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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와요 충무항에'가 실린 70년도 앨범자켓과 LP판. 검은 양복의 가수가 김성술씨.
ⓒ 김영훈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국민가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을 모르는 국민들이 과연 있을까? 아마도 성인이라면 열이면 열, 다 아는 노래라고 답할 것이다. 그런데 이 노래가 사실은 '돌아와요 충무항에'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던 곡을 다시 개사해서 발표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원조격인 노래가 '돌아와요 충무항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통영(구. 충무시)출신 요절가수 김성술(예명 김해일)씨가 작사하고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작곡가인 황선우씨가 곡을 붙인 노래 '돌아와요 충무항에'가 실린 옴니버스 형식의 앨범이 발견되면서 밝혀졌다.

유니버설레코드사가 지난 1970년 12월16일 발매한 33과3분의1 LP판으로 제작한 이 앨범에는 고 김성술씨가 김해일이라는 예명으로 '돌아와요 충무항에'와 '떠나간 당신' 등 4곡을 부르고 있으며, 이 외에도 김국환의 '발길 돌리는 여인' 등 3곡, 이장용의 '너는 사랑의 나그네' 등 3곡, 남미성의 '밤이 흐른다' 1곡 등 모두 12곡이 수록돼 있다.

이 옴니버스 앨범의 작곡자는 김동주씨와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작곡자로 유명한 황선우씨 2명이 참여했다.

고 김성술씨는 당시 이 음반을 발표한 다음해인 1971년 대연각호텔 화재 때 26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 했으며, 이 때 그의 유가족들이 음반을 전부 회수해 불사르면서 이 음반의 존재가 잊혀졌다.

그후 작곡가 황선우씨는 '돌아와요 충무항에'의 노랫말 가운데 지명을 부산을 나타내는 내용으로 대부분 개작해서 1972년 '돌아와요 해운대에'라는 제목으로 당시 조용필과 이남이 등이 팀을 이룬 김트리오에게 넘겼고 조용필은 다시 4년 뒤 자신의 독집앨범에 이 곡을 반박자 빠른 템포로 고치고 약간의 노랫말을 고쳐 재수록하게 됐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결국 '돌아와요 충무항에'가 발표된 뒤 6년이 지난 1976년에 그의 첫 번째 독집앨범에 수록된 것이다.

그러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작사, 작곡자로 알려진 황선우씨는 원조격인 '돌아와요 충무항에'의 노랫말 중 동백섬, 부산항 등 일부 지명을 제외하면 "꽃피는 미륵산에 봄이 왔건만 님 떠난 충무항은 갈매기만 슬피 우네..."와 거의 흡사해 노랫말 표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앨범을 찾은 향토가수 이상길(43)씨는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원래 충무항이었다는 말은 많았지만 앨범이 남아 있지 않아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고 김성술씨의 친구 중 한 명이 옴니버스 앨범을 간직하고 있었다"며 "고 김성술씨가 요절하지 않았다면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돌아와요 충무항에라는 제목으로 수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을지도 모르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같은 사실을 시민들과 관광객에게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시비라도 건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은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돌아와요 충무항에'의 노랫말 중 각 1절이다.

▲돌아와요 충무항에 (김성술 작사, 황선우 작곡, 김해일 노래)
꽃피는 미륵산엔 봄이 왔건만 님 떠난 충무항은 갈매기만 슬피우네
세병관 둥근기둥 기대여 서서 목메어 불러봐도 소리없는 그사람
돌아와요 충무항에 야속한 내 님아

▲돌아와요 부산항에 (황선우 작사·작곡, 조용필 노래)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떠난 부산항엔 갈매기만 슬피우네
오륙도 돌아서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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