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극동방송(사장 김장환)이 10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동안 방영한 '특집 시국 좌담회'를 통해 현정부의 통일정책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는 공부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김장환 사장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이동복 명지대 초빙교수(전 자민련 의원), 정중렬 극동방송 운영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출연한 가운데 진행됐다.

토론자들은 한결같이 '햇볕정책은 한마디로 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을 방문할 경우 가만히 있지 않을 것', '소수의 홍위병 세력이 공기관을 이용, 반대세력에 위압을 가하는 구도'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특히 김 사장은 '일반 기독교 국민들이 과연 3단계 통일이 뭔지 여기 앉아 있는 분들이 과연 답할 수 있는지 없는지 의심이 가는데...도대체 3단계 통일이 뭐고, 연방제 통일이 뭐고, 낮은 단계의 통일이 뭐냐'며 비판했다.

이를 두고 극동방송 인터넷 홈페이지(www.febc.or.kr) 자유게시판에는 `탈 순수 복음방송'을 편성한데 대한 청취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홍훈희'라고 밝힌 한 청취자는 '사장인 김장환 목사가 토론을 일방적으로 유도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며 '비슷한 논지의 사람들이 나와 상대방에게 반론의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청취자는 '차라리 그 시간에 은혜로운 찬송가를 방송했더라면 청취자와 하나님께 영광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정봉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취자도 '토론자들이 편향적으로 구성됐다'고 가세했다.

또한 `극동방송을 사랑하는 전현직 사우 및 청취자들의 모임'이 운영하는 사이트(www.febclove.com)에도 '순수 복음방송에 걸맞지 않았다', '방송사로서의 중지를 잃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크리스찬기자협회에 보낸 한 참석자의 글

저는 어제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극동방송의 시국좌담회에 대하여 기자여러분들께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위 좌담회에는 김동길(연세대 교수), 이동복(전 자민련 의원), 모 장로님 그리고 극동방송 사장인 김장환 목사 등 4명이 사회자와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위 좌담회에서 위 4인은 한결 같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잘못됐다, 햇볕정책은 유화정책일 뿐이다, 현재 시국은 난장판, 미칠판, 놀자판, 죽을판이다 등 현 정부의 대북정책, 언론사 세무조사 등은 모두 잘못이라고 몰아붙였습니다.

위 4인은 누가 더 원색적인 비판을 하는지를 내기라도 하듯이 점잖치 못한 용어를 사용해 가면서, 서로를 추켜 올려주면서, 서로 키키득거리면서 자신의 정치소신을 내 뱉어냈습니다. 어디에서도 교수, 목사님의 품위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반대의 견해를 가진 사람은 단 한명도 출연시키지 않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 출연해서 일방적인 자신들의 견해만 토해낼 뿐이었습니다.

저는 그들의 시국관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싶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극동방송이 하나님과 성도들의 소유인 극동방송을 오염시켰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극동방송은 많은 청취자들에게 힘을 주고, 전도하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지역, 학력, 연령, 성별 등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에게 순수 신앙을 전파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극동방송 사장님까지 나서서 현재의 시국에 대해 일방적인 입장을 밝히는 행동을 함으로써 성도들을 분열시켰습니다.

사장님은 편파적이어서는 안됩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도 복음이 불변이듯이 복음을 전하는 극동방송도 변해서는 안됩니다. 지금 시국에 개입을 해야 할 만큼 정국이 불안합니까? 왜 극동방송을 정치에 오염시킵니까? 그것도 김동길, 이동복 씨와 같은 기성 정치인들을 출연시켜가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김동길 씨가 사장님보다 나이가 많을 지는 모르지만, 그래소 목사님이신데 많은 성도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형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도 부적절했습니다.

저는 기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필요하긴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전파를 이용할 때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런데, 극동방송은 성도들, 전파선교사들의 견해를 수렴하지도 않고 섣불리 정치적 입장을 표명해 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실족하는 성도들이 생길 수 있는데도요.

극동방송은 어제의 시국좌담회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오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자협회 소속 기자님들이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저는 이번 문제에 대하여 극동방송의 공식적인 사죄가 있기까지는 계속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문제제기를 할 것입니다.

기자여러분들이 적절히 조처하여, 극동방송의 오점이 씻겨 질 수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 저는 극동방송을 사랑하기에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청취자의 글

오늘 시국좌담회는 진행 자체도 미숙하기 짝이 없었다.

처음 김동길 교수에게 말을 시키자 극동방송 사장님은 "내가 먼제 하께"라고 반말로 순서를 가로 챈 다음 김동길 교수님 더러 "형님, 그래도 되지요?"라고 말하고는 뭐 나비 넥타이 어쩌고 저쩌고 패널들을 추켜 올리기 시작했다

나는 충격이었다. 극동방송 사장님이자 목사님이 방송에서, 그것도 매우 진지해야 할 내용을 가지고 임해야 할 자리에서, 사석에서도 어울리지 않을 언사로 청취자를 대했다는 것에 기분이 몹시 상했다.

