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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베이징에 내린 눈 풍경
ⓒ 조창완
지난 14일부터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중부는 물론이고 네이멍구(内蒙古), 깐수 등 북부지방 등에 적지 않은 서설(瑞雪)이 내렸다. 또 17일에도 베이징이나 네이멍구 라인에 눈이 내릴 것이라고 한다. 이들 지역은 우리 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 근원지여서 이번 눈으로 올해 황사 발생의 강도나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에도 북부 지역을 포함한 중국 전역에 비나 눈이 예상되고 있다.

날씨, 근원지 상태 좋아

이에 따라 한국에 많은 영향을 주는 황사 근원지들의 상태가 대부분 호전되고 있다. 가장 상황이 좋은 곳은 네이멍구 동북부 훈찬따커(渾善達克) 지역이다. 이곳은 최근 적설량이 많고, 초원의 보존 상태나 황사 근원지 치료의 효과를 가장 많이 본 곳이다. 훈찬따커 사막은 베이징의 정북향에 있는 사막으로 한국에는 3월 중순 이후 황사에 많은 영향을 주는 지역이다.

2002년 악몽의 대황사를 가져왔던 근원지들은 네이멍구 동쪽의 파두안지린(巴丹吉林) 사막이나 텅거리(騰格里) 사막 등이다. 이곳도 중순경에 포괄적으로 약간의 강설이 있어서 황사 근원지의 상태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또 오는 20일경에는 평균 기온이 5~10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예상돼, 황사 근원지들의 결빙 상태가 강해져 황사 발생요소가 줄어들고 있다.

▲ 2월 11일부터 15일까지 강수 분포. 파란색은 3~4일, 하얀색은 1~2일 동안 눈이 내린 곳을 표시한다
우선 중국기상국의 지난 2월 11일부터 15일 사이에 강설지역 분포를 보면 이런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지도의 중북부의 파란색과 하얀색으로 된 지역이 훈찬따커 사막 등지다. 이곳은 6일 사이에 3~4일 눈이 내린 지역(파란색)과 1~2일 눈이 내린 지역(흰색)이 대부분이어서 황사 발생 요소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 중국 서부에 초기 사막을 주도하는 신장성에도 약간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신장성은 1월부터 찾아오는 황사의 근원지들이다. 이미 1월 28일 신장(新疆)성 루오치앙(若羌)현에는 첫번째 황사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 지역 황사는 타클라마칸 사막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지역으로 한반도에는 특별한 기류를 타지 않는 한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

또 파두안지린이나 텅거리 사막 쪽은 그다지 눈이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2월 15일 22시 위성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의 대부분은 구름에 덮여 있고, 17일에는 눈이 내리고 있어 황사의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 2월 15일 중국 구름 위성사진. 베이징 서북부로 대형 구름들이 이동하며 눈을 뿌리고 있다
실제로 황사가 심했던 2002년이나 2004년에는 2월 중순까지 수차례 이상의 황사가 발생했지만 올해는 이 지역의 황사가 아직 보고 되지 않은 것도 이런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네이멍구 기상국의 멍야리(孟亞里·55) 수석 예보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지난 겨울의 강설량이 조금 있고, 근원지(沙地)의 상황이 좋다"며 "지금 내리는 눈들이 황사 억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황사는 3월 말이 넘어야 구체적인 상황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황사 약세'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황사 발생 요소, 전반적으로 감소

황사는 매년 2월부터 4월 사이 중국 북부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상승기류를 타고 지상의 모래나 흙, 먼지가 떠올라 강력한 동풍을 타고, 정동향인 우리 나라를 향해 오면서 발생하는 기상 현상이다.

이런 황사의 발생 요소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황사 근원지의 상태다. 아무리 상승 기류가 강해도 황사 근원지의 상태가 얼어 있거나 수분이 많으면 타고 올라갈 흙이나 먼지가 없어 황사가 발생하지 않는다. 올해는 황사 근원지에 추위가 계속 되거나 눈이 적절히 내리는 날씨를 보이고 있어 황사가 발생할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 1월 28일 신강성에 온 첫 황사 모습. 이곳 황사는 한반도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 신화화면캡처
다음 요소는 바람의 강도다. 전례를 봤을 때 엘리뇨 현상 등 이상기온 현상이 있을 때, 대기의 순환이 빨라져 이상 강풍이 와 황사의 이동이 강해지고 빨라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올해 엘리뇨 현상을 동반한 강한 더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 이에 따라 황사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기상청 등은 엘리뇨 현상이 약화되거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확실한 예측이 어려운 상태다.

또 하나의 기상 요소는 기온이다. 기온이 높을 경우 땅이 결빙되지 않아 증발량이 늘어나면서 사막 근원지의 상태가 현저히 악화된다. 지금까지 중국의 사막 근원지에는 큰 눈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기온도 최고 기온이 0도를 넘지 않아 증발량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고, 식물들의 고착 상태도 좋은 편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올해는 3월 하순경 네이멍구 서부에서 발원한 약한 황사는 몇 차례 예상되지만 큰 황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황사가 거의 없었던 2003년과 평년 수준이었던 지난 2004년의 중간선에서 황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엘리뇨 현상의 강화나 황사 발생기인 3월 말까지는 앞으로도 한달 정도가 남아 있어 그 사이에 기온이 급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등 복병도 있다. 하지만 이런 복병이 나타난다고 할지라도 예년 수준 이상은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황사에 대한 우려는 한 시름을 놓아도 될 전망이다.

▲ 15일 베이징에 내린 눈 풍경2
ⓒ 조창완
실제로 지난 1월 30일 기상 예보를 담당하는 중국 환징지엔처총짠(還境監測總站)은 올해 황사는 평년 수준인 지난 해보다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단 네이멍구 동부나 동북 지역은 약간 많을 수 있다는 예측을 내보냈다. 2월 1일자 <베이징르바오>(北京日報)도 네이멍구 시린궈러멍(錫林郭勒盟)의 현장 취재를 통해 '겨울 눈이 초원을 덮고 있어 봄 황사가 발생하기 어렵다'(冬雪掩草原 春亂起風沙)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황사 발생이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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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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