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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앞두고 일부 외국 언론과 외국 인사들이 우리의 개고기 문화를 비난하고 나서자 문화계, 정치권, 학계 등이 망라된 사회의 명망인사들이 '개고기 불간섭 선언'을 할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 개고기를 먹는 문화는 비단 남한뿐 아니라 북한이나 연변, 중국 등지에서도 자연스럽다. 사진은 평양 단고기집에서 개고기를 먹는 모습.
ⓒ 오마이뉴스 노순택

20일 오전 중으로 발표될 '개고기 불간섭 선언'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노총, 대한약사회 등 12개 단체가 참여했다. 또 이 선언에는 시인 김지하 씨 등 각계인사 167명이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주요 참여 인사.

김용택(시인), 김지하(시인), 노무현(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 박재동(만화가), 배창호(영화감독), 백낙청(「창작과 비평」편집인), 서경석(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집행위원장,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송두율(독일 뮌스터대 교수), 심재명(명필름 대표), 오연호(오마이뉴스 대표), 유시민(시사평론가), 유홍준(미술사학자), 이문구(소설가), 이성미(코미디언), 이장호(영화감독), 이현세(만화가), 이희재(만화가), 장사익(가수), 장을병(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 주병진(코미디언), 홍세화(「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저자)

(그밖의 참여인사 명단은 아래 주석 참조)

이번 선언은 그 동안 개고기 합법화를 주장해온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달 초순 경 각계 인사들에게 보낸 제안서에서 "월드컵 개최를 빌미로, 한 국가의 음식문화를 바꿔보겠다는 발상은 문화제국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국의 음식문화는 우리 스스로 만들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더 이상의 문화적 간섭을 거부한다는 주장을 확실히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선언의 배경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선언문은 "우리의 개고기 문화에 대해 자신들의 시각으로 언급하지 마라"며 "우리의 개고기 식용에 대한 비난은 5000년 우리민족 역사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비난이자 모독"이라고 일부 외국언론을 비판하고 있다.

또 "앞으로 우리는 우리의 개고기 문화에 대해 간섭하는 것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며 "가만히 있으면 실제와는 다르게 정말로 우리나라가 야만국가로 전락하거나, 민족음식을 빼앗기는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선언문은 이밖에도 개가 함부로 도살되고, 혐오스럽게 전시·진열·판매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한편 우리의 보신탕 문화를 비판해왔던 프랑스 영화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최근 MBC-TV 「생방송 화제집중」제작팀과의 프랑스 현지 인터뷰에서 "동물보호론자의 입장에서 개고기 식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나쁜 전통은 빨리 없어져야 한다"는 등의 비난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도 인터뷰는 이번주 금요일(21일) 오후 5시 30분에 방영될 예정이다.

다음은 '개고기 불간섭 선언서' 전문.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최근 우리의 개고기 문화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 왈가왈부 말이 많다.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개고기 식용을 중지하라고 촉구했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즈(FT)는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비난하는 기사를 실었다. 심지어 프랑스 국영TV방송인 FT2는 코미디 프로를 통해서 개고기를 먹는 우리 국민을 악의적으로 희롱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개고기 식용은 우리의 고유한 문화이며, 다른 나라에서 간섭할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모든 나라에는 자신들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고유한 음식이 있다. 음식은 그 나라의 역사를 반영하는 것이며, 그 나라의 문화를 형성하는 주요한 부분이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를 '음식문화'라는 말로 표현한다.

농경민족이었던 우리조상들은 개보다 소를 훨씬 중요하게 여겼다. 농사에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반면 개는 고기가 부족했던 조상들에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수 천년을 살아왔다. 그리고 수 천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음식문화를 형성했다. 수 천년간 역사 위에 형성된 음식문화를 두고, '야만인'이니 '인간의 존엄성 수호'니 라는 말을 들먹이며 우리를 비난하는 것은 수 천년 우리 민족의 역사 그 자체에 대한 비난이다. 따라서 개고기 문제는 민족자존심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의 반대 논리에 따라 덩달아 개고기를 반대하는 것은 '문화 사대주의'에 다름 아니다.

