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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MP3" "완벽한 선택"
"불만이 있냐구요? 농담하세요?"
"도대체 이것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하랴?"

"당장 뛰어나가 하나 사라. 매진되기 전에"
"한 마디로 끝내줘요"
"이것 만드신 분들 영생하기를.."


도대체 무슨 제품이길래 이 야단들일까? 미국판 <전자신문>이라고 할 수 있는 Cnet.com에 오른 독자의견들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국의 벤처기업 '아이리버'가 개발한 MP3 플레이어 '슬림엑스'.

Cnet을 거의 매일 방문하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Cnet의 독자들이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드문 일이라 이런 물건을 만든 회사가 어느 곳일까 알아보니 놀랍게도 서울에 본사를 둔 한국의 벤처기업이었다.

슬림엑스에 대한 기사를 기고한 Cnet의 기자는 독자들의 성화에 시달리다 제품평을 올리게 됐지만 막상 살펴보니 왜들 그렇게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리버의 슬림엑스 신제품은 최근 며칠간 Cnet의 초기화면을 장식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는 중이다.

MP3 종주국 한국의 최신형 제품들이 미국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한국산 제품의 MP3 시장 점유율이 무려 56%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3억 달러 수준인 MP3의 세계시장 규모는 2005년이면 3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현재 수준만 유지한다 해도 약 20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산 MP3는 가전왕국 일본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국의 벤처기업 디지털웨이는 일본 MP3 시장의 33%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한국산 MP3가 일본의 소니를 제치고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비결로 소프웨어와 메모리칩, 디자인 등이 중요시되는 제품의 특성을 들고 있다. 국내에 세계 최대의 메모리 생산업체가 있고 유행에 민감한 젊은 네티즌들의 입맛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익숙한 한국의 업체들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워크맨, CD 플레이어 등 일본이 과거 맹주로 군림하던 메카트로닉스 분야는 다년에 이르는 노하우 축적과 정밀한 생산기술 없이는 경쟁을 하기가 어렵지만 메모리칩에 음성신호를 디지털로 기록하는 MP3 분야에서는 한국이 손쉽게 발군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런 추세라면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고 디지털가전 분야에서 새로운 맹주로 등장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아직 방심은 이르다. 기본적으로 기술력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누구라도 쉽게 따라올 수 있는 분야가 또 디지털 가전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계에서 영상, 음성, 그림, 텍스트는 모두 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다. 바로 0과 1로 구성된 비트이다. 한국이 MP3 음성기술에서 앞설 수 있다면 영상과 화상을 결합한 복합 디지털 기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손쉽게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약 1년 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지금 이 시점에서 디지털 복합기의 개발에 전력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수 있다.

영화와 음악을 보고 들으며 무선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휴대용 디지털 복합기의 개발이 MP3분야를 석권하고 있는 한국 벤처기업의 향후 과제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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