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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상정문제등을 논의하던 최재천 열린우리당 간사, 최연희 법사위원장, 장윤석 한나라당 간사,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왼쪽부터).
ⓒ 오마이뉴스 이종호

최근 국회에서는 '검사와 변호사의 대결'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법사위원은 검사 출신이고, 열린우리당 법사위원은 변호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법사위는 전통적으로 대부분 법조계 출신 의원들이 장악했지만, 당별로 검사와 변호사가 나뉘는 것은 이색적이다. 여기에 국보법으로 옥고를 치른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까지 더하면, 법사위는 검사와 변호사, 그리고 피해자의 구도인 셈이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법사위가 축소판일 뿐 두 당의 인적구성이 전반적으로 검사와 변호사"라며 "'한나라당은 검사출신 로펌이고 열린우리당은 변호사출신 로펌'이라는 농담도 한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이러한 구성은 지역성과 당성을 대변해주는 것"이라며 "법사위 활동을 하다보면, 우리는 늘 변론이라는 관점에서 사건을 보고 한나라당은 공소라는 관점에서 사건을 봐서 사물을 보는 방식이 180도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법사위가 검사 위주로 구성된)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법사위는 지망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은 상임위 가고 남는 사람들이 온다"고 말했다.

▲ 지난 3일 밤 법사위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가운데).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장윤석 간사 등 공안검사 출신 활약

국보법 폐지안 처리를 둘러싸고 전쟁을 치르는 법사위 회의장은 '검사와 변호사, 피해자의 설전'이 연일 이어져 재판정을 방불케 한다.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을 살펴보면, 최연희 위원장부터 지난 1990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를 지냈다. 김재경 의원 역시 지난 1992부터 마산지방검찰청 거창지청과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검사였다.

간사인 장윤석 의원과 초선 주성영 의원은 공안검사 출신이다. 장 의원은 지난 1993년 서울지방검찰청 공안 제1부장검사를 지냈고, 주 의원은 지난 1996년 서울지검 공안1부검사를 시작으로 1998년 전주지검 공안부 검사를 역임하며 약 3년간 공안검사 생활을 했다.

법사위원은 아니지만 이번 국보법 폐지안 상정 과정에서 법사위원장석을 끝까지 고수하다 부상을 당해 입원까지 한 김재원 의원 역시 검사 출신이다. 이 과정에서 잠시 국회 법사위에 배치된 박승환 의원은 유일하게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원으로 변호사 출신 의원인데, 이번 국보법 파행에 적극 가담하면서 민변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강재섭·권영세·박세환·박희태·안상수·원희룡·정종복 의원 등이 검사 출신 한나라당 의원이다. 공안검사 출신 의원들도 두드러진다. 정형근 의원은 안전기획부 대공수사국장과 제1차장을 지냈고, 김용갑 의원은 안전기획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김기춘 의원은 지난 1974년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부장을 역임했고, 최병국 의원은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지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1994년 안기부에 파견근무한 경력이 있다.

▲ 지난 3일 밤 법사위에서 논의하던 최재천 열린우리당 간사와 천정배 원내대표, 최용규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최재천 간사 등 민변 출신 눈길

반면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은 한국외국어대 법대 교수였던 이은영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변호사 출신이다. 특히 민변 출신 변호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1994년 민변 교육위원장을 맡았고, '안기부의 시사저널에 대한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사건 무료변론', '문익환 목사 등 24인 5.18 사건 관련 재심 청구 무료변론', '2003 10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재심청구 소송 수행' 등 굵직굵직한 시국사건 관련 변호를 맡아왔다.

또한 이원영 의원은 민변 창립위원으로 노동위원장과 부회장을 역임했고 남부노동법률상담소 개설하기도 했다. 정성호 의원과 국보법 폐지안 상정 과정에서 법사위에 긴급 투입됐던 송영길 의원 역시 민변 회원이다.

이외에도 원내대표인 천정배 의원과 양승조·우윤근·최용규 의원은 개인 법률사무소에서 활동하며 시민단체 활동도 겸임하다가 정치에 입문해 법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우다.

[민주노동당] 법조계 출신 일색 법사위에 불만

한편 비 법조계 출신으로 법사위 활동을 하고 있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1989년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 사건으로 구속되어 3년간 옥살이를 했다.

노 의원은 지난 10월 법사위 활동을 위해 안양교도소를 방문한 뒤 "1990년 여름과 가을을 안양교도소에서 보낸 적이 있는데 0.75평 독방에서 5개월을 보냈다"며 "확실히 신문지 넉장 반 면적의 방은 조류라면 몰라도 포유류가 지낼 방은 아니었다"고 소회를 밝힌 적이 있다.

또한 노 의원은 "변호사 출신 한 의원은 모 법원 국감에서 제법 날카로운 질문을 준비했는데, 법원 동기인 판사를 국감장에 배석하게 해서 끝내 질문을 못했다고 한다"며 법조계 출신 위주의 법사위 구성을 비판하기도 했다.

▲ 지난 4일 오후 법사위 회의장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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