68년 일본 도쿄 올림픽 때 '스시 논쟁'이 있었다. 당시 미국의 <타임>지는 팔딱거리는 생선을 즉석에서 회로 먹는 일본인의 식습관에 대해 '야만스럽다'라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실은 적이 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오늘날 스시는 미국에서 '스시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상류층에 속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고급음식이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우리를 비난하는 자들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우리는 우리를 비난하는 그들에게 다시 묻는다.
'개고기를 먹는 것' 그 자체에 대한 비난인가? 아니면 '개를 잔인하게 죽이고, 혐오스럽게 전시·진열·판매하는 것'에 대한 비난인가? 이것을 분명히 해 주길 바란다.

'개고기를 먹는 것' 그 자체에 대한 비난이라면 대꾸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그들은 분명 '문화적 상대주의도 모르는 야만인'이거나, '자문화 이기주의에 빠진 독선주의자'일 것이다. 학계에서는 "문화적 상대주의를 이해 못하는 것이 진짜 야만"이라고 말한다.

우리들로서는 서양인들이 즐겨먹는 달팽이 요리와 말고기를 이해 못한다. 그리고 또 다른 어느 나라에서 먹는다는 바퀴벌레 요리와 개미요리도 이해 못한다. 그리고 일부 나라에서 고급 요리로 취급한다는 원숭이골 요리도 우리는 이해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비난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들에게 그 음식을 먹지 말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들의 고유한 음식문화이기 때문이다. 그 나라의 역사 위에 형성된 고유한 문화를 우리만의 잣대로 '좋다, 나쁘다'라고 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를 잔인하게 죽이고, 혐오스럽게 전시·진열·판매하는 것'에 대한 비난이라면 우리도 그 부분에는 충분히 의견을 같이 한다. 또한 이와 관련해 현재 우리 나라에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반성한다. 동물보호의 관점에서 개를 포함한 모든 식용동물은 도살당할 때 가능한 편안하고 안락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또한 유통과정에서도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이는 국민건강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는 이 부분에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여러분과 같이 행동할 것을 약속한다.

이에 우리는 최근 우리 한 국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전개되는 외국의 개고기 논란에 대해 다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1. 우리의 개고기 문화에 대해 자신들의 시각으로 언급하지 마라. 우리의 개고기 식용에 대한 비난은 5000년 우리민족 역사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비난이자 모독이다.

2. 앞으로 우리는 우리의 개고기 문화에 대해 간섭하는 것에 공동 대응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외국의 비난에 대해 개별적으로 대응하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현실은 더 이상 이런 소극적 대응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실제와는 다르게 정말로 우리 나라가 야만국가로 전락하거나, 민족음식을 빼앗기는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3. '개를 잔인하게 죽이고, 혐오스럽게 전시·진열·판매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반성한다. 이는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에서 비롯됨이 크다. 외국인의 시선이 두려워 감추고 숨기기에만 급급했지 제도적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데는 소홀히 했던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민족은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는 가장 과학적이고 인간적인 한글을 우리의 말글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민족은 자기 민족만의 고유한 문자체계를 가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민족 중의 하나이다. 그만큼 우리는 높은 문화의식을 가지고 있다. 남의 문화에 대해 비판보다는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도 우리를 비난하는 자들 이상으로 동물을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를 비난하는 자들의 문화를 존중한다. 우리가 당신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만큼 우리의 문화를 존중해주기를 바라며, 우리의 '개고기 불간섭 선언'을 마친다.

덧붙이는 글 | 다음은 '개고기 불간섭 선언' 동참자 명단

동참 단체 (총 12개 단체)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회장 김인섭), 국제팬클럽한국본부(회장 성기조), 대한약사회(회장 한석원),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이기택),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환영),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조문기), 여성문화예술기획(대표 이혜경), (사)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이사장 이수금), 전국농민회총연맹(회장 정광훈), 한국노동조합총연맹(회장 이남순), 한국문화인류학회(회장 박현수), (사)한국추출가공식품업 인천협회(회장 최상숙) 


  개인별 동참자 (총 167 명)

