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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성차별 금지 교육은 아직도 한밤 중이다. 교사들이 생활지도를 하면서 남학생에게는 "강하고 대범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여학생에겐 "얌전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예사다.

"여학생의 웃음소리가 왜 그렇게 크냐?"라고 하는가 하면 "사내자식처럼 그게 뭐냐?" "여학생 교실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라는 말도 예사로 한다. "사내대장부가 그깟 일로... 남자는 통이 커야지"라고 한다든지, 심지어 여교사가 "남자가 왜 그래, 난 여자라도 안 그런다"라는 등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라는 애매모호한 틀로 성차별 교육을 하고 있다.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이 시행(99년 7월 1일)됨에 따라 교육부는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령시행에 따른 업무처리요령'이라는 교원연수 자료를 만들어 학교에 배포하고 학교에서 일체의 성차별 교육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교사들의 성차별 발언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에 등장하는 남학생은 장래 꿈이 과학자, 운동선수 등으로 묘사된 반면 여학생은 연예인이나 간호사가 장래 희망으로 묘사돼 있다.

고등학교 가정과 교과서에는 '같은 디자인의 옷이라도 옷감의 재질에 따라 상대방에게 주는 인상이 달라진다. 실크같이 부드럽고 얇은 옷감은 여성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불루 진 같이 투박한 옷감은 딱딱하고 남성적인 인상을 준다.(고,가정,217쪽)'고 적고 있다.

성인 남녀의 직업을 구분해 '남성의 직업은 다양하지만 여성의 직업은 간호사, 교사, 무용수, 피아니스트'로 국한시키고 있는가 하면, 남성은 '직업활동에 종사하는 생산자'인 반면, 여성은 '가정의 소비자'로 묘사하고 있다.

학교의 교훈조차도 남학교의 경우 '정의·실력·단결’을 강조하거나‘자율인·창조인·건강인’을 교훈으로 삼는 곳이 많은 반면 여학교의 경우에는‘참되고 착한 여성이 되자’거나, ‘순결’을 강조하는 교훈을 정한 곳이 많아 여자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택과목도 남학생은 기술, 여학생은 가사를 일방적으로 선택한다든지, 외국어 선택도 남학생은 독일어나 중국어, 여학생은 무조건 불어(?) 라는 식으로 선택해 왔다. 또 인문계 남학생에게는 물리와 지구과학을, 여학생에게는 생물과 화학을 '적당한 과목'이라며 가르친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역사인물 100명 가운데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남성은 선천적으로 우월하게 태어났고 여성은 열등하게 태어났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는 대부분의 사원이 여성인 회사에서조차 상사는 남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법으로 규정된 동일노동, 동일임금 지급원칙조차도 '100대 50'으로 여성에게 불리하게 지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뒤늦게라도 성차별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연수자료집을 만들어 일선학교에 보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연수자료 몇 장으로 학교의 성차별 교육이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오해다. 남녀불평들의 구조적인 모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잘못된 교과서는 물론 교사들의 의식개혁을 위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부터 이뤄져야 한다.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시행 때문에 형식적으로 하는 성차별 금지 교육으로 남녀평등은 어림도 없다. 민주주의와 남녀 평등은 동전의 양면이다. 민주주의를 가르치면서 성차별 교육을 하는 학교는 민주의식을 못 갖춘 기형적인 인간만 양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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