외방전교회의 하유설 신부는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에서 병역거부를 했던 자신의 평화에 대한 마음을 고동주씨의 병역거부를 통해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하면서, 우리가 폭력과 전쟁에 대한 대안으로 비폭력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고동울림에서는 앞으로도 불구속수사와 대체복무입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12월 12일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의 주관으로 '한국종교와 양심적 병역거부 토론회'가 범종교계 차원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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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를 하면서 평화를 알게 되고, 평화주의자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출판노동자를 거쳐 다시 평화운동 단체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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