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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정리 : 이주빈·강성관 기자
사진 : 안현주 기자


▲ 3일 오후 5시간여 동안 3보1배를 한 추미애 민주당 선대위장이 광주역에 도착해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구급차로 이동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4신 : 밤 9시 35분]

5시간 3보1배 광주역에서 마쳐... 4일 오전9시 다시 시작


3일 오후 4시 44분경 전남도청 맞은 편 금남로에서 시작한 추미애 민주당 선대위장의 3보1배 행렬은 5시간이 지난 밤 9시 40분경 광주역에서 멈췄다.

첫날 3보1배는 광주역까지 계획했다. 추 선대위장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별다른 일 없이 광주역에 도착해 천막을 설치하고있다.

광주역 광장에 추 선대위장이 도착하자 동행한 여성 당원 9명과 당원으로 보이는 20여명은 격려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추 선대위장은 광주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에 올라탔다. 차가운 밤 공기를 피해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다.

추 선대위장은 광주역 광장에 설치된 천막에서 1박을 하고 4일 오전 9시부터 다시 광주 망월동 5.18국립묘지를 향한다.

김현종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오늘은 특별한 일정은 없다. 천막에서 서울에서 함께 온 수행원 10여명과 밤을 지샐 예정이다"며 "여기(광주) 와서는 특정후보를 위한 지원활동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3보1배는 개인자격으로 하는 것이다"면서 "3보1배가 끝나면 선대위장으로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왜 광주시당이나 지구당 당원들이 삼보일배에 함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광주시당이나 지구당에 삼보일배를 함께하자고 공식요청 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3신 : 3일 저녁 8시 20분] 점점 지쳐가는 3보 1배

추 선대위장의 3보 1배가 저녁 7시 40분경 다시 시작됐다. 이에 국민의 힘 회원들도 18보 1배를 하며 따라 붙었다. 현재 추 선대위장은 롯데백화점 옆 대인광장에서 신호 대기중이며 양편에서 보좌진들이 부축을 받으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친 모습에 수행당원들이 "조금 쉬었다가 하자"고 걱정스러운 말을 했지만 추 선대위장은 "그냥 계속하겠다"면서 3보 1배를 이어갔다.

[2신 : 3일 저녁 7시 40분]

"힘내라"는 음료수는 받았지만... 민심은 '글쎄'


▲ 3보1배를 하는 중 한 시민이 "힘내세요"라며 추 선대위장에게 음료수를 건네자 함께 동행하던 당직자가 대신 받아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광주지역 민주당 후보들의 '석고대죄 단식농성'에 이어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3일 동안 이어갈 '3보 1배'가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남로에서 추 선대위장의 3보 1배를 지켜본 김경백(26.대학생)씨는 "정치적 쇼일 뿐이다"고 잘라말했다. 김씨는 "한쪽에서는 충장로 입구에서 민중연대 집회를 하고 있는데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취재진은 별로 몰리지않고 이쪽은 한명이 하고 있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몰려있다"면서 "너무 상반된 모습이다"고 씁쓸해 하기도 했다.

한 아이의 손을 잡고 이를 지켜본 김희성(44)씨는 "가슴이 아프다"면서 "민주당이 광주를 배신했는데 광주시민으로서 마음이 아프다"고만 말했다.

김용권(50)씨는 "추미애 의원의 저런 모습은 짠하다. 그러나 이미 물 건너갔다"며 "여론은 지나버렸는데 진작 저렇게 했어야지, 반응이 전혀 없지않느냐. 돌아서버린 광주시민의 마음은 쉽게 돌아서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응채(48)씨는 추 선대위장의 3보 1배에 기대감을 보였다. 이씨는 "민주당 의원 중 호남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추미애다"면서 "추 의원이 선대위장으로서 당을 다시 추스리고 활동하는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직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이씨는 "추 의원의 저런 모습을 보니 안타깝고 안쓰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6시경에 3보 1배를 하는 추 선대위장을 알아본 한 시민은 "힘내세요"라며 음료수를 건네기도 했으며 한 아주머니는 박수를 쳐주기도 했다. 추 선대위장은 3보 1배를 시작한 지 1시간 30여분이 지나 금남로 5가 삼성생명 4거리에서 롯데백화점 방향으로 향했다.

