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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성원으로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 목표액이 달성됐지만 모금은 계속합니다. 31일까지 모인 후원금은 김종술 기자의 4대강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김종술 기자가 낙동강을 지키는 정수근 기자에게 카약을 선물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투명 카약 2대'로 진화했습니다. 두 기자는 8월 24일부터 2박3일 동안 낙동강을 취재합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MB가 만든 4대강의 맨얼굴부터 보여드린다. 아래 동영상부터 보시라.


윙-윙-윙.

24일 오전, 낙동강 도동서원 앞에서 모터보트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 순간 퍼뜩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 4대강을 보로 막아 녹조가 끼어도 배를 띄워 스크루를 돌리면 정화된다고 주장했던 '스크루 박'. 그 유명한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다. MB의 4대강 곁에는 곡학아세한 그가 있었다. 그 덕인지, 그는 MB정권에서 승승장구, 국립환경과학원 원장까지 지냈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학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날 도동서원 앞에서 그의 분신과 같은 한 주민을 만났다. 그는 모터보트의 스크루를 돌리면서 녹조를 헤집고 다녔다. 수공의 소위 '녹조 제거반'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낙동강 도동서원 녹조밭에 스크루를 대고 돌리니 녹조물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녹조밭 중앙을 모터보트가 통과했지만 잠깐 흐려졌다가 다시 걸쭉한 녹조밭으로 변했다. 역부족이었다. 박 교수는 틀렸다. 하지만 그는 MB처럼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싶다. MB가 그토록 먹고 싶어(?) 하는 녹조물은 독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소. 외국에서는 녹조 물을 먹고 폐사한 짐승도 발견됐다. 미국 이리 호의 녹조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난리법석을 피우며 물을 길어먹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는 27일에는 녹조를 연구한 일본 학자들이 한국에 온다. 낙동강을 꽉 채운 녹조물로 농사를 지은 농작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자들이다. <오마이뉴스> 10만인리포트는 26일 끝나지만, 몇 명이 남아서 그들도 취재한다.   

이 사진을 보아주기 바란다.
투명카약을 탄 '금강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와 '낙동강지킴이' 정수근 시민기자를 비롯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24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도동서원앞 녹조 가득한 낙동강에서 멸종위기 물고기 '흰수마자' 그림에 '나는 살고 싶다' 글을 적은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이희훈
'나는 살고 싶다' 낙동강에 살던 멸종위기 물고기 '흰수마자'.ⓒ 이희훈
흰수마자. 낙동강에 서식하던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 물고기 이름이다. 전에는 낙동강과 감천 합수부에서 많이 발견됐다. 4대강 사업 이후엔 종적을 감췄다. 지금은 내성천에서만 발견된다고 한다. 걸쭉한 녹조로 질척이는 낙동강에서 '금강 종술'과 '낙동 수근'이 현수막으로 퍼포먼스를 벌였다. 죽음의 강에선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살고 싶다"

흰수마자는 낙동강 '투캅스'가 타고 있는 투명카약에 이끌려서 녹조 속에서 안타깝게 되살아났다. 흐르지 않는 강에 핀 녹조였지만, 녀석은 잠시라도 맑은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고 싶은 듯 물 위에서 꼬리를 쳤다. 이 애틋한 모습을 MB에게 보여주려고 무인기로 동영상도 찍었다. MB의 4대강 사업으로 쫓아버린 흰수마자가 되돌아올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녹조로 썩어가는 물을 흐르게 하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된다.


도동서원에서 흰수마자와 작별한 뒤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은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을 달려 구미보 상류 선산 근처의 낙동강을 찾았다. 전에 1급수였던 곳이다. 물 속이 훤히 비치던 곳이다. 작은 어선을 타고 1시간 동안 어부의 익숙한 작업을 취재했다. 

어부 이종욱 씨가 그물을 건져 올리자 시궁창 냄새가 진동했다. "썩은 물을 가둬뒀으니 이렇게 썩을 수밖에. 고기가 잡힐 리가 있나요." 이씨는 푸념했다.

"여긴 낙동강 최고의 쏘가리 어장입니다."

