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위기는 묵은 오물 청소할 기회"

[박근혜 대통령] "온 국민을 비탄에 빠뜨린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의 기본에 대한 깊은 성찰과 힘들더라도 반드시 해내야 할 국가혁신의 과업을 안겨주었습니다."

오늘(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축사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고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적폐 해소와 국가 혁신을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가뭄으로 강바닥이 드러난다면 위기일 것이나, 그 위기는 강바닥에 쌓은 묵은 오물을 청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이 바로 국가 혁신을 강도 높게 추진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각오로 근본부터 하나 하나 바꿔가겠습니다."

축사 도중 20여 차례의 박수를 받은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혁신을 강조했지만, 대선공약 파기 비판을 받은 기초연금 도입까지 업적으로 꼽으며 자신의 취임 이후 활동을 내세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기초 연금제 도입을 비롯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의 기본틀도 하나씩 윤곽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의 질과 국가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문화융성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쳐왔습니다.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하고 세계를 상대로 한 정상외교를 숨가쁘게 펼쳐왔습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유력 당권주자인 서청원, 김무성 두 후보의 과열된 신경전을 의식한 듯 당의 화합을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치열한 경선과정에서 주고받은 서운한 감정을 모두 잊고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모든 것을 새로운 에너지로 승화시켜 경제살리기와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갑시다."

한편 '세월호 참사'와 '인사 참사'로 인해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박 대통령을 뜨거운 박수와 연호로 맞이한 당원들은 박 대통령이 떠날 때까지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습니다.

[현장음] "박근혜! 박근혜! 박근혜!"

이후 차례로 단상에 오른 9명의 당권 후보 중 상당수도 '박근혜 구하기'를 다짐했습니다.

[서청원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서청원, 너는 지금 당이 어려우니까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 마지막 봉사를 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정치 운명을 같이 합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박근혜 대통령께서 참석해주셔서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이 더욱 더 큰 힘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가 만든 박 대통령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입니다."

[홍문종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대통령께서 대표시절 유세 도중 습격을 받아서 연세대학 병원에 있을 때 저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회복하시자마자 첫 마디가 '대전은요?'였습니다. 저는 오늘 전당대회에 참석하신 박근혜 대통령이 혹시 우리에게 물으신다면 '홍문종은요?' 이렇게 물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반면,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상민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김상민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2012년 국민이 원했던 박근혜 정부, 새누리당은 지금 없습니다. 2012년 우리는 국민께 약속했습니다.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젊은이들에게 꿈이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많은 국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국민 대통합을 말했던 새누리당이 당내 분란으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6년 만에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여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적폐를 남의 일처럼 얘기하며 자신의 행적을 자화자찬했고, 많은 당권 주자들은 '박근혜 마케팅'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영상 제공 - 새누리TV / 편집 - 최인성 기자)

| 2014.07.1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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