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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담임목사 반대 측 교인 3백여명은 예장통합 총회가 이성곤 당회장의 직무정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이 목사 측에 예배당을 비우고 떠나라며 교회진입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 오마이뉴스 조호진



<기사 수정 : 4월 18일 오후 3시 40분>

"못 들어가. 어딜 들어가"
"우리 교횐데 왜 못 들어가"
"광성교회를 거짓, 폭력, 불의에서 지켜주옵소서"


1년이 넘도록 사태해결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광성교회(당회장 이성곤 담임목사) 분쟁이 폭력사태와 고소고발로 이어지고 있다. 4월 셋째 주일에 또 다시 예배당을 접수하려는 담임목사 반대파와 이를 막으려는 담임목사 지지파간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교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담임목사 반대측 교인 300여명(경찰추산 300여명, 담임목사 반대측 주장 1천여명)은 17일 오전 10시께 교회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광성교회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이하 예장통합)' 총회의 12일 결정으로 이 목사의 직무정지가 확정되었다며 이 목사 측에게 예배당을 비우고 떠나라고 요구하며 진입을 시도했다.

지난 10일 교단 탈퇴를 결정한 광성교회 측 교인 수백 명은 '이성곤 담임목사 절대지지' 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담임목사 반대 측 교인들의 교회진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주먹질을 하고 멱살을 잡는 등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고 차량 유리가 깨지기도 했다.

담임목사 반대 측 교인들은 오전 10시 30분께 '폭력목사 퇴진', '임시당회장 파송', '목사직무정지' 등의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교회 앞마당에서 예배를 시작했다. 이들은 ▲4월 12일부로 이성곤 목사 직무정지 확정 ▲임시 당회장으로 김홍권 목사 파송 ▲광성교회는 예장통합 동남노회에 속해 있다는 등의 소식을 알리자 원로목사 측은 함성을, 이 목사 측은 야유를 보냈다.

송파경찰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3개 중대를 교회 인근에 배치했다. 또한 교회측이 신고해 옴에 따라 현장에 출동, 3명의 교인을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양측에 의한 고소고발 사건은 34건이며 100여명이 조사를 받거나 조사가 진행되는 중"이라며 "교회 운영을 둘러싼 내부다툼에 공권력이 휘말리지 않도록 엄정 중립의 원칙을 지키고 있으며 폭력사건이 발생하면 양측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후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력배 고용해 무차별 폭행, 거짓광고로 교회 헌금 수억원 탕진했다"

▲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측 교인들. 일부에서는 광성교회 사태에 대해 교회운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조호진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은 이성곤 목사가 제기한 '목사직무정지가처분 이의신청'이 적법한 이의신청이 아니라며 11일 각하 결정을 내렸다.

광성교회 임시당회장으로 파견된 김홍권(신창교회) 목사와 담임목사 반대 측 장로 26명 등은 12일 총회 재판국의 결정에 따른 성명을 통해 "이성곤 목사의 설교권을 포함한 일체의 직무가 정지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성곤 목사는 원로목사에게 진정·고소를 일삼고 사설경호원 고용과 4대 일간지 거짓광고 등을 하며 수억 원의 교회 헌금을 탕진했다"며 "지난 4일 전문폭력배 40여 명을 고용하여 교회 밖에서 기도하던 성도들을 급습, 무차별 폭행을 가해 수많은 사람들이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총회 재판 결과에 대한 여론이 불리함을 알게 되자 판결 하루 전 교단탈퇴를 선언하고 독립교단 가입을 운운했다"며 "이 목사와 그를 따르는 정상화대책위원회는 교단탈퇴를 선언하였으니 예배당을 비우고 떠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담임목사 반대 측 김경안 장로는 이날 "변호사 선임 등을 통해 물리적 충돌을 하지 않고 교회를 인수할 계획"이라며 "지난 4일 이 목사 측이 동원한 폭력배에게서는 술 냄새가 풍겼으며 이들은 이 목사 측 사람들에게 '아저씨 밟을까요'라고 물은 뒤 우리 교인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김 장로는 또한 교회 운영권 다툼이라는 시각에 대해 "교회 재산은 누구도 차지할 수 없다"며 "광성교회 사태는 종교분쟁이 아니다. 잘못된 목사 한 사람으로 인해 교회가 갈등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해 총회가 직무정지 결정을 내림으로써 판단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원로목사가 영신학원 이사장 내놓지 않은 게 원인, 깡패 동원은 일방적 주장"

▲ 광성교회 사태로 검찰이 보낸 통지서. 경찰은 양측의 고소고발이 심각한 지경이라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조호진
이성곤 목사 측은 총회의 직무정지 결정은 잘못된 것이어서 지난 10일 예장통합을 탈퇴하고 '독립교회연합회(고문 김준곤 목사·박조준 목사)'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예장통합을 탈퇴한 만큼 교단의 결정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게 교회의 입장이다.

이 목사 측은 광성교회 사태는 교회 운영권 싸움이 아니라 원로목사의 섭정에 의해 벌어진 마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성교회는 새로운 당회장이 겸직하도록 된 영신학원(영신여고·영신실고) 이사장을 김창인 원로목사가 내놓지 않는 등의 문제로 인해 광성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목사 측 이연희 장로는 이날 "영신학원은 교회의 재산이며 교회가 매년 7억원 넘게 지원하고 있다"면서 "원로목사는 이 목사에게 설교권만 물려주었을 뿐 영신학원 이사장 등의 행정권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한 반발 과정에서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장로는 교회 측이 조직폭력배를 동원했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4일 원로목사측 교인들의 강제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서로 얼굴을 모르는 게 좋겠다는 판단으로 마스크와 모자, 검은 점퍼를 교인들에게 입혔다"며 "우리 측 교인들도 원로목사 측의 폭력행사 과정에서 코뼈가 부서지기도 했다. 깡패를 동원했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 장로는 사태해결 가능성에 대해 묻자 "고소고발과 폭력사태로 이어지면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 목사를 물러나라는 주장만 접으면 대화할 수 있다. 원로목사가 내 잘못이라고 인정하면 사태는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기존의 주장을 고수했다.

한편 광성교회의 재산은 학교법인 영신학원, 기도원, 교회, 사택 등을 합치면 2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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