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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조계사 극락전에서 '참회와 사죄의 108배'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2신 대체 : 24일 저녁 8시25분]

조계사 주지스님 만류로 '3000배'에서 '108배'로


당초 '참회와 사죄의 3000배'를 올리겠다고 밝혔던 박근혜 대표는 조계종 지홍 주지스님의 만류로 108배로 대신했다.

▲ 합장하고 있는 박근혜 대표.
ⓒ 오마이뉴스 권우성
박근혜 한나라당 신임대표는 불교신도인 전용원 의원을 비롯해 이승철 의원, 전여옥 대변인과 함께 오후 5시10분께 조계사에 도착했다. 박 대표는 조계사 도림 총무스님의 안내를 받아 대웅전에서 삼배를 올린 뒤 종무소로 옮겨 지홍 주지스님과 20여 분 동안 차를 마시며 덕담을 나누었다. 박 대표는 이어 대웅전 앞 불사리탑에 향을 피운 뒤 108배 장소인 극락전으로 향했다.

박 대표는 향을 피우면서 "나라와 국민이 편안하고 나라가 희망을 갖고 발전할 수 있도록 빌었다"고 말했다. 극락전에 도착한 박 대표는 익수 스님의 죽비소리를 신호로 20여분 동안 108배를 했다. 여기에는 한나라당 관계자를 비롯한 조계사 신도 등 20여 명이 함께 동참했다.

조계사 50∼60대 여 신도들은 박 대표가 조계사 방문하자 "축하합니다", "힘내세요"라고 말하며 반겼고, 박 대표는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포옹하기도 했다.

60대 남자 신도는 눈물을 흘리며 박 대표의 손을 부여잡았다. 그는 "어르신(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으면 모든 영광이 소원대로 될 것"이라며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꿋꿋하게 나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조계사 신도인 박숙자(여·62)씨는 "육 여사께서 불심이 돈독했다"며 "지만이가 마약을 해 잡혀가는 것을 볼 때 가슴이 아팠다"며 "어머니가 살아 있었으면 그렇게 되겠느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씨와 함께 있던 여신도들은 "진실로 참회하는지 건성으로 하는지 부처님은 다 안다"고 덧붙였다.

▲ 박근혜 대표가 조계사에 도착하자 여성들이 박수를 치고 손을 내밀며 반기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다음은 박근혜 신임대표와 조계사 지홍 주지스님과의 일문일답이다.

"한나라당 잘못 참회한다", "자기 양심을 속이지 않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박 대표 "어려운 상황에 대표를 맡아 책임이 무겁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을 제대로 못 잔다."
지홍 스님 "한나라당을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대표 수락연설을 어제 TV에서 들었다. 그렇게 되리라 빌겠다. 좋은 당으로 만들어달라."

박 대표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3천 배를 드리러 온 것은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한나라당이 잘못한 것에 대해 국민께 깊이 사과하고 참회하면서 반드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하기 위해 온 것이다. 분열된 사회에 화합의 불씨를 지피고 정치를 깨끗이 정화하겠다."
지홍 스님 "지금은 3천 배 숫자가 중요한 것 같지 않다. 그러한 마음을 갖고 당을 깨끗이 하고, 정치와 개인의 삶을 깨끗이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중책을 맡은 만큼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108배만 하는 게 좋겠다. 3천 배 약속은 나중에 정치를 잘한 뒤에 하는 게 좋겠다."

박 대표 "나라가 국론 분열돼 화합을 이루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겠는가."
지홍 스님 "정치 상황이 이러한데도 각자 자리를 지키는 훌륭한 국민의 뜻만 따르면 잘 될 것이다. 정치행보와 기술, 기능정치 가지고는 되는 게 없다. 국민의 뜻을 따르면 국가의 안정과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승철 의원 "덕담 한 말씀을 부탁한다."
지홍 스님 "잘 판단하고 있고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실천에 옮기는지가 중요하다. 자기 양심을 속이지 않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박 대표 "한나라당에 제일 중요한 말씀이다."

"국민의 편안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누구든 만나겠다"

▲ 스님이 박근혜 대표에게 절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박 대표는 108배를 마친 뒤 대웅전 옆 주차장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누었다. 박 대표는 천막당사에 옮긴 심정에 대해 "황야에 나앉은 마음"이라며 "국민의 편안과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면 누구든 만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 108배를 마친 소감이 어떤가.
"분열된 사회의 갈등을 화해시키면서 미래를 열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3천 배를 하려고 했으나, 스님께서 쓰러질 것을 우려하며 만류해 108배를 했다. 국민께 사죄하고 거듭나겠다는 마음을 다지고, 화해로 갈등을 치유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 성당, 사찰, 교회 등 3개 종교기관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인가.
"종교를 떠나 나라의 안녕과 화해·화합을 다지기 위해서다."

- 당사를 천막으로 옮겼는데 불편하지 않은가.
"불편한 것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 국민의 분노가 풀어지도록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국민들이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지금은 황야에 나앉은 마음이다. 돈 없이 정치를 할 수 있는 힘을 기르자는 뜻으로 천막으로 당사를 옮긴 것이다."

-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돈 없는 정치가 가능하겠는가.
"개정된 선거법의 통과를 반겼다. 개정된 선거법이 매우 엄하며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법을 어기면 당선돼도 무효가 된다. 선거가 깨끗해지길 기대하며 깨끗해져야 한다."

- 촛불문화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정치적이다 아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순수한 문화행사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촛불문화제가) 갈등을 화합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 여당과의 대화를 할 계획이 있는가.
"아직 일정은 없다. 정치인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편안과 국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 목적이라면 언제든 여당을 찾아가 누구든 만나 의논할 수 있다."


▲ 20여분만에 108배를 마친 박근혜 대표가 스님이 권한 물을 마시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1신 : 24일 오후 5시]

박근혜 대표, 조계사에서 '참회와 사죄의 3000배'


박근혜 한나라당 신임대표는 취임 첫 날인 24일 오후 4시30분경 조계사를 방문, '참회와 사죄의 3000배'를 드리기로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의식에 앞서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과 정치권의 잘못에 대해 철저히 사죄하고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단지 말 한마디, 문서 한 장으로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고행을 통해 몸으로 사죄와 거듭남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명동성당에서는 고해성사를 한 후, 조계사에서는 3000배를 드리고, 영락교회에서는 회개의 예배를 드리겠다"면서 "이는 종교의식을 초월해서 '국민에게 고해성사를 드리는 것이고, 국민에게 3000배를 드리는 것이며 국민에게 회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마라톤과 비유될 정도로 어려운 3000배의 고행을 통해 제 자신을 스스로 가다듬고자 한다"며 "정치인 모두가 자기 반성과 완성에 힘쓰고 겸손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나라가 갈등과 분열과 부패에 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배용수 부대변인은 "주변에서 말렸으나 본인이 직접 '3000배'를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3000배를 본인이 다 하는 것이 아니라 스님들과 함께 하며, (적어도)1000회 이상은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한편 박 대표는 내일(25일) 새벽 5시경 인력시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3000배 등으로 인해 일정을 하루 뒤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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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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