3보 1배에 대해 박광우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먼저 측은하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면서 동정심이 생길 수 있지만 호남이 마음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면서 "민주당은 별 짓을 해도 심판받아야 된다. 쿠테타를 해놓고 그것은 철회하지도 않으면서 이제와서 보여주기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금남로 1가에서 열린 민중대회에 참석자들은 추 선대위장의 행렬을 지켜봤다.

추 선대위장이 금남로 1가를 지날 무렵, 민중대회 사회자는 "지금 저명한 한 정치인이 사죄를 바라며 삼보일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며 "노동자와 농민이 죽어갔을 때 그렇게 빌고 계신 당신은 어디에 계셨습니까. 선거철이 돌아오니까 이제야 국민들이 무서우신 겁니까"라고 비꼬았다.

▲ 추 선대위장의 3보1배에, 오후 6시 20분경 이윤정(우리당 중앙위원)씨 등 국민의힘 회원들이 "오월영령을 두번 죽이지 말라"며 18보 1배에 나섰다. 이들이 추 선대위장 뒤에 따라붙으면 서로 엉키자 수행원들이 나서 길 옆으로 안내하고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석고대죄' 민주당 후보들이 보는 '3보1배'

등을 돌린 호남 민심을 되돌리려는 추미애 선대위장의 3보1배.

호남 민주당 후보들의 총선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미지수다. 다만 추미애 선대위장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민주당 의원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반전의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을 전연 배제할 수 없다. 또 무너져 내리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동정심이 부동층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추 선대위장이 망월동까지의 3보1배 행진에 광주지역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최경주(광주 북을), 장홍호(광주 서을), 김대웅(광주 동구) 후보만이 추 선대위장의 행진을 지켜봤다.

중앙당에 기대할 것이 없다며 '각개약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기대반 우려반 이었다.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며 '석고대죄 단식농성'을 벌인 바 있는 장홍호 후보는 "3보1배 사실을 전혀모르고 있었다"면서 "어떻게 비춰질 지 모르겠다. 저 모습이 (선거에)좋은 것인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어 장 후보는 "민주당이 광주시민들의 바람에 역행해 민주 성지인 광주에서 사죄하겠다는 충정이다"면서도 "접근(말하기가)하기가 조심스럽다. '쇼'라고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단식농성에 나섰던 김대웅 후보는 "하루종일 표심 얻어놓으면, 다음 날 아침신문에 표 떨어지는 소식만 있다"면서 중앙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을 살리고 시민에게 사죄하기 위한 살신성인의 자세다"면서 "추 선대위장의 진심을 시민들이 알아주면 다시 민주당이 사랑받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최경주 후보는 "정치 쇼로 볼수도 있지만 2박 3일 동안 3보1배를 하는 것은 온 몸을 던지는 것이다. 이것은 광주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면서 "이런 모습이 민주당에 대한 민심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권파들이 사실상 무장해제 시켜서 시민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조순형 대표 등을 비난하기도 했다. / 강성관


국민의힘 회원들, 상복입고 18보1배... "뭐하는 것인지"

추 선대위장은 6시 40분경 보좌진의 부축을 받으며 미리 대기하고 있던 앰블런스에 올라 저녁 식사겸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의 3보 1배는 저녁 7시 40여분 부터 다시 시작됐다.

한편 추 선대위장의 3보 1배 행렬에 열린우리당 광주동구 경선에 참여했던 이윤정(우리당 중앙위원)씨가 오후 6시 20분 경 국민의힘 회원 4명과 함께 상복을 입은 채 따라 붙었다. 이날 이씨는 국민의힘 회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상복을 입고 '탄핵무효'라는 글귀가 적힌 상모를 쓰고 '오월 영령을 두번 죽이지말라'는 피켓 등을 들었다. 이들은 18보 1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윤정씨는 "탄핵무효를 주장하기 위해서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행렬에 민주당 당원과 주위 시민들은 "저렇게 몸을 던져 사죄를 하겠다는데 경선에서 떨어진 사람이 뭐하는 짓이냐. 염장을 지르는 것이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참 안쓰러운 풍경이다. 진심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추 의원의 저런 모습이 결코 이반된 민심을 추스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면서 "(추 의원이) 어찌되었든 사죄하겠다고 애쓰는 것인데 우리당 경선 탈락자라는 사람이 저렇게하는 것은 더 추하다"고 한 숨을 쉬었다.

