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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아나선 귀성객들의 손에는 저마다 선물꾸러미들이 들려있고 발걸음도 가볍다. 경제가 어려워 주머니 사정은 넉넉하진 않지만 그래도 고향에는 부모형제와 친지 그리고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표정은 밝다.

하지만 철도청, 경찰 등 관련기관 직원들과 취업이 되지 못해 가족들 만나기가 부담스러운 취업준비생, 그리고 청와대 앞 1인시위자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취업준비생에게는 명절이 괴롭다

대학원 수료를 앞두고 취업이 되지 않아 학교부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는 박아무개씨는 "고향에 가면 부모 친지들이 취업걱정에 이것저것 물으실거고, 그게 부담이 되어 이번 추석에 고향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앞 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경찰과 청소를 맡은 환경미화원은 추석에도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없다. 또한 부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남귀옥씨는 아파트 건축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해야하므로 고향에 갈 수가 없다.

남씨는 "지난 4년간 추석에 고향을 찾지 못했다"면서 "자신의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어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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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전문병원에서 허리치료를 위해 머물고 있는 재중동포 조아무개씨는 며칠 전 중국에 사는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불법체류의 신분이라 출국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 올 수 없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재외동포법 제정과 실행을 촉구하며 같은 동포로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대학에서 세계사를 전공한 방글라데시 출신 마숨(Masum)씨는 8년 전 아내를 두고 한국에 돈 벌러 혼자 온지 한 달 뒤 태어난 딸을 사진만으로 보고 실제 얼굴은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 추석에는 가족생각이 더 간절하다"고 말했다.

추석 당일과 다음날 이틀간 귀경객을 위해 심야 연장운행을 하기로 한 서울지하철 직원들도 연휴가 지나야 별도로 휴가를 내서 고향을 다녀올 수 있다. 추석기간 중 특별방범활동을 펼쳐야 하는 경찰관들 역시 시민들의 안전한 명절을 위해 평소보다 더 바쁜 비상근무를 서야 한다.

연휴기간 동안 극장을 찾을 관객들을 위해 정상근무를 해야하는 극장 직원 아주머니는 비록 가족과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노숙자들은 명절 때 더 배고프고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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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2년간 노숙자 생활을 하고있는 전직 주물공장 사장은 명절 때는 밥 주는 곳이 줄어들어 오히려 추석이 갈 곳 없는 노숙자에게는 더 배고픈 때라고 말했다.

명절기간 특별근무를 위해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더 큰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우리사회가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귀향을 포기한 사람들에게는 일자리 창출과 복지예산증대 등 사회적 약자보호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내년에는 최소한 고향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경우가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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