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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 황영대 강현일 정형욱
- 편집: 기종연
- 기획: 전재명
- 제공: JAP


"말은 제주로 보내고…"라는 속담에도 나오듯이 '제주'하면 '말(馬)'이다. 조선시대 국가가 운영하는 목장이 있던 제주도 중산간 목초지에는 수십~수백마리의 말을 몰아왔던 사람들이 있다.

제주말로 '말테우리'라고 불리던 사람들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버려 거의 명맥이 끊어질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제주에서 '마지막 말테우리'라고 불리는 고태오 할아버지(77)와 제주동물테마파크를 준비하는 제주사람 윤태현 회장이 손을 잡고 제주 전통의 말테우리 시연에 나섰다.

▲ 제주도의 '마지막 말테우리' 고태오(77세) 할아버지가 말을 얼르고 있다.
ⓒ 황영대
지난해 11월 27일 제주동물테마파크의 말목장에는 조랑말 70여마리가 몸을 풀고 있었다. 몇년만에 '말테우리질'을 하는 고태오 할아버지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 고 할아버지는 한 때 150마리까지 말을 몰아봤다고 밝혔다.

고 할아버지를 초빙한 윤 회장은 "가장 제주다운 축제를 모색하기 위해 위험한 일을 준비했다"며 "제주도의 중산간은 불과 20여년만 하더라도 말들이 뛰어놀던 곳으로, 수십마리의 말들을 모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장관일 것이지만 말몰이 자체는 고통스런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50여 마리의 임신한 암말들의 질주는 참석자들을 흥분시켰다. 하지만 작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부설목장에서 말들을 적당히 지치게 뺑뺑이를 돌렸는데 말들은 지치지 않고 몸만 풀렸던 상태.

▲ 한라산 중산간에서 '말테우리질'을 하고 있는 고태오 할아버지.
ⓒ 황영대
일단 질주가 시작되자 일부 말들은 방목장으로 가지 않고 '통제선'을 넘어 한라산 중산간으로 질주해 준비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 최선봉을 제주 경마장에서도 알아주던 여왕등극(동영상에서 맨 앞에 뛰는 말)이 이끌었으니.

제주마문화연구소장 장덕지(제주산업정보대) 교수는 "말테우리와 말들은 최소한 몇개월 이상 아침저녁으로 교감(말테우리질)이 있어야 하는데, 고 할아버지와 말들이 처음 만나자마자 일을 치뤄 고 할아버지의 말몰이 소리를 말들이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시연을 통해 말을 이용한 가장 제주다운 축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행사 참석자들은 숲에 들어간 말들을 포획하여 끌고 내려오는 '즐거운 수고로움'을 만끽했다. 임신한 암말들이 보여준 놀라운 질주와 포획 등 예상 외의 퍼포먼스도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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