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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구례에서 사흘간 의원연찬회를 마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의원들이 30일 오후 광주 국립5.18묘지를 참배하고 헌화분향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의원들의 5·18 묘역참배가 하룻만에 복장 시비에 휘말렸다.

'5·18 가해세력'을 상징하는 민주정의당을 뿌리로 한 정당으로서 뒤늦은 사죄를 평가할 만하지만, 의원들이 단체로 트레이닝복을 입고 참배한 것이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30일과 31일 각각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논평을 냈다. 김형식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국회의원들이 민주화의 성지 5.18 국립묘역을 체육복 바람으로 참배했다"며 "한나라당에는 의관을 정제해야겠다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나? 당신들은 차례나 제사지낼 때도 잠옷 입고 지내냐"고 꼬집었다.

김배곤 민주노동당 부대변인도 "상식을 초월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체육복 참배행렬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국회의원들의 묘역참배에 체육복 차림을 본적이 없거니와 이를 모를 리 없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체육복 참배로 인해 참배의 진정성이 훼손될까 걱정스럽다"고 논평했다.

광주의 5.18 관련단체들도 광주의 아픈 상처를 끌어안으려는 한나라당의 제스처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평했으나 일부 관계자들은 "의원들의 복장이 참배의 의미를 깎아 내렸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찬반논란 끝에 어렵게 결행한 5·18 참배가 복장 시비에 휘말린 것에 대해 한나라당은 당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의원들이 입고있던 트레이닝복은 연찬회 유니폼으로서 30일 5·18 국립묘지뿐만 아니라 28일 독립기념관 '추모의 자리'에서 헌화·분향을 할 때에도 같은 복장을 입었다는 항변이다.

혹시나 있을 시비를 의식해 박 대표가 일부러 검정색 상하의로 갈아입었고, 그 대신 다른 의원들은 복장을 통일하고 검정리본을 착용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원죄를 씻으려는 의지를 더욱 강하게 보여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경북지역의 한 의원은 묘역을 둘러본 뒤 동료의원들에게 "내가 5·18에 대해 잘 몰랐는데, 진심으로 느끼는 바가 많았다. 다음에 올 때는 지역주민들을 데리고 오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영호남 화합의 분위기가 조금씩 무르익는 가운데 불거져나온 복장 시비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적 목적으로 시비를 거는 것에 대해 대꾸할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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