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부산기름유출 '2시간 사투' 벌인 해경 대원

대형 화물선 선체에서 검은 기름이 세차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긴급 출동한 해경 특수구조단 대원이 줄 하나에 의지한 채 배에 흘러나오는 기름을 막으려고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이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2시께 부산 남외항 2.5마일 해상에서 8만톤급 화물선 ‘캡틴 벤젤리스 엘’호와 유류공급선 ‘그린플러스’호가 충돌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사고로 배에 생긴 가로 20cm, 세로 30cm의 구멍에서는 수십만 리터의 벙커C유가 새어나와 그대로 바다에 흘러들었습니다. 해경은 사고 발생 후 2시간이 지난 오후 4시께부터 사고 선박의 구멍을 막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초기 투입된 인원으로 사고를 수습하는데 난항을 겪자, 해경은 대원을 추가로 투입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로프에 매달려 안간힘을 썼지만, 높은 유압으로 쏟아져 나오는 기름 때문에 배의 구멍을 막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순형 / 남해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처음에는 방수패드를 설치하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아서 쐐기를 가져와서 부직포랑 같이 (구멍에) 맞는 쐐기를 제일 큰 곳에다가 박고 나머지 부분에는 거기에 맞게끔 만들어 가지고 다시 내려줘서 (막았다)”
“벙커C유가 처음에는 나올 때는 따뜻했습니다. 그런데 옷에 묻고 피부에 묻은 것이 시간이 지나 온도가 떨어지니까 끈적끈적 해지는 거죠. 기구를 하나 잡더라도 달라붙기도 하고 잘 떨어지지 않기도 하고”

검은 기름을 온 몸으로 맞아가며 싸운지 2시간 여가 지난 오후 6시 19분, 요원들은 나무 쐐기와 부직포 형태의 흡착제를 이용해 선박의 파공부위를 막는데 성공했습니다.

배에서는 모두 23만 7천리터의 기름이 흘러 나왔지만, 해경대원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으로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 강연준입니다.

| 2014.02.1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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