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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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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근교 출신이지만, 지금은 서울에서 살고 있는 프랑스인 사진작가 호맹(Romain)이 한국 풍경 촬영기를 연재합니다. 다양한 풍경 사진은 물론, 이에 담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기자말]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었던 2020년은 이미 지나갔다! 2021년을 맞아, 내가 한국에서 처음 접한 특별한 문화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바로 '새해 일출'이다.

고국 프랑스에서는 1월 1일이라고 해서 일출을 보러 가는 의식이 딱히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 처음 새해를 맞았을 때, 일출 '원정대'를 따라 당시 동네 뒷산에 줄을 지어 오르게 된 것이다.

평소에는 한산하던 곳이 그날따라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풍경을 보며 이게 뭔가 싶어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새로웠던 기억이 있다. 일출은 단연 새로운 시작, 희망, 기대 등 긍정적인 의미를 내재하는 대상이다.

유난히 고단했던 한 해를 마감한 인류 대다수에게 2021년의 일출 사진은 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 같아 나 또한 새해 첫 일출 촬영을 준비했다. 2020년 우리 모두는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던 장애물을 뒤로 하고 새해가 오기를 기다리며, 그간 조금씩 놓쳐 왔던 삶의 여정을 따라잡을 준비를 해왔다. 

건강이든, 가족의 행복이든, 사업이든, 돈이든, 우리 모두는 작년보다 올해 훨씬 더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긍정과 희망으로 가득한 내 마음을 담아 셔터를 눌렀고, 두 가지 종류의 '부상(rise)'을 사진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2021년을 밝히는 새로운 빛 포착! 곧장 윗쪽으로 분출할 것만 같은 놀라운 모습이다. 아직 숨겨진 이 광선의 꼬리 부분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해줄 보물이 숨어있는 건 아닐까? ⓒ Romain
 
새해 첫 날 아침은 예상대로 꽤 추웠다. 하지만 일출이 얼마나 아름다울지는 감히 예견하지 못했다. 이번 일출은 아주 좋은 기미를 보이며 시작되었다. 약간의 구름, 이를 배경으로 두며 자취를 보이기 시작하는 핑크 빛, 평소보다 적은 먼지.
 
사당동 구역을 위에서 장식하고있는 구름이 조금씩 빛을 내기 시작한다, 서울은 2021년을 향해 일어나고 있다. ⓒ Romain
  
순간, 2021년의 첫 쇼가 시작되었다. 과연 화려한 데뷔 무대가 될 것인가?
 
롯데월드타워, 불타는 구름 밴드를 배경으로 갖게 되었다. ⓒ Romain
 
 
2021년 첫 일출 역사에 남을 이 풍경, 광각으로 담아본다. 셀 수 없는 그간의 일출 촬영과 비교했을 때 이번 일출은 성공이다! ⓒ Romain
 
데뷔는 성공이었다! 정말 만족스럽다. 더 나은 한 해에 대한 약속을 창공에 핑크빛으로 수놓으며 마치 굳은 맹세를 보이는 듯하다.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대한 좋은 신호일까?
 
태양은 여기서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멀리서 보기에 빛이 활발히 퍼져있는 이 지역에서는 아마도 눈이 오고있었을 것이다. ⓒ Romain
 
살짝 작게 보니 전체적인 배경은 종말을 다루는 픽션의 배경으로 거의 완벽해 보이는데, 그 사이에 위치한 뚜렷한 광선이 반전을 예고하며 따뜻한 첫 날, 따뜻한 한 해에 대한 희망을 듬뿍 안겨주고 있다. ⓒ Romain
  
짠! 드디어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름이 세워놓은 울타리 바깥으로 빼꼼히 머리를 내민 태양은 코로나 팬데믹의 종식과 정상 생활로의 회귀에 대한 우리의 조심스러운 희망을 상징하는 것만 같다. ⓒ Romain

이렇게 2021년의 새로운 일출은 긍정적인 전조를 보이며 아름답게 시작했지만, 구름에 가려져 약간은 비밀스럽게 막을 내렸다. 이는 마치 용두사미, 좀 더 확실한 일출을 봤으면 좋았으련만 어쨌거나 이것이 올해의 일출이었다!

