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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만 대표
ⓒ 오마이뉴스 윤성효
지난달 29일 조두남기념관 개관식을 저지하기 위해 밀가루를 뿌린 혐의(폭력)로 구속돼 지금 마산교도소에 있는 김영만(58) 희망연대대표는 “이제 가곡 <선구자> 안부르기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5일 <위클리경남>과 옥중인터뷰를 통해 “친일행적이 뚜렷한 윤해영이 작사하고, 역시 친일증언이 나온 조두남이 작곡한 <선구자>를 더 이상 ‘제2의 애국가’처럼 애창하는 것은 스스로 독립국가의 국민임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따라 “마산역 앞에 있는 <선구자> 노래비는 물론 조두남기념관의 역사왜곡, 기념관 앞의 <선구자> 노래비 등에 대한 철거소송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 역사바로세우기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이번에 구속적부심마저 기각된 데 대해 “솔직히 불구속 재판까지는 각오했지만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다분히 요즘의 사회분위기와 감정까지 섞인 대응이라고 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누런 황토색 수의를 입고 있었으나 건강은 좋아 보였다. 그의 교도소 생활은 지난 91년 강경대 치사사건 당시 정권타도 투쟁을 벌이다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된 지 12년 만이다.

한편 희망연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영호)는 진주의 남인수 가요제, 함안의 조연현 문학관, 밀양의 박시춘 가요제, 통영의 유치환 문학관을 비롯,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친일파 기념사업 반대 시민운동과 연대, 전국 단위의 역사바로세우기 투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구자>안부르기 운동 주창 오양호·김삼웅 교수

“한마디로 넌센스요 누가 검증했죠?” “그거 한마디로 넌센스요. 도대체 누가 고증을 했답니까?”

인천대 오양호 교수는 최근 마산시가 건립한 ‘조두남기념관’이 친일작가 윤해영을 ‘독립투사’로 표현해놓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이렇게 말했다. 오 교수는 지난 91년 논문<1940년대 시의식 고찰-윤해영과 만주체험의 두 반응>을 통해 윤해영의 친일행적을 밝힌 바 있다.

오 교수는 이어 94년 국어국문학회지에 발표한 <윤해영 시의 율격과 시대의식 고찰>이라는 논문에서도 <오랑캐고개> <해란강> <사계> <발해고지> <낙토만주> <척토기> <만주아리랑> 등 친일시를 소개하면서 시인의 역사적 책무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시인은 한 시대를 예언하는 지식인이다. 시인을 지식인의 앞 자리에 두지 않았던 시대도 없었고, 그런 사회도 없다. 그렇다면 시인으로서 윤해영이 남긴 떳떳하지 못한 행적에 대한 문책은 지나가는 말로 면책될 문제가 아니다. 그의 예술적 행위가 어떤 시인의 그것 못지 않게 우리들 앞에서 생생히 숨쉬고 있음을 생각할 때 이런 사정은 더욱 급박해진다.”

그는 또한 <선구자>의 작곡자인 조두남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했다. “조두남씨도 음악적으로는 어떤 연구나 조명이 이뤄졌는지 몰라도, 역사적으로는 그의 생애에 대해 조명이 이뤄진 게 없는 인물이예요. 역사적인 조명도 제대로 안된 사람을 마산시라는 자치단체가 제대로 검증도 없이 기념관을 지었다는 것 또한 말이 안되는 일이지요. 학자들이 눈을 번연히 뜨고 있는데….”

▲ 조두남 기념관 전경
ⓒ 경남도민일보
선구자, ‘친일파’의 다른 표현. 검증부재는 마산시의 책임
무검증 친일작가 마산의 수치, 공감대 얻는게 우선


그는 93년 <동아일보>에 “친일작가가 지은 가곡 <선구자>를 정부의 공식행사에서 연주해선 안된다”는 칼럼을 썼다. ‘선구자 안부르기 운동’의 창안자였던 셈이다. 이에 따라 당시 국가보훈처는 임시정부 선열 5위를 영결하는 국민제전에서 당초 <선구자>를 공식 조가로 선정했다가, 광복회 등 독립운동 유관단체의 반대로 조가를 바꾸기까지 했다. 작사·작곡 미상의 <선열추념가>로 바꾼 것이다.

당시 보훈처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의 영결식에서 학계의 일치된 의견은 아니지만 친일 행적시비가 일고 있는 시인의 노래를 부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랬던 <선구자>가 10년이 지난 2003년 마산에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오 교수에 이어 <대한매일> 주필을 거쳐 성균관대 겸임교수로 있는 역사학자 김삼웅씨도 93년 ‘선구자 안부르기 운동’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그해 8월25일 <한겨레신문>에 쓴 칼럼을 통해 “윤해영의 행적을 모르고 있을 때는 <선구자>를 감동적으로 부르고 들었으나 이제 그의 친일행적이 밝혀진 이상 그럴 순 없다”며 “총독부 청사나 총독관사를 철거하는 것만이 일제잔재의 청산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도 마산의 조두남기념관이 <선구자> 일색으로 꾸며진데다, 윤해영을 독립투사로 왜곡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어이없어 했다.

“그런 말이 안된다. 원래 선(先)친일, 후(後)독립운동가는 독립운동가로 인정해주지만, 선 독립운동, 후 친일은 친일파로 규정된다. 윤해영은 친일조직인 오족협회에 총무까지 지낸 사람인데 그가 독립운동가라니,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

김 교수는 이어 “마산은 특히 일제의 수탈이 많았던 곳이고, 그에 대응한 민족의식도 강한 곳이었다. 바로 그런 정신이 3·15의거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역사적인 검증도 없이 친일작가의 가곡을 떠받드는 것은 마산의 수치다”라고 말했다. 그는 “청주에서 정춘수의 동상이 의식있는 시민단체에 의해 철거됐듯이, 마산에도 양심있는 시민단체나 시민들이 있을 줄로 안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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