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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월 14일 오후 5시 45분]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최윤석
박근혜 대통령 탄핵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서울 디지텍고등학교 교장 규탄 기자회견이 보수 단체 회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가 다른 장소에서 이뤄졌다.

당초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14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곽일천 교장의 망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곽 교장은 지난 7일 학년말 종업식에서 "대통령 탄핵은 언론·국회·검찰·종북세력의 정치적 음모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라는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이날 서울교육단체협의회의 기자회견은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했다. 이 소식을 접한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등을 비롯한 탄핵 반대 보수단체 회원 300~400여 명(집회측 추산)이 이날 오전부터 학교 정문 앞과 정문으로 올라오는 골목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김상진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이버감시단장은 "전교조 애들이 교장 위협하려고 몰려온다는 제보 받고 왔다"며 "난 10시에 왔다"고 말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 기자회견인단 15명은 오후 1시쯤 디지텍고 정문 앞에 도착했으나 기자회견을 할 상황이 아니라고 봤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측은 "태극기를 든 할머니가 세월호 배지를 보면서 "'빨갱이XX'라며 막 달려들었다"며 "경찰이 바로 제지했다"고 밝혔다.

곽일천 교장 발언 지지, 조희연 교육감 맹비난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최윤석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최윤석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최윤석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이 자리에서 논란이 된 곽일천 교장의 발언을 지지하는 한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해서는 좌파 교육감이라고 맹비난했다. 더불어 '전교체 해체' 등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 단체 회원들은 '박근혜 퇴진 촉구' 피켓을 들고 지나가던 한 여성을 거칠게 몰아붙여 바닥에 쓰러뜨리고 폭력을 행사한 뒤 "빨갱이"라고 비난했다. 또 '노란리본'을 달고 취재하는 기자들을 향해서도 "북괴의 지령을 받았다"는 등의 망언을 쏟아내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경찰들은 정문에서 약 3~5m 앞에 인간띠를 한 채 서있었다. 그 앞에는 차 두 대가 지나갈 만한 골목이 정문의 정면과 옆으로 나 있었는데 그 길 모두 태극기 인파로 가득 차있었다. 태극기를 손에 든 채 전지만 한 태극기를 등에 두르고 있던 한 할머니는 "전교조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다.

"저들의 폭력행위에 대해 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 신고된 집회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변에 있던 용산경찰서 경찰은 "우리는 양측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출동했을 뿐 신고된 집회인지 어떤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필요 없는 기자회견"이라고 일축했다.

'집회 무산' 소식 들리자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최윤석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벌인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이 사진기자를 향해 "찍자 말라"면서 항의하고 있다. ⓒ 최윤석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 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연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 촉구' 피켓을 들고 지나가던 한 여성을 바닥에 쓰러뜨린 뒤(원안)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 최윤석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최윤석
기자회견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한 보수집회 참가자는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라며 "특검으로 가실 분들은 선릉역으로 가세요"라고 외쳤다. 그러자 수십 명의 사람이 태극기를 흔들며 골목길을 내려갔다.

하지만, 2시40분께까지 서울디지텍고 정문 앞을 떠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서울 잠원동에서 왔다는 박선희(41)씨는 "오늘 여기서 전교조가 학교 와서 난장판 친다는 얘기 듣고 왔다"며 "여기 다시 올까봐 걱정돼서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태극기를 든 중년 여성 4명은 기자를 둘러싸고 "전교조는 애들한테 공부 안 해도 된다, 잠을 자도 된다, 섹스해도 된다고 가르친다"며 "애들 망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당초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늦춘 오후 2시 서울시교육청으로 장소를 옮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 최윤석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 회원들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앞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 학교의 곽일천 교장을 지지하는 집회를 연 가운데, 한 참가자가 '박근혜 퇴진 촉구' 피켓을 들고 지나가던 한 여성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 최윤석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서울디지텍고 곽일천 교장의 망언을 규탄한다!
서울 디지텍고등학교(교장 곽일천) 교장이 학생들에게 정치편향적 막말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다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곽 교장은 지난 7일 학년말 종업식에서 "대통령 탄핵은 언론‧국회‧검찰‧종북세력의 정치적 음모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태블릿 PC가 최순실의 것이냐 아니냐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교장은 또 학교 홈페이지에 자신이 올린 <월간조선> 기사를 읽어보라고 권유하는가 하면, 지난달부터 학교 홈페이지에 촛불집회를 조롱하고 국회의 탄핵의결을 비난하는 글을 잇달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직무와 관련하여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어처구니없는 망언이자, 교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과 이를 사립교원에게도 준용하도록 한 사립학교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더욱이 곽 교장의 주장에 반발한 학생들이 즉석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발언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벌어졌다니, 교원의 품위는 고사하고 교육기관장으로서 기본적인 자질이 있는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

그러고도 곽 교장이 "서울시교육청이 안내공문을 시행하지 않아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신청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이는 결국 곽 교장이 자신의 잘못은 반성하지 않고 교과서 선택권을 빙자하여 편향적 시각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학교는 지난 2014년에도 우편향 논란을 불러일으킨 뉴라이트 계열의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채택한 바 있다.

교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학교 공식행사에서 학생들에게 정치편향적 발언을 일삼는 정신 나간 교장은 당장 학교현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은 더 이상 이런 교장에게 안심하고 학생들 교육을 맡길 수 없다. 감독기관인 서울시교육청도 이번 사태를 결코 좌시해선 안 된다.

우리의 요구

1. 곽일천 교장은 학부모와 학생에게 사과하고, 당장 학교를 떠나라!
2. 서울시교육청은 디지텍고와 곽 교장에 대해 당장 특별감사를 실시하라!
3. 곽 교장의 정치편향 발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중히 처벌하라!
4. 경찰과 검찰은 곽 교장의 위법행위에 대해 당장 수사에 착수하라!

2017년 02월 14일
서울교육단체협의회

(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관악·동작 학교운영위원협의회, 교육을 생각하는 시민모임, 구로 교육시민센터, 금천 교육네트워크, 노원·도봉 교육공동체, 사학을 바로 세우려는 시민모임, 서울지역 아동센터협의회, 서울혁신학교 학부모네트워크, 서초·강남 교육시민연대,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 어린이책 시민연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교육청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지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청소년공간협의회, 크레파스 원정대,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 이상 가나다 순 22개 단체)

태그:#친박단체, #보수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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