아쉬운 일출이었지만 우리의 행운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라고 믿는다. 그런 마음에서 1월 2일, 재촬영을 통해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는 희망을 보여주고자 했다. 새 해 두 번째 일출 사진과 함께 2021년을 다시 시작해보자.
 
이제야 적막을 뚫고, 온 힘을 다해 환히 빛을 내고있는 붉은 공이 하늘에서 우리를 반기고 있다! ⓒ Romain
   
태양 주변을 솜털같이 둘러싼 저 공중의 왜곡 효과가 보이는가? 온도가 빚어내는 충돌 효과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다. 재미난 볼 거리임은 확실하다! ⓒ Romain
   
일출이 떠오르며, 휴일이 아닌 한 해의 첫 날이 다시 한 번 시작되었다! 우리에게 최고의 한 해를 만들어가라고 격려하는 듯. ⓒ Romain
 
나는 이 두 번의 일출이 우리의 새해에 좋은 징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이거 완전 제멋대로의 결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찌됐든 이건 새해 아침의 경험을 통해 내가 그려낸 희망이다. 당신은 어떤 희망과 함께 2021년의 일출을 보았는가?

한편, 우리의 하늘에는 태양 말고도 또 하나의, 기대와 희망을 가져다 주는 둥근 불빛이 있다. 바로 달빛이다! 한국 문화에서는 달 또한 태양 못지 않은 상징을 담고 있기에, 아침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번엔 새해 첫 월출 또한 얼마나 커다랗게 한 해의 희망을 담아냈는지 보여주고 싶다.
 
음... 1월1일의 달은 이 날의 태양보다도 살짝 아스라이 떠올랐다. 시리게 추운 날씨에 기다렸더니 딱 2분 정도 있다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실망을 뒤로 하고 현실로 돌아온다. ⓒ Romain
 
좀 더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 일출 촬영 때처럼 이튿날인 1월 2일 저녁, 다시 기대에 찬 마음으로 월출 촬영에 나섰다. 그리고...
 
미소지으며 건물을 내려다보는 듯한 달님의 모습. 강남구의 모습이 달과 함께 이리도 멋지게 어우러진 풍경은 처음이다. ⓒ Romain
 
1월 2일 일출과 월출의 아름다움을 보며, 나는 2021년의 첫 날을 1월 2일로 기록하려 한다. 그러면 올해가 좀 더 멋진 날들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여길 올려다보시게나, 인류는 이 고난을 모두 헤쳐갈 것일세" ⓒ Romain
 
약간의 미심쩍은 부분은 있었지만 어쨌든 2021년의 태양과 달빛이 이렇게 멋지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올해는 우리의 재간이 직면한 위기를 뛰어넘는 순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공동체 정신이 저변의 의심과 공포를 뛰어넘고, 우리의 경주가 투지와 진보로 빛나고, 우리의 마음이 조화를 이루며 다시금 아름다운 화음으로 울려퍼져야 할 때다. 그리고 이 광활한 우주에서 티끌 같은 인류가 이 모두를 결국 이뤄낼 것이다.

2021년에 대한 거룩한 소망이 담긴 사진과 글을 이렇게 끝마친다. 아 비앙또!(A bientôt! "또 뵙겠습니다!"를 뜻하는 프랑스어) 

* 번역 김혜민

덧붙이는 글 | 사진작가 호맹의 홈페이지 호맹포토(http://www.romainphoto.com)의 Blog에 가을산 풍경은 물론, 다양한 풍경 사진 촬영기가 영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romainphoto_outside)에는 하이킹 사진을 포함한 더 많은 한국의 풍경 사진이 담겨있으니 많이 많이 들러서 감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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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 헤매는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