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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전남도청 앞에서는 양민학살 희생자와 유가족, 노동자, 대학생 등 3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전범 재판 성사를 위한 양민학살 피해자 및 유가족 전국대회'가 열렸다.

▲ "50년 미군의 양만학살 만행! 미국를 국제전범 재판소로" ⓒ 강성관


미국학살만행 진상규명 전민족특별조사위원회 남측본부(본부장 이종린, 전민특위) 주최로 열린 이날 전국대회에서는 계속적으로 밝혀지고 있는 "미군의 양민학살은 물론 80년 오월항쟁 당시 미국의 과오에 대해서도 심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지역 유가족회 이위양 집행위원장은 "50년에 미군은 우리 동포 350만명의 양민을 학살했지만 56년이 지나 이제야 전국 방방곡곡에서 유가족들과 희생자들이 모이게 되었다"며 "6월 23일 전민특위는 뉴욕과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전범재판소에서 미군의 학살에 대한 진상과 미국의 사죄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전민특위 산하 국제조사단장 램즈 클라크 전 미 법무장관과 브라이언 베커 국제행동센터 공동의장이 참석해 연대사를 밝혔다.

특히 램즈 클라크는 연대사를 통해 "미군에 의한 80년 광주학살과 양민학살로 한을 품고 살아온 유가족과 한국민에 대해 사죄한다"며 "양민학살자들을 전범재판에 회부해 진상을 반드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군의 만행은 학살에서만 멈추지 않고 있다"며 "주한미군을 이땅에서 몰아내는 싸움에 함께 할 것"이라며 연대사를 마쳤다.

▲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가슴에 묻어둔 만행을 이제야...ⓒ 강성관
이어 브라이언 베커는 "현재 부시 행정부는 통일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으며 주한미군을 주둔시켜 민족의 존엄을 짓밟고 있다"고 주장하고 "워싱턴에 대한 심판없이 광주의 진상규명 또한 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국대회에서는 전국 피해자 및 유가족 100여 명이 참석해 당시 양민학살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양귀순(부산유족회) 씨는 "남편을 억울하게 잃고도 50년 세월을 가슴에 묻고 말한마디 못하고 살아왔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너무 억울하다"며 "원한을 꼭 풀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이교순 씨, "50년에 다안 폭격으로 지금도 상처에서 고름이 나오고 있다" ⓒ 강성관
대전지역 피해자 이교순(74) 씨는 "한국전쟁 당시 폭격을 맞아 지금도 다리에서 고름이 나오고 있다"며 자신의 상처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대회에 마지막 순서로 6월 23일로 예정된 '코리아 국제전범 재판 법정'에 직접 참가하지 않는 피해자 및 유가족들이 진상규명과 미국의 사죄를 요구하기 위해 플래카드에 자신의 손도장을 찍는 행사를 가졌다.

전민특위 관계자는 "이날 대회는 노근리 양민학살이 공개된 이후 처음으로 가진 전국 유가족 및 희생자들의 대회로 앞으로 전국 모임을 상설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 국제전범재판 법정, 남북 공동 기소장 작성한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정기열(48) 전민특위 사무처장은 "지난 15일 북을 방문해 남북이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것과 남북공동으로 기소장을 작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 반드시 그들의 죄를 물어달라 ⓒ 강성관
이를 위해 "오는 6월 17일 남북법률지원단이 중국 북경에서 만나 공동기소장을 최종 작성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코리아 국제전범재판 법정' 준비를 위해 지나 15일 북을 방문하여 북한의 양민학살 진상조사를 벌인 국제조사단장 램즈 클라크 또한 이날 대회를 마치고 가진 유가족들과의 간담회에서 북과의 합의내용을 확인했다.

전민특위 남측본부 김규철 집행위원장에 따르면, 국제전범 재판을 위해 국제 검사단을 구성키로 북측과 합의했으며 남측 검사단에는 변정수 전 헌법재판소 재판장, 미이클 최 노근리 사건 상임변호사, 램지 클라크 단장, 르녹스 하인즈 국제민주법률가 협회 UN상임대표, 마라 버헤이든-힐라이드 미국변호사 등 5명이 참여하게 된다. 북측은 4명의 검사단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민특위가 작성할 고소장의 피고소인은 해리 트루먼 전 미국 제33대 대통령, 더글러스 맥아더 전 연합군 사령관, 윌튼 워커 전 미8군 사령관 등 3명이다. 이들은 제네바협약, 헤이그협약,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전쟁범죄와 비인도적 범죄에 국내법상의 제한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 협약' 등 국제법규에 따라 기소된다.

▲ 대회에 참가한 정기열 전민특위 사무처장, 국제조사단장 램지 클라크, 국제행동센터 공동의장 브라이언 베커 ⓒ 강성관
전민특위 남측본부의 고소(고발) 내용은 50년 7월 25일 충북 노근리, 50년 7월 11일 전북 이리역 주변, 50년 8월 20일 경남 함안군 장지리 등 10개 지역에서 발생한 양민학살 사건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램지 클라크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한 학살자수는 남북 350만 여명"이라며 "이중 북한 지역에서는 300만명, 남한 지역에서 5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6월 23일 열린 예정인 '코리아 국제전범 법정'에서는 이 같은 미군(연합군)에 의한 양민학살에 대해 당시 연합군으로 참전한 16개국의 참전군인들이 북 지역에서 시행된 독극물 살포 등 세균전과 양민학살에 대한 증언을 할 예정이다.

또 남측에서는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 경남대책위원회' 안상보(69, 경남 함안군) 상임위원장, 강남덕(67, 경남 사천시) 씨 등 4명이 당시 실상을 증언할 예정이다.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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