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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앉은 노-박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7일 오후 2시 청와대에서 회담을 위해 마주 앉았다.
ⓒ 연합뉴스 백승렬
[4신 대체 : 7일 저녁 7시50분]

노무현 "민생 위한 거국내각 구성하자"
박근혜 "연정 얘기는 절대 꺼내지 마라"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는 2시간여 동안 '연정이냐 민생경제냐'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노 대통령은 연정론에 집착했고, 박 대표는 '국민'을 앞세워 연정 포기를 압박했다.

이날 노 대통령의 여러 제안들은 모두 거부당했다. 노 대통령은 '민생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거국내각'과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논의기구' 등을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박 대표는 이를 모두 거부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이 연초에 말씀한 한 대로 경제에 전폭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며 "더 이상 연정 얘기는 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노무현 "연정은 민생경제를 한나라당이 직접 맡아 보라는 것"

먼저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은 경제위기니 총체적 위기니 경제파탄이니 민생파탄이니 자주 얘기하는데 이것은 너무 심한 표현"이라며 "양극화는 외환위기 이후 심각해진 것으로 참여정부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연정은 (한나라당이) 민생경제부분을 직접 맡아 보라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나라살림을 직접 맡아보면 정부지출을 줄이자는 말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생경제를 걱정하는 한나라당이 민생경제만 맡거나 한나라당이 다 맡아도 국정운영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평소 노선도 같고 친화력이 있어야 연정이 가능한데 이런 경우는 엄청난 혼란만 줄 뿐"이라고 응수한 뒤 "어느 누구도 권력을 나눌 수 없다"며 "권력은 가진 만큼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연정은) 야당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말"이라며 "한나라당은 그런 식의 권력은 원치 않는다"고 거듭 연정 제의를 일축했다.

박 대표의 완강한 거부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거국내각 구성을 제안하며 또다시 설득에 나섰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에서도 거국내각 구성하자고 얘기한 적이 있다”며 "민생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거국내각, 초당적 내각을 하자"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처칠과 링컨의 예를 들면서 "정적이나 야당 정치인을 입각시키는 것이 거국내각의 전형적 사례"라며 "정권을 누가 갖느냐가 아니라 내각만 함께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대표는 "프랑스 동거정부는 얼마나 혼란스러웠나"라며 "노선과 지향점이 달라서 실패로 끝났다"고 거국내각 구성 제안도 일축했다.

박 대표는 "연정하자는 말은 앞으로 꺼내지 말라"며 "오늘로써 연정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는 걸로 알고 가겠다"고 거듭 연정론에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필요없으면 안하겠지만 결단이 필요하면 다시 말하겠다"며 "또다른 대화정치 방안을 연구해보겠다"고 말해 또다른 형태로 연정을 제안할 것임을 예고했다.

또 노 대통령은 "내각제로 가려는 것 아닌가"라는 박 대표의 질문을 받고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개헌론을 일축했다.

박근혜 "선거제도로 지역구도 극복할 수 없다"

이어 대화의 주제는 선거구제 개편 얘기로 넘어갔다. 노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정치구조는 고질적"이라며 선거구제 개편을 제안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선거제도로 지역구도를 극복할 수는 없다"고 일갈한 뒤 "지역감정은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며 "지난 4·30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제일 고전한 곳이 경북 영천"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어떤 제도를 만들든지 당선될 수 없다"며 "선거제도를 고칠 게 아니라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중대선거구제가 아니더라도 선거제도를 손질하면 지역구도를 해소할 수 있다"며 "지금 한나라당이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지금은 유리하니까 그런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박 대표는 "지역감정은 분명히 완화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한 뒤 "열린우리당은 지지를 받지 못한 지역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라며 "대통령은 무얼 했나"라고 몰아붙였다.

박 대표가 "행정구역 개편도 좋은 안"이라고 밝히자 노 대통령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끝으로 박 대표는 "대통령이란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잘 안다"고 말한 뒤 "남들은 권력을 가진 자리라고 하지만 무척 외로운 자리"라며 "대통령 각 시대마다 져야 할 책임이 있는데 노 대통령도 시대적 사명을 잘 알고 마무리하라"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국민을 이길 수 있는 대통령은 없다"며 "국민은 경제를 살려달라는 얘기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박 대표가 8일부터 시작되는 중남미 순방중에 노 대통령이 생일 맞는다는 점을 언급하자 노 대통령은 "옛날에는 생일도 별로 챙기지 않았고 나는 태몽도 없었다"며 "나는 전설이 없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3신 : 7일 오후 4시 45분]

오후 4시 20여분께 회담 종료... 합의문 발표는 없을 듯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의 단독회담이 오후 4시 20여분께 끝났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합의문 발표는 없을 것 같다"며 "곧 춘추관에서 개별 브리핑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2신 : 7일 오후 2시 55분]

청와대 도착한 박근혜 "저 원래 바지 잘 입어요"
'대연정이냐 민생이냐' 가벼운 신경전 후 회담 시작


7일 오후 2시부터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단독회담이 시작됐다.

