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은 "사죄"... 당권파는 '폭력사태는 심상정 탓'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님과 조합원님들 전체 노동자들께 통합진보당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사죄 용서를 청합니다."

통합진보당 혁신에 나선 강기갑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며 당 혁신에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보당의 최대 지지세력인 민주노총이 지지철회까지 언급하자 강 비대위원장이 직접 민주노총을 찾은 겁니다.

강 비대위원장은 내장을 끄집어내고, 심장의 곪은 부분을 도려내겠다며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진보당 혁신 참여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 "가죽이 아니라 내장이라도 끄집어내서 심장이라도 곪은데가 있으면 도려내도록 하겠습니다... 과감하게 강도 높은 거듭남의 대혁신을 하겠습니다."

어두운 표정으로 강 위원장의 손을 잡은 김 위원장은 먼저 이번 사태가 절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포함한 경쟁부문 비례대표 당선자·후보자 총사퇴 등 강도 높은 쇄신을 촉구했습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우리가 생이별을 해야 하는 시점인지, 무엇을 더 당에 요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솔직히 절망스럽습니다... (비대위가) 그동안 절망했던 모든 당원들과 국민 앞에 단호하고 신속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에 앞서 강기갑 위원장은 국회에서 당내 인사 중심의 1차 비대위원 구성을 발표하며 비례대표 사퇴결의안 해결과 폭력사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비례대표 사퇴결의의 건을 5월 30일 이전에 반드시 해결할 것입니다...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에 입각하여 당내 규정에 따라 처벌절차를 밟겠습니다."

하지만 당권파는 오늘도 중앙위 전자투표로 결정된 비례대표 사퇴와 혁신비대위 구성안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김미희 당선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 수준의 문제가 있지 않다며 중앙위 폭력사태도 심상정 의장의 일방적 날치기 처리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당선자] "(통합진보당이) 국회의원을 사퇴할만큼 그렇게 문제가 있지 않습니다. 지금 많은 부분이 잘못된 보도와 오해로부터 이 모든 사태가 발단했습니다...심상정 중앙위원회 의장은 의장 이외에는 마이크를 모두 꺼버리면서까지 발언권을 주지 않고, 이의제기를 무시하며 일방적 날치기 처리를 통해 중앙위원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진통 끝에 구성된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는 강도 높은 쇄신을 예고했지만, 당권파는 비대위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도 모자라 폭력사태가 심상정 의장 탓이라며 진보당의 환골탈태를 바라는 민심에 귀를 닫아 버렸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2.05.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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