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박근혜는 현병철 입장밝혀라" 경찰과 충돌

[현장음] "기자회견장 간다고요! 아~"

오늘 오전 서울 여의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 캠프 입구.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에 반대하는 인권활동가들과 경찰·캠프 관계자들이 충돌했습니다.

현 위원장 연임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활동가들의 캠프 진입을 경찰과 캠프 관계자들이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진 겁니다.

[현장음] "여성을 그렇게 밀어냈으면서, 여성을 그렇게 폭력적으로 밀어낸 당신은 누구예요? 경찰이예요? 경찰도 그렇게 못해요. 여성 몸에 손대고."

또한 경찰 80여 명은 업무 방해를 막아야 한다며 박 후보 캠프 빌딩 주변을 봉쇄하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의 캠프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들어가서 안 나오니까. 계속 업무 방해를 하잖아요. 기자들. 저녁에 이불 깔고 자버리고,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니예요?"

어제 오후부터 캠프에서 박 후보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밤샘농성을 벌인 인권활동가 10여명은 활동가들의 진입을 가로막은 박근혜 캠프를 비판했습니다.

[김광이 인권연대 장애와 여성 마실 활동가] "장애인의 입장, 이 나라의 입장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장애인들만 (막으려고) 경사로에 경찰 배치하고, 승강기 이용 못하게 하고. 기본도 모르는 인권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도 하룻밤 사이에 전혀 조사하지 못하고 있고, 이 상황을 만들고 있는 박근혜 캠프입니다."

또한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유력 대권주자인 박 후보가 현 위원장 연임 문제에 대해 입을 열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오늘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박 후보가 현 위원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유경 언니네트워크 활동가] "현병철은 국내외에서 무자격 부도덕 인권위원장으로서 비판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까지 현병철 인권위원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긴급행동은 박근혜 후보가 현병철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청와대는 박 후보의 뜻을 받아 현병철씨를 임명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활동가들의 농성은 이틀째 이어졌지만, 박근혜 캠프 관계자는 박 후보가 어떤 입장인지, 언제 입장을 밝힐 지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말문을 닫았습니다.

[박근혜 캠프 관계자] "아직 모르겠는데. 별다른 입장이 없대."

반인권적이라고 비판받고 있는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 문제에 침묵하고 있는 박근혜 후보. 박 후보는 국민행복 캠프를 열고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외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박 후보의 국민행복과 꿈에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은 없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2.07.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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