오후 1시 51분에 청와대 본관에 도착한 박 대표는 기자들이 "오늘 바지 입으셨다는 기사가 났다"고 질문을 던지자 웃으면서 "저 원래 바지 잘 입는다"고 응수했다. 이날 박 대표의 바지차림을 두고 노 대통령과 '담판'을 벌이기 위한 '전투복장'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표는 본관 2층 대기실에서 5분간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과 비공개 환담을 나눈 뒤 정각 2시에 회담 장소인 백악실로 이동해 노 대통령을 만났다.

서로 인사를 주고받은 뒤 먼저 노 대통령이 "합의가 나오면 좋긴 하지만, 크든 작든 책임지고 지킬 수 있는 합의가 나와야 한다"며 "지키지도 못할 합의를 어거지로 하기보다는 터놓고 얘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합의가 안 나와도 진심으로 책임있게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며 "오늘 한나라당을 통해 국민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국민들이 대통령께 말할 게 많은 것 같다"며 "회담이 국민들의 마음과 생각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응답했다. 그는 "오늘을 계기로 정치인 뿐만 아니라 대통령도 국민이 제일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연정에 올인하고 있는 노 대통령을 향해 박 대표가 던진 '언중유골'의 발언이다. 한마디로 "국민이 원하지 않는 대연정은 그만 접으라"는 얘기로 들릴 수 있다는 것.

이에 뒤질세라 노 대통령도 "오늘 회담을 정해놓고 나니 '박 대표가 나라 걱정, 국민 걱정이 지극하다는 걸 알고 가서 얘기하라'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한나라당과 박 대표가) 경제·민생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니까 연정을 통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고 연정을 제안한 것"(5일)이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대연정이냐 민생경제냐' 하는 가벼운 신경전이 벌어진 뒤 두 사람은 태풍 '나비'를 화제로 얘기를 나누다 본격적으로 회담을 시작했다.

결실 맺을까?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7일 오후 2시 청와대에서 열린 회담에서 자리에 앉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백승렬

[1신 : 7일 오전 11시 20분]

청와대 "대통령은 자신감에 차 있다"... 의제 다 소화할 때까지 회담


오늘 오후 2시부터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단독회담이 청와대 백악실에서 열린다.

양쪽은 어제(6일)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승민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의 실무접촉을 통해 회담 의제로 ▲민생안정과 경제활력 협력 방안 ▲상생과 타협의 정치 실현 방안 ▲외교·국방 및 남북관계 ▲정기국회 국정협력 방안 등 4개사항에 합의했다.

특히 이날 실무접촉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별도의 합의문 발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합의문을 낼지 안 낼지는 회담을 하면서 정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회담이 끝나면 김만수 대변인과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공동으로 대화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이날 회담은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양쪽에서 벼르고 할 말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도 "회담의제를 다 소화할 때까지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담을 몇시간 앞둔 가운데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오늘 아침 비서실에서 올라온 자료들을 꼼꼼하게 메모하며 검토했다"며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자신감에 차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기숙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비서실장 주재로 참모들만 회의했다"며 "(회담시간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너무 길어지면 안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는 청와대쪽에서는 이병완 비서실장과 김병준 정책실장, 김만수 대변인, 한나라당쪽에서는 유승민 대표비서실장과 맹형규 정책위의장, 전여옥 대변인이 배석한다. 다만 배석자들에게는 발언권이 없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드 라토 IMF 총재를 접견했다. 노 대통령은 라토 총재가 스페인의 경제부총리를 지낸 점을 감안한 듯 "총재가 그동안 스페인 경제에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고 들었다"며 "정책을 수행하면서 스페인 사례를 참고하고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라토 총재는 "오늘 아침 경제부총리를 만났는데 대통령께서 스페인의 노동개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한 뒤 "(스페인은) 70년부터 95년까지 유럽에서 유일하게 일자리가 늘지 않은 국가였지만 94년말부터 올해까지 일자리가 75만개에서 800만개로 늘었다"며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는 노동개혁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라토 총재의 접견이 끝난 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부부와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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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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