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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노무현을 거부하지도 않고, 한국에서 '반미 대통령'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토머스 C. 허바드 주한 미국 대사
이인제 의원이 17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퇴, 노무현 후보가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가운데 토마스 C.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가 18일 노 후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허바드 대사는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 대사관의 덕수궁 터 이전'에 대해서도 "지역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고 아울러 "정동 대사관저내의 유서 깊은 건물인 하비브 하우스(영빈관)를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허바드 대사는 18일 오전 7시30분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 참석, "올해 한국에서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대통령이 선출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민주당의 후보로 노무현 씨가 사실상 확정됐는데, 미국은 노무현을 불안한 사람으로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모두 아니라고 하겠다"고 대답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어 "현재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 가운데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후보는 없다고 보고, 미국(정부)은 노무현 후보가 불안한 인물로 보여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고 부연 설명했다. 허바드 대사의 이 같은 언급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강연회에서 "올해 한국의 대선에서 미국의 역할에 이의를 제기하고 한미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지도자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 18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한 미국대사 초청 조찬강연회

허바드 대사는 켈리 차관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 지 정확히 모르겠다. 박정희 대통령 이후 3김이 부상한 것처럼 DJ 이후에는 새로운 세력을 대표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언급한 게 아닌가?"라며 의미를 평가 절하했다.

허바드 대사는 "켈리 차관보의 발언이 노 후보를 지칭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대선은 전적으로 한국 내의 문제이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남자가 되든 여자가 되든 새 대통령과 긴밀한 협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외교관의 수사적인 표현'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허바드 대사의 발언은 최근 "노 후보의 등장을 미국 정부가 불안해한다"는 보수세력의 시각을 불식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강연회는 중앙일보 김영희 기자(부사장 대우)가 사회를 맡았는데, 김 기자는 지난 11일자 신문에 '노풍에 놀란 미국'이라는 칼럼을 써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허바드 대사는 또 "미 대사관이 이전할 옛 경기여고 자리가 구 덕수궁 자리여서 대사관 신축에 앞서 발굴 작업을 해야 한다"는 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가 있다. 한국정부가 정식으로 요청할 경우 (발굴 작업에) 협조할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일단 미국의 새 대사관 건물을 지으면서 우리는 필요한 모든 법이라든가 여러 가지 사항을 지키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그리고, 건축법뿐만이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고, 한국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다.

우리는 미 대사관 신축부지가 얼마나 큰 역사적 중요성이 있는 지를 잘 인식하고 있다. 역사적 중요성이 있는 지역과 잘 조화될 수 있는 건물을 지을 것이다. 새 건물도 주위의 환경을 손상, 파괴시키지 않도록 만전의 노력을 다하겠다. 한국 국민들 모두가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 건물을 짓겠다"

▲작년 여름 촬영된 하비브하우스(미 대사관 영빈관, 좌측)와 정문 앞 표지.

허바드 대사는 이어 "올해는 한미 수교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미국 대표단이 처음 한국에 와서 사용한 집(하비브 하우스를 지칭)이 우리 관저 내에 보존되어 있고, 복원을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는 현재 영빈관으로 쓰고 있는 하비브하우스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대사관 신축을 맞아 관저 부지 내에 있는 옛 한옥터를 원형에 가장 가깝게 복원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비브하우스의 복원은 역사적인 한미 관계의 수립을 기념하는 의미도 가진다"고 덧붙였다.

허바드 대사가 "하비브 하우스을 원형에 가깝게 다시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나 '미 대사관의 덕수궁 터 이전'에 대한 반대 여론에 대한 무마책의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강연회의 패널리스트로는 이인용 MBC 해설위원, 이재호 동아일보 국제부장, 이정민 연세대 국제학 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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