김홍신(국회의원), 강재철(비교민속학회장), 김동화(만화가), 김성호(국회의원), 김수범(우리한의원 원장), 김수정(만화가), 김용익(서울대 의대 교수), 김용택(시인), 김원웅(국회의원), 김지하(시인), 김희선(국회의원), 노무현(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 명계남(영화배우), 문덕봉(사업가), 문성근(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박경근(만화가), 박광수(만화가), 박불동(미술가), 박연철(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동부회장), 박재동(만화가), 배창호(영화감독), 백낙청(「창작과 비평」편집인), 백성현(「월간객석」편집장), 서경석(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집행위원장,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서상섭(국회의원), 성익제(대한병원협회 사무총장), 송두율(독일 멘체스터대 교수), 신재용(해성한의원 원장), 신철(신씨네 대표), 신철영(경실련 사무총장), 신철주(북제주군 군수), 심재권(국회의원), 심재명(명필름 대표), 안용근(충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양기환(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 오연호(오마이뉴스 대표), 유시민(시사평론가), 유시춘(국가인권위원회 위원, 문인), 유인택(기획시대 대표), 유홍준(미술사학자), 원수연(만화가), 이경실(코미디언), 이경자(소설가), 이관희(수필가), 이금림(방송작가), 이무영(영화감독), 이문구(소설가), 이복규(서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석연(변호사, 전 경실련 사무총장), 이성문(연기자노조 고문변호사), 이성미(코미디언), 이용선(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이장호(영화감독), 이종환(방송인), 이철수(미술가), 이현세(만화가), 이희재(만화가), 임옥상(미술가), 장기표(푸른정치연합 창당주비위원회 대표), 장사익(가수), 장을병(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 전유성(코미디언), 전창진(만화가), 정병국(국회의원), 정상록(대구가야기독병원 이사장), 정성헌(자치연대 공동대표), 정순길(여천전남병원 의무기록과장), 정태춘(가수), 조관제(만화가), 조영남(가수), 주강현(민속문화유산연구소장), 주병진(코미디언), 주선태(경상대 축산학과 교수), 차흥봉(전 보건복지부장관), 최창신(월드컵조직위 전 사무총장), 홍세화(「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저자)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회장 강봉주 외 2인(사무차장 변은영, 사업국장 송미옥) 
흥사단 본부 조직부장 이은택 외 65인(흥사단 본부 조직부 차장 이상훈, 사업부장 이은숙, 사업부 차장 이영일, 홍보부 간사 임현주, 관리부장 나명숙, 관리부 간사 박영민, 서울흥사단 사무국장 안상구, 간사 박보현, 회원 하태경, 회원 강선만, 회원 김인희, 대구흥사단 사무처장 최현복, 기획부장 권위정, KBS대구총국 아나운서부장 이종태, 대전흥사단 회장 양동길, 부회장 이은모, 여성분과위원장 김경열, 훈련분과위원장 김진호, 시민실천위원장 민병찬, 청소년보호위원장 윤찬호, 총무분과위원장 이광춘, 조직분과위원장 이세한, 사무국장 한진걸, 수석 간사 정옥엽, 평의회장 황보성, 목원대 교수 강용찬, 단우 구상헌, 감사 김무회, 감사 김기출, 대전시 서구의회의원 김학원, 단우 김희진, 단우 김영우, 단우 문창복, 원자력연구소 선임연구원 백상열, 단우 이강웅, 단우 신직호, 세종엔지니어링 이사 안광우, 대전시 교육위원 오광록, 혜천대 교수 유일준, YKA등반대장 이택용, 평택흥사단 회장 최흥성, 부회장 이주업, 고문 최봉노, 사무처장 이종규, 간사 이은주, 청주흥사단 사무국장 최현배, 간사 김진근, 전주흥사단 차장 김지영, 차장 양귀의, 울산흥사단 사무국장 김주성, 간사 장지은, 아카데미위원 김민성, 경남흥사단 사무국장 심철용, 사무차장 신현표, 흥사단 문화사업단 간사 정상영, 광주흥사단 부장 장화선, 사무국장 김전승, 청소년부 간사 이창연, 총무부 간사 김은선, 신용협동조합 대리 이후진, 신용협동조합 계장 백승연, 광주시 청소년자원봉사센터 운영부장 김용덕, 운영요원 김세영, 운영요원 김성훈, 자원봉사자 이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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