메기와 강준치, 모래무지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제일 많이 어망 속에 잡혀 올라오는 건 블루길과 배스, 외래종이었다.

"예전에 어부들이 말하는데, 전에는 한 달에 600만 원 벌었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 노가다를 뛰어야 간신히 먹고 삽니다. 이 썩은 물을 가둬두면 대체 뭐한답니까?"

그는 이제 "고기잡이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와 함께 고깃배를 타고 간 무인도에는 어망 200여 개가 널려 있었다. 강물 속에 있어야 할 어망을 죄다 꺼내 말리고 있었다.

"이거 보세요. 큰빗이끼벌레가 어망에 붙어서 말라비틀어진 겁니다. 죄다 이래요."

실제로 한 어망을 건지자 그물에 큰빗이끼벌레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그는 "물이 더러워졌는지, 요즘엔 큰빗이끼벌레조차 많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 위에서 강준치 두 마리의 배를 가르자 기생충이 한 움큼 튀어나왔다. 조충류란다. 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란다.  
24일 오후 낙동강 구미구간에서 어부가 그물을 끌어올리자 큰빗이끼벌레가 올라오고 있다.ⓒ 권우성
'낙동강지킴이' 정수근 시민기자가 24일 오후 낙동강 구미구간에서 건져올린 큰빗이끼벌레를 보여주고 있다.ⓒ 권우성
금강 종술과 낙동 수근이 MB와의 녹조 전투에 나선 첫째 날, 4대강 '투캅스'는 지쳤다. 걸쭉한 녹조밭에선 노를 젓기가 힘이 들었다. 게다가 낙동 수근은 "기필코 흰수마자 대형 현수막까지 끌어야 한다"면서 차를 타고 한 시간 거리의 기획사에 가기까지 했다. 금강 종술은 MB표 녹조 염색을 위해 물속에 풍덩! 둘 다 개고생했다.

오후에 어선을 타고 그물을 건지면서 산에 깔린 낙엽보다 많았다던 물고기 대신 어망에 덕지덕지 붙은 큰빗이끼벌레를 건져서 뭍으로 올라왔다. 오전엔 MB를 위한 녹조 염색, 오후엔 그를 위한 아주 특별한 레시피를 준비했다.
24일 오후 낙동강에서 구한 녹조와 큰빗이끼벌레로 MB를 위한 특별한 '국밥'을 만들었다.ⓒ 권우성
낙동강 녹조와 큰빗이끼벌레로 만든 MB를 위한 특별한 레시피.ⓒ 권우성
금강 종술은 선물을 받은 네팔산 식탁보를 깔았고, 낙동 수근은 국밥 그릇에 징그러운 큰빗이끼벌레를 담았다. 국물은 MB가 그토록 좋아하는 녹조다. 국밥에 밥 말아 먹듯이 4대강에 대해 거짓말을 해온 그를 위한 '4대강 만찬'을 마련했다. 진짜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금강 종술과 낙동 수근은 사이좋게 그분들의 가면을 쓰고... 엎어 버렸다.

내일은 태풍 고니가 올라온단다. 낙동강에 집중호우가 내린단다. 헐~! 하지만 '낙동강 투캅스'는 내일도 투명카약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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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에 살어리랏다①] "우리에겐 투명카약 2척이 있습니다"
☞[낙동에 살어리랏다②] '녹색성장' 약속한 MB, 낙동강은 온통 '녹조라떼'
☞[낙동에 살어리랏다③] 그물걷자 시궁창 냄새... MB 위한 특별 국밥 레시피
☞[낙동에 살어리랏다④] 여긴 괴기영화 세트장? 4대강의 또다른 비극
☞[낙동에 살어리랏다⑤] 4대강 홍수방지? MB탓에 침수 피해
☞[낙동에 살어리랏다⑥] MB가 파냈던 모래, 강 스스로 회복했다
☞[낙동에 살어리랏다⑦] MB 삽질하기 전, 모래섬은 눈부셨다
☞[낙동에 살어리랏다⑧] 비상사태도 선포했는데, 낙동강은 왜 잠잠하나

<4대강 1차 기획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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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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