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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석 전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 17일 오후 1시 현재 그의 '정몽준 신당행'을 비난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 구영식
'잔대가리의 극치, 철새본색, 사쿠라의 전형, 변절자+기회주의자, 귀족운동권, 중도우파정치의 한계, 한국철새보호협회장.'

인터넷 홈페이지(www.goodseoul.or.kr)에 꽂히고 있는 김민석 전 의원에 대한 극렬한 평가들이다.

김 전 의원이 '정몽준 신당'인 '국민통합21'(준)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의 홈페이지는 17일 오후 1시 현재 600여 건의 글들이 올라왔다. "그의 선택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기회주의적 철새행각'을 꼬집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민석을 찍은 내 손을 증오한다"

김 전 의원의 숭실고 후배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천영씨는 "386세대로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길보다는 자신의 소신과 의지로서 민주화의 풀뿌리가 되겠다는 선배님을 자랑스워했다"면서 "하지만 작금의 선배님의 모습을 보면 차라리 제 선배가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실망감과 좌절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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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단일화 ' 주장하는 김민석씨에게

"선배님, 민주화는 부를 지배하고 노동자를 탄압했던 사람들이 계승해왔던 것입니까. 무엇이 단일화의 주체가 되는 것입니까. 인기로 인해서 이 나라가 대통령이 되고 민주화가 될 수 있다면, 저는 인기연예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장동건씨는 어떻습니까. 국내에서도 인기있고 동남아까지 인기가 있는 이 사람을 지원해서 대선에서 승리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또한 아이디가 '이빨맨'인 네티즌은 "시퍼렇게 젊은 *이 양지나 찾아다니고, 살아남으려고 안간힘 쓰는 노땅 국회의원이냐"고 힐난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대선이 어려워도 스스로 뽑은 후보는 마지막까지 같이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 민주당에 남아서 명분을 지켜주는 젊은 사람들 보기 부끄럽지 않냐"고 김 전 의원의 처신을 질책했다.

'울산시민'이란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현대그룹 입사로 MS(김민석의 영문 이니셜)를 내 마음 속에서 지웠다"며 김 전 의원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김민석을 찍은 내 손을 증오한다"며 "재벌에 빌붙어서 부귀영화 누리고 4선 5선 하고 장관까지 해서 떵떵거리며 잘 살아라"고 비난했다.

'80년을 함께 보낸 사람'이라는 네티즌은 "노동탄압의 장본인이며 이 나라 경제를 재벌 위주로 몰아간 정몽준의 품에 들어가심을 축하드린다"면서 "독재의 시대 독재와 손잡고 재벌을 구축한 현대그룹에 김민석 전 의원이 가담하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민석 전 의원에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확고한 결단을 내리며 앞으로 김민석 낙선운동에 헌신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주장했다.

'김영민'이라는 네티즌은 김 전 의원에 대해 "신체연령은 30대이지만 정치연령은 JP와 동기"라며 그를 비꼬아댔다. '조까'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몽준당 선택은 긴가민가했던 김민석의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는 사건"이라며 이렇게 김 전 의원을 비난했다.

"귀족운동권. 개혁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쓴 보수. 이리붙었다 저리붙었다 (하는) 철새. 양지만을 찾는 기회주의자. 노무현 바람에 기대려다 노무현 차버리는 ×자식."

"재벌가의 아들을 지지하기 위해 탈당하다니요?"

아이디가 '용띠'라는 네티즌은 오늘 있었던 김 전 의원의 국민통합21 합류 선언 기자회견 내용을 언급하며 "정몽준 후보와 함께 하면 민주정통성이 보존되고 계승되냐"고 되물었다.

"민주정통집단임을 자임하는 정당에서 자신들과 국민의 참여로 선출한 대통령후보를 버리고 좀더 지지율이 높다고, 당선가능성이 높다고 다른 후보, 그것도 기득권의 대표격인 재벌가의 아들을 지지하기 위해 탈당하다니요? 정권, 아니 권력의 유지를 위해서는 어떤 이합집산도 마다하지 않는 게 정치라지만, 그것은 신념없이 이득만 좇아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얘기이고, 적어도 김민석씨처럼 신념이 뚜렷한 정치인(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은 이득보다는 자신의 이념과 명분에 충실할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지난번 서울 시장선거의 실패가 너무 컸나요? 어찌 됐든 승리가 최고의 미덕이라고 생각하셨나요? 그래서 항상 이기는 쪽에 서기로 하셨나요. 그러나 때로는 이기는 것이 지는 것이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일 때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누가 이기든 관계없이 김민석씨는 반드시 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운이 좋아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이번 일이 두고두고 당신의 발목을 잡게 될 것입니다. 이인제씨처럼 말입니다."


▲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김민석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같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는 노무현 후보.
ⓒ 이종호
'돌석'이라는 네티즌은 "나에게 칼을 꽂은 사람은 김민석이었다"며 "김민석씨는 사람의 됨됨이와 일류대 학력과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는 걸 알게 해줬다"고 비난했다.

"민주화를 외치던 학생운동은 한때의 치기 어린 객기였다는 걸 보여줬군요. 한나라당에서 방방 뜨는 이재오, 김문수라는 사람의 대열에 김민석이라는 이름 석자가 당당히 등록된 걸 축하합니다. 역사는 당신의 이름을 기록할 것이오.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위해 개인의 신념과 이념을 꺾은 사람 중의 하나'라고.""

아이디가 '안타까움'이라는 네티즌은 '중도우파정치의 너덜한 한계'라는 제목의 글에서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내며 짱자리에 익숙해져 있던 쇼맨십은 이회창의 귀족주의적 쇼맨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대의 결정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라며 김 전 의원의 '기회주의적 처신'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지지율 하락이 문제... '차선' 선택 현명해"

한편 몇십 건에 불과하긴 하지만 '김민석 전 의원의 선택을 이해한다'는 요지의 글도 올라와 있다. '김영상'이라는 네티즌은 "김민석 전 의원의 역사적 결단일 수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김민석과 임종석을 비교하지 말아라. 김민석은 오히려 당당히 역사적인 결단을 내린 것이다. 임종석은 욕먹을까봐 결단을 못내리고 있는 소인배에 불과하다. 역사는 말할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처럼 김민석도 위대한 결단을 했다고 말할 것이다. 욕하지 말고 지켜보자."

또한 'WITH'라는 네티즌은 "김민석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김 전 의원의 선택이 "고뇌와 번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그를 옹호했다. 그리고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언급하며 후보교체론을 정당화했다.

"작금의 모든 상황은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있다. 지지율 하락은 여러 이유가 있긴 하지만 우선은 노무현 후보가 국민들에게 어필이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후보가 다른 정파들이 도와주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지만 그것은 이유가 안된다. … 제 아무리 월드컵 4강이 아니라 우승을 했다 해도 정몽준이 뜰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안타깝게도 노무현 후보가 국민에게 어필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

현재 살고 있는 모든 양심세력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반개혁적이고 수구의 대변자이며 기득권층의 이익을 대변하고 반민족적인 이회창의 집권을 막는 일이다. 물론 정몽준도 굳이 따진다면 그렇게 좋은 상품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회창보다는 조금은 낫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계속 최선만을 고집하다 모든 것을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김 전 의원은 17일 '국민통합21'(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합류를 선언했으며 국민통합21 창당추진위 현판식에도 참석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내 '재야그룹'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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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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