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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에서 펴낸 진상규명책임자처벌 Q&A 책
 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에서 펴낸 진상규명책임자처벌 Q&A 책
ⓒ 김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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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4월 16일이고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째 되는 날이다. 나는 10년이면 배가 침몰한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됐고 책임자를 처벌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세월호참사를 진상규명하자는 주장이 더 필요할까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나는 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가 펴낸 <2024진상규명 책임자처벌 Q&A>라는 소책자를 읽고 나서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이 책은 지난 13일에 우연히 보게 된 군산 세월호 추모제에서 받은 것이다. 이 책은 10년 동안, 세월호 침몰원인에 대해서 밝히지 못했고 말단 실무자만 처벌받고 정부 고위직들은 처벌을 피해갔다고 말한다. 충격적이다.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배가 침몰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니 무슨 말일까?

책은 우리가 언론에서 들었던 침몰원인이 세월호침몰을 조사했던 공식기구에서 완벽한 의견일치를 본 것은 아니라고 했다. 

침몰원인에 대해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설명은 화물과적, 허술한 화물묶음, 무리한 선체증축으로 인한 낮은 복원성이 세월호 침몰을 가져왔다는 내인설이있다. 하지만 세월호의 급격한 침몰은 외부 힘의 작용 없이는 설명하기 힘들다는 외인설도 있다. 2015년 세월호선체조사특별위원회와 2019년 발족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침몰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임기를 끝냈다.
 
목포신항에 세워진 세월호. 저 배에 얼마나 많은 한이 쌓였을까.
▲ 세월호 목포신항에 세워진 세월호. 저 배에 얼마나 많은 한이 쌓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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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왜 구하지 않았나?

세월호는 풍덩하고 물속으로 빠르게 빠진 것이 아니다. 세월호는 좌현부터 기울어 물속에 천천히 잠겨들어 갔고 그 과정을 생방송으로 국민모두가 지켜보고 충격을 받았다.

세월호는 100분 만에 침몰했는데 해경선박이 출동한 것은 45분이 지난 후였다. 그런데. 가장먼저 구조하러 온 해경123정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해경이 왔을 때 세월호가 더 빨리 가라앉기 시작해서 일까. 해경은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하지 않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사진
▲ 왜 구하지 않았니 세월호 참사 피해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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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한 일이라야 승객들을 두고 배에서 탈출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구조한 것이었다. 해경이라도 세월호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탈출하라는 말이나 방송을 해주었으면 피해를 줄 일 수 있었을 것이다.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고 달아난 선장, 선원들과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해경으로 인해 승객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 그리고 해경 123정 정장은 재판에 넘겨져 모두 처벌받았다. 특히 세월호 선장 이준석은 살인, 수난보호법위반외 여러 가지 범죄로 무기징역을 받았고, 해경123정 정장 김경일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범죄로 징역 3년을 받았다.

해경지휘부는 왜 무죄인가?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지만 승객 구조를 하지 않은 해경 123정장은 사법적 처벌을 받았다. 그렇다면 그 당시 해경지휘부는 국민을 구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없을까? 해경지휘부에 대한 수사는 2019년이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박근혜 정부 때는 해경지휘부 수사를 청와대에서 막아서 수사를 못했는데 박근혜가 탄핵되고 나서야 수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것도 국민의 직접적인 고소고발운동과 세월호특별수사단의 수사로 시작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23년 11월 2일 대법원은 해경지휘부에게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퇴선명령은 세월호 선장에게 있고, 위급성 판단이 어려웠고, 상황판단을 오인할 만한 보고가 있었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확정했다. 이날 판결로 김석균 해양경찰청 청장,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 등 간부 11명은 아무 책임을 지지 않게 되었다. 이에 대해 세월호 참사 10주기 위원회는 앞으로 재난참사 발생 시, 지휘부나 책임자는 현장 상황을 잘 모르거나 현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잘못된 선례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목포 신항 세월호가 세워져있는 추모관 입구 2022년 5월
▲ 세월호 목포 신항 세월호가 세워져있는 추모관 입구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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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무엇을 하였는가?
 

세월호참사 때 국가 최고 기관인 청와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세월호가 침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박근혜는 어디에 있었지 알 수 없었다. 7시간 만에 나타나 엉뚱한 소리를 해서 국민들이 분노했다. 그런데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 김기춘은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을 조작해 허위공문서작성으로 재판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었다. 현재 청와대비서관과 해양수산부 장차관들은 세월호특별조사위훤회의 조사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가권력은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을 철저히 사찰하였다. 자식의 죽음을 밝히려는 유가족들을 사찰한 정부기관은 국정원과 국군기무사 그리고 정보경찰이었다. 이중 국군기무사의 세월호TF장, 팀장, 부팀장 등 6명이 재판을 받았다.

2023년 12월 21일 2심 재판부는 국군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여 민간인을 사찰하여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였다며 국군기무사 세월호TF장 김대열과 세월호TF정책지원팀장 지영관에 대해 징역 2년을 확정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상고를 포기하였고 2024년 설 특별사면을 받았다. 다른 기무사군인 4명은 2심에서 징역형을 받았지만 상고를 포기하고 2023년 광복절특별사면을 이미 받았었다.

이에 대해 4.16참사10주기위원회는 "이들의 사면은 현 정부와 사전에 모의 한 정황이 있으며 이는 윤대통령이 말하는 법치와 신뢰와 공정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란리본에 소원지가 붙어있다. 언니 오빠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라는 말이 가슴에 맺힌다.
▲ 소원지 노란리본에 소원지가 붙어있다. 언니 오빠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라는 말이 가슴에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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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고 지난 10년 동안 유가족들이 편견과 차별, 사찰을 당하며 권력과 고소고발을 하며 싸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침몰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조사위원회를 두 번이나 꾸렸지만 계속되는 방해로 속 시원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고 하니 안타까웠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하는데 주인인 국민이 물에 빠져 생사를 오갈 때 정부는 손 놓고 있었고,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유가족을 사찰했다니 어디 이런 나라가 있나 하는 슬픈 마음이 들었다.

유가족이 바라는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뿐만 아니라 생명안전기본법제정과 중대재난참사상설조사기구 설립이라고 한다. 정권으로부터 독립적인 참사상설조사기관은 책임기관의 증거은폐를 원천차단하고 재난참사 재발방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세월호 이후에도 재난방지와 대처가 안 되어서 이태원참사, 오송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재난 없는 안전한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목포신항 세월호 추모벽 앞에 미수습자 사진이 놓여있다. 2022년5월
▲ 미수습자 목포신항 세월호 추모벽 앞에 미수습자 사진이 놓여있다. 2022년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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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수습자가 돌아와야 세월호참사는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수습자가 있는데 세월호참사를 잊을 수 있을까? 그들을 찾고 기억하면 언젠가는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브런치스토리에도 송고합니다.
2024 진상규명책임자처벌 Q&A책 PDF 파일이 공개되어있습니다. 세월호10주년위원회 홈페이지에가서 내려받으면 됩니다. https://10thcyclecommittee.org/down/3


태그:#세월호, #세월호참사, #416, #세월호10주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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