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대학생들 "국정원 선거개입 국정조사 실시하라!"

오늘(24일) 오전 서울 회기동 경희대 정문 앞.

경희대 재학생 수십 명과 경희총민주동문회, 경희의료원노조 등 학내외 단체 회원들이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교문을 나섰습니다.

이들은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회기역까지 약 1km 정도의 거리를 평화롭게 행진했습니다.

[경희대 학생들]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들은 행진 전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의 선거 개입이 사실이라면 민주주의를 훼손시킨 범죄라며 반드시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재운 경희총민주동문회원] "민주주의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 경찰은 축소수사를 지시했고, 그 정황이 드러난 후에도 선거 부정을 지시한 국정원장이 불구속 기소되는 등 제대로 된 진상 조사와 그에 따른 처벌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반드시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을 밝혀야 한다."

올해 입학한 새내기 학생도 선배들의 피와 땀으로 만든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수종 경희대 경제학과 1학년] "국정원이라는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면서 (선배들이) 이렇게 피와 땀으로 만든 민주주의가 흔들린다는 건 제가 고등학교, 중학교를 거쳐서 배워온 바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국정선 선거) 개입에 대해서 확실한 조사를 하는 것은 분명하고 또한 개입한 세력이 있다면 확실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키자 민주주의 이한열 캠페인단' 소속 경희대와 동국대, 성공회대생 100여 명은 이날 오후 명동에서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플래시몹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써니>의 주제가에 맞춰 학생들이 흥겹게 몸을 흔들자 지나가던 시민 수십 명이 걸음을 멈추고 지켜봤고, 학생들은 노래가 끝날 무렵 시민들을 향해 국정조사 촉구 메시지가 담긴 종이를 펼쳐 보였습니다.

[정주용 경희대 총학생회장] "구호를 외치는 것도 시민분들에게 (우리가) 어떤 얘기를 하는지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데 대학생답게 좀 더 재미있고 재치있는 걸로 (종이) 안에 피켓 내용도 쓰고 하면서 좀 더 재미있고 재치있는 모습으로 다가 가고자 고민하고 준비했습니다."

전국 곳곳 대학생들이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릴레이 시국선언을 하며 거리 행진과 플래시몹까지 벌이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때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는 말만 할 뿐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는 "국회가 논의할 일"이라며 외면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6.2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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