이어 그는 "우리당 사람들이 경거망동하고 있는데 민심이 우리당이 잘해서 지지하는 것이 결코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3보 1배에 나선 추 선대위장은 얼굴이 초췌해 보였다. 김현종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탈진한 적이 있는데 아직 건강을 회복한 상태가 아니다"면서 "의사 검진을 정식적으로 받은적은 아직 없어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추 선대위장의 3보 1배에는 박준영 민주당 선대본부장, 중앙당 당직자, 광주시당 당직자 등 당원 20여명과 취재진이 함께하고 있다. 박준영 선대본부장은 추 선대위장의 모습을 침통한 모습으로 지켜봤다.

▲ 2박 3일 동안의 3보1배에 나선 추 선대위장을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1신 : 3일 오후 5시 20분]

추미애, 광주 금남로서 3보1배... 5일 망월동 5.18 묘역까지


돌아서버린 민심만큼이나 싸늘한 봄바람이 부는 전남도청 앞 금남로에 '추다르크'가 섰다.

민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 개혁을 주창했던 '추다르크'는 '칼'을 대신해 하얀 운동화에 개량 한복을 입고 80년 5월 민주화 함성이 가득했던 그 광장에 섰다.

3일 오후 4시 44분 추미애 민주당 선대위장은 광주 금남로 상무관 앞에서 참회와 사죄의 3보1배를 시작했다.

추미애 선대위장은 3보1배를 시작하기에 앞서 '참회의 변'을 밝혔다. 추 선대위장은 "민주화를 지켜온, (광주에) 피땀을 흘린 민주 자존심에 큰 상처를 드리고 민주당을 지키지 못한 점 반성하고 사죄한다"면서 "종아리를 걷어붙이고 어떤 매를 때리더라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이어 추 선대위장은 " 그런 심정을 다 표현할 수 있다면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제 각오를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하고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의 마음으로 이 곳에 왔다"고 밝혔다.

또 추 선대위장은 "체력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여러분 자존심에 상처에 위로될 수 있다면 제 한 몸 던진다는 각오로 첫 발을 시작하겠다. 의로움을 다시 찾아 민주당에 혼과 생기를 불어넣겠습니다"고 말하고 오후 4시 44분 경부터 3보 1배를 시작했다.

추 선대위장의 3보 1배는 5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추 선대위장은 광주 금남로를 거쳐 롯데백화점을 지나 광주역 앞까지 도착해, 광주역 광장에 천막을 치고 이 곳에서 1박을 할 작정이다. 추 선대위장의 3보 1배 행진은 광주 망월동 소재 5.18국립묘지까지 이어진다.

한미애 비서에 따르면, 추 선대위장은 광주에 머무르는 3일 동안 오직 3보 1배 행진만을 하게 된다.

다음은 3보 1배에 앞서 밝힌 추 선대위장의 발언 전문이다.

"죄송한 마음으로 왔습니다. 민주화를 지켜온 (광주에) 피땀을 흘린 민주 자존심에 큰 상처를 드리고 민주당을 지키지 못한 점 반성하고 사죄합니다. 종아리를 걷어붙이고 어떤 매를 때리더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심정을 다 표현할 수 있다면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제 각오를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민주의 혼이 담긴 민주당을, 얼룩지고 망가진 민주당을 새롭게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의 마음으로 이 곳에 왔습니다. 저도 몸과 마음이 괴로운 사람입니다. 체력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상처를 입은 여러분의 자존심에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제 한 몸 던진다는 각오로 첫 발을 시작하겠습니다. 의로움을 다시 찾아 민주당에 혼과 생기를 불어넣겠습니다."


▲ 3보1배에 나서기 전 전남도청 앞 도로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는 추 선대위장.
ⓒ 오마이뉴스 안현주
추 선대위장은 광주역 광장 천막에서 1박을 하고 4일 오전 9시부터 다시 3보 1배를 시작할 예정이다. 민주당 중앙당 한 관계자는 "지금 예정대로라면 5일 저녁까지는 최종 목적지인 망월동 5.18국립묘역에 도착할 것 같다"면서 "50분 가고 10분 쉬는 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선대위장이 '3보 1배'에 나선 것은 민주당 중앙당 당직자들의 몇 가지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애초 중앙당 몇몇 사람들이 민주당이 거듭나기위해서는 추 위원장이 광주나 일정한 지역에서 무엇인가를 해야되는 것 아니냐는 제안이 있었다"면서 "3일 제주도 가기 전까지는 최종 결정 없었는데 제주4.3항쟁 행사에 참석해 식당에서 질책성 격려를 받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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