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받고 천오백 더?' 그래도 검사는 무혐의

오늘 국회 법사위의 서울고검 등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검사가 사건청탁 대가로 고급 승용차를 받은 의혹인 이른바 '그랜저 검사'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검찰은 지난 2008년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했던 부부장검사가 지인이 고소한 사건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승용차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를 내린 바 있습니다.

여당은 이번 사건으로 검찰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고 지적했고, 야당도 검찰이 제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검찰이 개혁을 주장해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이 또다시 검찰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 "이번 사건은 검찰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확연히 드러내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검사에게 고급 승용차를 사주고 향응을 제공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이 나라에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검찰이 검사의 뇌물수수 의혹은 그냥 두면서 직접 돈을 받지 않은 한명숙 전 총리와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기소했다며 공권력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검찰은 이번 사건을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자기들 문제는 이렇게 덮으면서 야당 출신 한명숙 총리는 의자에 놔둬도 기소하고 이광재 지사는 옷장에 넣어놔도 기소했는데 공권력이 이렇게 선택적으로 적용되면 말이 안됩니다. 이렇게 덮는 것은 제 식구 감싸는 거예요. 이러면 국민들이 굉장히 흥분합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도 검찰에서 '그랜저 검사'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국민들의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 "청탁이 없거나 돌려줬다해도 뇌물죄로 처벌하는 것이 검찰의 일괄적 기준이 아닙니까. 검사동일체 의식이 강한데 동료를 검찰이 제대로 수사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게 국민들의 시각입니다."

여야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적절한 처신은 맞지만 수사 결과 뇌물이 아니라 차용이었다면서 재수사할 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여러 가지 관련자들 조사를 하고 또 본인 조사를 해보고 한까 이게 차용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재수하할 그런 사항이 아닙니다."

검찰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검찰개혁을 강조해왔지만, 검사가 수사 편의를 봐주고 그랜저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기소조차 하지 않는 '제식구 감싸기'로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0.10.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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