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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철 민주당 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7일 최근 신당 논의를 둘러싼 당의 불협화음을 없애고 당의 화합과 단결을 촉구하는 뜻에서 인용한 '절영지연(絶纓之宴)'이라는 고사성어 때문에 입방아에 올랐다. 민주당 안에서는 정 대표의 고사성어에 대해 절묘한 비유라는 평에서부터 잘못을 보고도 묵인하라는 얘기냐는 비판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국민정치연구회 지도위원 모임에 참석해 '절영지연'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했고, 이후 한 참석자가 이에 대한 뜻풀이를 해주었다.

후세 사람들이 '절연지연'으로 부르는 이 고사성어는 "초나라 장왕이 자신의 애첩, 그리고 신하들과 향연을 베풀던 중 불이 갑자기 꺼진 순간 신하 가운데 한 명이 애첩의 몸을 더듬자 애첩이 그 신하의 갓끈을 떼어 장왕에게 처벌을 요구했는데 장왕은 향연에 참석한 모든 신하의 갓끈을 떼라고 한 뒤 다시 향연을 시작했다"는 데서 유래됐다.

다음은 '절영지연'에 얽힌 이야기다.

"초나라 장왕이 군대를 이끌고 전쟁 나간 사이 벼슬을 깎인 것에 대한 불만으로 반란을 일으킨 투월초의 난을 평정한 후 공을 세운 신하들을 위로하기 위해 크게 잔치를 벌였다. 이 잔치의 이름을 태평연으로 부르게 했다. 그리고 장왕이 총애하는 허희로 하여금 시중을 들도록 했다.

한창 주연이 무르익을 무렵 바람이 불어 촛불이 꺼져버려 주위는 어두워 아무 것도 보이질 않았다. 그 어둠 속에서 한 사내가 허희를 끌어안고 희롱을 하려 하였다. 허희는 얼른 몸을 빼 그 자의 갓끈을 잡아떼고는 임금에게로 가 촛불을 밝혀 갓끈을 떼인 치한을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말을 들은 장왕은 "아직 불을 밝히지 마라. 오늘은 과인이 경들을 위해 베푼 자리이니 마음껏 즐기도록 하라. 우선 그 거추장스러운 갓끈부터 끊어 버리고 질탕 마시도록 하라. 갓끈을 끊지 않는 대부는 과인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니 그리 알라"고 말했다.

이에 모든 대부들은 갓끈을 끊어버리니 허희의 허리를 안은 사내를 찾을 길이 없었다. 그 후 정나라가 진나라와 가까와진 것을 못마땅히 여긴 장왕이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정나라를 공격한 일이 있었다. 장왕이 친히 군대를 이끌고 진격하는데 너무 앞서 진격하는 바람에 혈로가 끊겨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 때 죽음을 무릅쓰고 혈로를 뚫고 장왕을 구해 준 젊은 장수가 있었다.

장왕이 그 장수가 누구인지 물었다. 젊은 장수는 예전에 왕이 베푼 향연에서 술김에 그만 왕이 총애하는 미희의 허리를 잡다가 갓끈을 끊긴 치한이었다고 말했다. 그 때의 은고를 갚기 위해 죽기를 마다하고 적진에 뛰어들어 장왕을 살려낸 것이다. 장왕이 그에게 벼슬을 높여 내리려 하였으나 그 젊은 장수는 불경스런 죄를 죄은 몸이라 이를 사양하고 장왕이 계속 벼슬을 내리려 하자 끝내 받지 아니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후세 사람들은 이를 '절연지연(絶纓之宴)'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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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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