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문창극 후보자 차 가로막고 거센 항의 "못 믿어요. 진짜 이러면 안되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오늘(12일) 오후 자신을 하루 종일 기다린 취재진을 따돌리고 밖으로 나가려다 기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기자] "9시에 나온댔잖아, 9시 이후에. 밥먹으러 가라 해놓고 이렇게 나와? 진짜 한번 해요?" (후보자가 직접) "내려와서 (나가는) 액션 한번 안 해주면 오늘 집에 못가요, 한번 해요?"

[총리실 관계자] "식사 하고 들어오실거예요"

[기자] "아이 그거 못믿어요, 아까 뭐라고 그러셨어요!"

[기자] "아이씨, 진짜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수고하십니다. 내가 금방 돌아 올 거예요. 지금 식사시간이 되가지고 식사 약속을 가는 거예요. 이해해주세요"

[기자] "다시 오실 겁니까?"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다시 오죠. 국무총리 후보자가 그런 걸 속이겠어요?

[기자] "사임 계획 없으신거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그런 거 말씀드릴 계제가 아니잖아요. 다시 들어와요. 자, 그럼 됐죠? 그때 돌아올게요. 신사적으로."

'문 후보자가 9시에 퇴근할 예정이니 저녁 먹고 오라'는 총리실 관계자의 말에 취재진이 긴장을 풀고 있던 상황에서 문 후보자가 갑자기 밖으로 나온 겁니다. '기자들이 없을 때 몰래 퇴근하려 한 게 아니냐'면서 취재진이 차를 가로 막으며 항의했고, 문 후보자는 차에서 내려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뒤 떠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앞서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자의 교회 강연 동영상 보도가 왜곡됐다며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

[이석우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온누리교회 발언 동영상에 대해 일부 언론의 악의적이고 왜곡된 편집으로, 마치 후보자가 우리 민족성을 폄훼하고 일제식민지와 남북분단을 정당화했다는 취지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과 부합되지 않음을 분명히 말씀드리며 당해 언론사의 보도책임자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법정 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힙니다."

취재진 앞에 선 이석우 공보실장은 구체적으로 '우리 민족이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다'는 부분과 '식민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내용이 본래 취지와 달리 왜곡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석우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식민지배가 끝나도 분단되지 않았으면 대한민국이 공산화되었을 것인데 하나님이 분단과 6.25라는 시련을 주셨고, 우리 국민들이 이를 잘 극복하여 오늘날과 같은 부강한 나라로 만들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공보실장은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받을 필요없다' 등 문 후보자의 다른 문제 발언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말문이 막힌 듯 서둘러 기자회견을 마쳤습니다.

[기자] "위안부 관련 발언(보도)에 대해서도 (허위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석우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말씀드렸습니다, 모든 언론 보도에 대해서 (허위라고)"

[기자] "아까 그건 동영상 보도에 대한 거고 지금은 서울대 강연에서 나온..."

[이석우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

교회 강연과 대학 강의에서 몰역사적 발언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문창극 후보자. 문 후보자는 법정 대응을 내세우며 이번 논란에 대해 당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취재진 몰래 밖으로 나가려다 들키는 망신을 당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강신우 기자)

| 2014.06.1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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