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들어서지 못하고, 오로지 두 다리로 뚜벅뚜벅 걸어야 하는 데에 몇 군데 살짝 남게 된 나무전봇대입니다. 보기에 못마땅하고, 세계화시대요 최첨단시대에 무슨 ‘나무전봇대’이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무로 짠 책꽂이가 한결 좋고, 나무로 만든 책상이 더욱 보드라우며, 나무로 깎은 수저가 더욱 구수하고, 나무로 마련한 옷장이며 걸상이며 훨씬 살갑다고 느끼다 보니, 몸통이 뎅겅 잘려 동그랗게 자국만 남은 나무전봇대 조 조그마한 모습을 보면서도 애틋해서 무릎을 꿇고 입을 맞추게 됩니다.
ⓒ최종규200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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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