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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최경준
고 김동영 전 장관 10주기 추모식장에 참석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동영 동지가 살아있었으면 정권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 전 장관에 대한 강력한 미련과 추모의 뜻을 밝혔다.

16일 오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김 전대통령과 여야 정치인,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고 김동영 선생 10주기 추모위원회' 집행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김영춘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추모식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추모사에 이어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또 신달자 시인이 직접 추모시를 낭송하고, 고 김동영씨가 생존했을 때의 정치활동을 담은 영상물이 상영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특별추모사에서 "4·19혁명의 열기 속에서 맺어진 동지와 나의 인연은 30여년간에 걸친 반군사독재 투쟁을 함께 해 오면서 깊어졌다"며 "79년 내가 박정희 유신독재에 의해 국회의원직을 제명 당했을 때 동지는 서슴없이 의원직을 내던졌다"고 김동영씨를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당신은 이 나라 문민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에서는 누구보다 뜨거운 정치적 동지였지만, 그에 못지 않게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나 다름없다"며 "나라가 갈갈이 찢어지고 파괴되는 오늘 이 나라의 현실을 보면서 아직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동지에게 부끄러움을 감출 길이 없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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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대통령이 헌화하는 모습 ⓒ 오마이뉴스 최경준
그는 또 "김 동지를 비롯한 수많은 국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또 다시 독재자의 탄압아래 신음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용기 있는 지도자가 그립고도 그리운 오늘, 김 동지가 살아있었다면 이 나라가 이토록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현 정권을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오마이뉴스> 기자의 "고 김동영씨가 살아있었다면 이 나라가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동지는 능력 있는 사람이고 의리의 사나이다"며 "김 동지가 살아있었다면 정권을 놓치지 않았을 것인데 아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말(정권을 놓치지 않았을 것) 한마디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전부 들어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현 정권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추모위원장을 맡은 김덕룡 의원은 인사말에서 "우리가 지난 시대 뜨거운 동지애로서 이 땅에 군부통치를 종식시키고 문민시대를 열었던 민주화 세력임을 자부하는 것과 같이, 새로운 세기에도 우리가 하나가 되어 통일된 선진한국을 이루는데 앞장서는 계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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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시인이 시를 낭독하기 전 고인에 대한 기억을 회고했다. ⓒ 오마이뉴스 최경준
"거창 불곰은 아직 살아 있다"는 제목의 추모시를 직접 낭독한 신달자 시인은 "시인은 한 개인을 위해 시를 쓰는 것에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고인과 동향이라는 것이 크게 작용했으며 10년전 만났던 놀라운 인상이 떠오른다"고 회고했다.

신달자 시인은 또 "이 시를 쓰고 마지막으로 퇴고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며 "10년전 그를 생각해서 운 것이 아니라 그가 이루고자 했던 민주주의를 10년 동안 만들어내지 못한 아쉬움의 눈물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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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섭 국회의장과 김 전대통령 뒤로 참석한 의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 오마이뉴스 최경준
이날 추모식에는 김덕룡, 박관용, 홍사덕, 박종웅, 이재오, 손학규, 고흥길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이민우 전 의원 그리고 이만섭, 한화갑, 조순형, 이인제 등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고, 민주계 출신인 김무성 총재비서실장을 대신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 김동영씨는 누구인가?

1936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난 고 김동영씨는 84년 민주산악회를 모태로 민주화추진협의회 결성을 주도했고, 85년에는 '2·12' 선거돌풍을 일으켰던 거대야당 신한민주당을 결성했다. 그는 특히 90년에 3당 합당을 주도해 91년 2월 민주자유당을 창당하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 탄생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91년 대통령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지병으로 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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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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