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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고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취임식에서 현승종 신임 이사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인촌 김성수 선생은 일제의 혹독한 탄압을 뚫고 3·1운동의 산실인 보성전문학교를 운영했다. 또한 우리나라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에 신경을 쓰고, 민족기업을 만들려고 애썼다. 그런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인민재판 형식으로 인촌 김성수 선생을 친일파로 몰고 있다. 김성수 선생에 대한 모독이다."

고려대학교 재단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의 제13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현승종씨 일성이다. 현 이사장은 1일 오후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월 29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발표한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1차명단에 대한 대학측 첫 번째 반응인 셈이다. 이번 친일인사 1차 명단에는 인촌 김성수 고려대학교 설립자를 비롯 김활란 전 이화여대 총장과 백낙준 연세대 초대 초장도 포함됐다.

현승종 이사장은 일제시대 학병으로 일본군에 입대, 해방 때 소위로 제대했다. 일본군 장교로 복무했다는 이유로 친일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이번 1차 명단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족문제연구소측은 이에 대해"현승종 이사장은 일제시대인 1944년 1월 학병으로 끌려가 해방될 때 소위로 제대했지만 자발적으로 입대한 것이 아니어서 친일파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고대 학생들 "일본장교 출신 이사장 취임 반대"

▲ 한 학생이 '일본장교 출신 현승종 이사장 취임 반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고대 사대학생회와 다함께고대모임, 민노당고대학생위 소속 학생들이 현승종 이사장 취임식장앞에서 취임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재단과 학교 관계자들이 취임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이날 인촌기념관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고려대학교 학생 50여명이 현 이사장 취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인촌기념관 출입구에 두 줄로 늘어선 채 "일본장교 출신 현승종 이사장 취임 반대한다", "시대착오적인 보수우익 인사 현승종 이사장 취임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강영만(컴퓨터공학과 4년)씨는 "현승종 이사장이 이번 친일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일본군 장교를 지냈다는 것은 함께 고민해볼 문제"라며 "개강 첫날인데도 많은 학생들이 모여 현 이사장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나타낸 것을 학교 측은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5월 이건희 회장 철학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발생한 충돌로 고대 학생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지만 'X파일' 사건이 증명하듯 결국 우리들이 옳았다"고 말했다.

이사장 취임식에는 어윤대 고려대 총장을 비롯해 고려대학교 관계자 100여 명이 참여했지만 학생들과의 충돌은 없었다.

현승종 이사장은 문민정부 시절인 국무총리(92-93)를 지냈으며, 성균관대학교와 한림대학교 총장, 건국대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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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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