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 "미국산 '통큰갈비'파는 롯데마트, 우리나라 기업 아니다"

평일 오전이지만 롯데마트 육류 코너 앞엔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한산한 다른 코너에 비해 이곳이 붐비는 이유는 100g당 1250원,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되는 미국산 LA갈비 이른바 '통큰갈비' 때문입니다.

롯데마트는 어제(6일)부터 주요 일간지에 미국산 LA갈비를 천 원 대에 판매한다는 광고를 게재했고, 오늘(7일) 개장 시간 전부터 이를 찾는 고객들로 붐볐습니다.

[정수영] "제가 9시 40분에 와서 여기 10시에 오픈해서 이제 53분 기다렸네요. 방송에 싸게 판다고 해서 왔는데 굉장하네요."

[심주섭] "싸니까 우리가 이걸 먹는 거지, 한우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고. 한우 값이 서민들한텐 너무 비싸니까 그래서 못 사먹는 거지 우리가 구제역 모르나? 매일 뉴스에 (나오는 것) 안타까운데"

하지만 구제역으로 한우를 포함한 축산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에 이어 미국산 '통큰갈비' 행사를 진행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구제역 때문에 전국의 축산농가가 시름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롯데마트가 이 같은 행사를 벌인 것은 한우농민을 무시하는 거라는 여론도 거셉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부터 계획했던 행사이기 때문에 오히려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국한우협회는 곧바로 규탄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남호경 / 전국한우협회 회장] "지금 한우농가의 처해진 상황은 죽지 못해서 산다는 입장이지요. 그런 애타는 마당에 적어도 우리 국내 기업인 롯데마트가 외면해가면서 들어도 이상한 미국산 갈비를 대대적으로 선전을 해가면서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롯데가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롯데의 기업윤리가 실망스럽다며 앞으로 롯데마트가 한우를 취급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남호경 / 전국한우협회 회장] "지금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만 가능하면 롯데는 한우를 파는 곳이 아닌 쪽으로 저희 한우농가는 그렇게 취급하고 대응을 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닭고기 문제도 있지 않았습니까? 아예 기업윤리가 그런 것 같아요. 정서상,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는 측면에서 그 쪽의 기업윤리, 정신이 그렇다면 인연을 끊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민주노동당도 오늘(7일) 논평을 내고 롯데마트가 오만하고 무차별적인 자본의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통큰갈비'의 판매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우위영 / 민주노동당 대변인] "롯데마트가 이처럼 중소상인들 죽이기에 이어서 농민들까지 죽이는 오만하고도 무차별적인 자본의 폭력을 계속 행사한다면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뿐 아니라 롯데심판까지 나설 것입니다. 즉각 미국산 소갈비 할인판매를 중단하기 바랍니다."

한편, 롯데마트는 지난 달 한 마리에 5천원인 '통큰치킨'을 판매해 중소상인들로부터 원성을 산 데 이어 이번 구제역 파동 속에서 '통큰갈비' 판매로 또 여론의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1.01.0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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