그 이후부터는 사장님이 사회자 역할도 하기 시작하셨다. 계속해서 누가 사회자인지 모를 상황의 연속이었다. 한동안 사회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사회자도 그 동안 좌불안석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사회자 역할까지 하게 되신 사장님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지 않으려 치면 패털들의 발언까지 막아가며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려고 매진하셨다. 오늘 좌담회는 사장님이 기획하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거기서 읽을 수 있었다.

오늘 좌담회는 여러 모로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에서 진행된 것임을 여러 차례 느낄 수 있었다. 패널 구성, 사회자와 출연자의 역할 분배, 호칭의 사용문제, 토론에 임하는 자세 등 토론의 기본이 전혀 안되어 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사회자는 청취자들의 의견을 소개함에 있어서도 패널들과 반대되는 의견은 간략하게 소개하고, 동조하는 의견은 자세하고 길게 소개하는 편파성을 보여 주었다.

그 시간에 연속낭독이나 들려 줬으면 훨씬 나았을 거라는 생각 뿐이다.

극동방송 홈페이지 게시판의 글

오늘 10시부터 진행된 시국 좌담회를 청취하며 극동방송에 무한한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극동방송이 진행하는 좌담회라길래 귀한 이침시간을 할애해서 방송을 들어보기로 했는데, 그 수준이 지금까지 접해 왔던 어떤 좌담회보다도 낮다는 사실에 결국은 분노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저는 적어도 극동방송이 진행하는 좌담회라면 현 시국을 성경적으로 진단하고 성경적 관점에서 처방을 하는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어떤 좌담회보다도 편파적이었고 마녀사냥식이었습니다. 어떠한 중죄인에게도 변호인이 보장되는데, 이번 좌담회는 어떠한 변호인도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을 강조하셨고, 관용을 보여 주셨습니다. 오늘 좌담회에 사랑이 있었습니까? 현 정부는 사랑의 대상이 아닙니까? 북한 주민들은 사랑 받아서는 안되는 존재입니까? 북한에 퍼주면 안됩니까? 북한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여 우리가 준 사랑이 없어지나요? 언제부터 예수님의 사랑이 조건부 사랑이었습니까?

우리는 아프리카 난민들도 도와줍니다. 왜냐하면 그들을 사랑하니까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 굶을때 준 식량, 비료, 전력 등은 왜 다르게 보나요? 정치인들은 그것을 달리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리 믿는 사람들은 그리 해서는 아니되리라고 봅니다.

제 경험상 변호인을 주지 않고 이루어지는 재판만큼 잔인한 것은 없습니다. 바울 사도는 "내가 우겨싸여도 우겨싸임을 당하지 아니하고"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 말 속에는 우겨싸이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에 대한 통절한 아픔이 배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 극동방송의 좌담회는 상대방에게 반론의 기회를 전혀 주지 않고 상대방을 우겨 싼 일종의 집단 린치입니다.

이번 좌담회를 개최한 극동방송의 행동은 이해가 되지 않으리 만큼 성경적이지 못했습니다.

기독교가 사회에 참여하는 것, 필요하지만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섣불리 일부의 생각을 책임있는 자들이 공표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오늘 패널들 중 김동길, 이동복 씨, 장로님이야 차치하더라도, 극동방송 사장님이 그러한 발언을 한 것은 지나치게 경솔했습니다. 극동방송의 사장님이 사석에서야 어떠한 말씀을 하시든지 자유시겠지만, 전파를 타고 나가는 방송에서 말씀을 하실 때에는 주의하셨어야 합니다.

극동방송의 전파는 사장님이나 일부 경영진의 것이 아닙니다. 많은 성도들과 하나님의 것입니다. 성도들의 의사확인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 전파를 이용하여 특정 정치적 성향을 보여도 좋다는 것을 누가 승낙하였나요? 이에 관하여 공청회라도 거쳤나요?

저는 이번 일에 대하여 극동방송 사장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극동방송의 사장님이라면 특정 정치 편견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교계의 지도자는 그러한 견해를 표명할 수 있지만 공적인 성격을 가지는 방송사의 사장은 그래서는 아니된다고 봅니다. 이번 좌담회를 기획하고 거기에 참여까지 하신 사장님의 행동은 전파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극동방송의 전파 선교사들이 사장님께 그러한 권한을 부여해 드린 적이 있나요?

우리 현대사에서 국민들이 고통받고 신음할 때 기독교가 어디에 있었는지 자성해 본 다음에서야 오늘과 같은 좌담회를 개최해야 할 것입니다. 군사쿠데타, 유신독재, 신 군부독재 시절을 거쳐 오면서 주로 그들 편에 서서 그들의 독재를 묵인해 왔던 교계가 자기 반성 없이 현 시국을 걱정한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극동방송 및 극동방송 사장님의 회계를 촉구합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