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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만 하루만 지나면 새해가 밝아옵니다. 우울한 경제 사정만큼 언론계에도 우울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방송계는 디지털방송 문제와 한국방송(KBS)의 수신료 문제로 들끓고 있고, 신문업계는 여의치 않은 광고사정 만큼이나 <스포츠조선>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지난 10월 6일부터 시작된 <스포츠조선>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 인권유린 사건을 기록한 것들입니다. 현재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는 지난 12월 24일부터 집회 장소를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광화문 네거리로 옮겨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일 점심 때마다 진행되고 있는 <스포츠조선> 점심 집회는 이제 '안티조선'의 새로운 도화선이 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집회를 준비하는 이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했듯, 개혁의 대상자들도 밤잠을 못이루고 고민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 이영환

ⓒ 이영환

전국언론노조와 스포츠조선지부는 가을볕이 따사롭던 지난 10월 6일 스포츠조선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곧바로 로비농성에 들어갔습니다. 회사측에 의한 노조탄압은 그런대로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과 심지어 임산부에게 가해진 '음주권유' 사건은 더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 그 자체였습니다. 그들은 일어섰고, 또 싸움을 다짐했습니다.

ⓒ 이영환

ⓒ 이영환

그러나 족벌언론과의 싸움은 쉽지 않았습니다. 첫날부터 극렬한 저항이 이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농성장은 회사측에 의해 처참히 유린됐습니다.

ⓒ 이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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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연자실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농성장을 광화문으로 옮겨 철야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그들은 난생 처음 길거리에 천막을 쳤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강제 철거돼 그들은 이슬을 맞아 가며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11월 3일. 때마침 헌법재판소에서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재외공관 주변에서도 집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국언론노조는 곧바로 조선일보 앞 집회신고를 냈고, 11월 3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50여 일째 점심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이영환

ⓒ 이영환

조선일보 앞 집회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사소한 문제를 빌미삼아 몸싸움이 벌어지기 일쑤였습니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으로 그들은 광화문 철야농성장에 촛불을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노력은 헛되지 않아 많은 이들이 집회 장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독립기자' 정지환 <시민의신문> 취재부장이 '조선일보 역사 바로알기' 길거리 특강을 시작했고, 오한흥 옥천신문 대표와 KAL858기 실종자 대책위 관계자들이 조선일보사 앞으로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12월 들어 강추위가 엄습했지만 특강의 열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제 광화문 네거리에서 보다 본격적인 투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안티조선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했기에 그들은 이제 '안티조선'을 하려고 합니다.

KAL실종자 대책위 한 어머니는 조선일보에게 주는 새해 선물로 '말바꾸기'를 그만하라며 두 마리의 말 모형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새해에는 봄날이 오기 전에 성희롱, 인권유린 당사자들에 대한 회사측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뤄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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