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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부산지역 개표 결과. 18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17석, 민주당이 1석을 확보했다.
 22대 총선 부산지역 개표 결과. 18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17석, 민주당이 1석을 확보했다.
ⓒ 네이버 총선 특집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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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1'

범야권이 전국적으로 압승한 것과 달리 부산에선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부산지역 더불어민주당은 불과 1석이라는 쓰라린 성적표를 받았다. 윤석열 정부 중간 평가라는 총선 성격이 강해지면서 '정권심판' 바람이 거셌지만, 부산지역의 표심은 되레 여당으로 쏠렸다. 영남권의 보수 결집 덕택으로 여당은 그나마 108석을 유지했다.

몰아친 정권심판 '태풍'... 그러나 부산은 민주당 1석 그쳐

11일 오전 확인된 22대 총선 선거구별 개표현황 지도에서 부산의 빨간색은 더 짙어졌다. 18개 선거구 가운데 17석을 국민의힘이 가져갔고, 민주당은 1석을 확보했다. 전국이 아닌 부산 상황만 놓고 보면 사실상 민주당의 완패다. 민주-진보 단일화로 우세가 점쳐졌던 진보당(부산 연제)의 도전도 미풍에 그쳤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보다 쏠림 현상은 더 강해졌다. 당시에도 민주당이 전국에서 180석을 확보하며 압도적으로 승리했으나, 부산에서는 3석 확보에 머물렀다. 그리고 이번엔 1석으로 의석이 더 줄었다. 기존 민주당 지역구도 다 지키지 못했다.

이러한 '기울어진 운동장'은 앞선 선거부터 조짐을 나타냈다. 부산지역 유권자들은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58.25%, 8회 지방선거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66.36%의 득표율로 결정적 승리를 안겼다. 세 번의 선거에서 부산의 표심은 현 정부여당을 향한 셈이다.  

하지만 22대 총선 전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민심은 요동치는 듯 보였다. 고물가와 민주주의 위기 우려 등을 놓고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접전지역이 대거 늘어났다. 중도층의 마음도 출렁였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투표장으로 향한 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67.5% 투표율 속에는 여론조사로 집계되지 않은 '샤이보수'나 국정안정을 바라는 유권자가 더 많았다.
 
11일 새벽 부산 남구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가 당선이 결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11일 새벽 부산 남구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가 당선이 결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 박수영 후보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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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오후 부산 북구갑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하자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2024.4.11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오후 부산 북구갑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하자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2024.4.11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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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문가들은 너나없이 지지층 결집을 여당 승리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진시원 부산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는 "위기의식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막판 보수 결집이 심각하게 이뤄졌다"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국립부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또한 "개헌 저지선을 위해 보수층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라고 진단했다.

남일재 동서대학교 사회과학대 특임교수는 "부산에서는 안정론이 더 탄력을 받았다, 현 정부에 대한 지지세가 더 강하다는 의미"로 바라봤다. 남 교수는 "그렇다고 여당이 크게 잘한 건 아니지만 지금보다 야당 의석이 더 많아지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작동하지 않았겠느냐"라고 추측했다.

부산지역 여야에 주어진 과제는?
  
전국적으로 심판을 받은 만큼 여당이 부산 선거 결과에만 안주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차 교수는 "당선된 여당 17명이 앞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전환을 주문하는 등 전체 선거 결과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라며 "만약 변화가 없다면 다음 선거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런 까닭에 여당 당선자들의 당선 소감에도 무게감이 묻어났다. 최인호 민주당 의원과 접전 끝에 당선증을 받은 사하갑 이성권 당선자는 "균형감 있는 정치로 스스로를 담금질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해운대을 김미애 당선자도 "엄중한 질책을 겸허히 수용한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 곁을 지키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총선 완패로 과제를 떠안게 된 부산의 야권은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는 분위기다. 야당이 모든 선거구에서 40%대 이상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자족에 그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낙선의 고배를 마신 야권의 후보자들은 이날 계획했던 부산민주공원·충혼탑 참배 등 대시민인사 일정을 취소한 대신 저마다 소셜미디어 글로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강조했다.

"부산시민이 너무한 것, 하나도 없습니다. 시민들에게 저의 이야기가 들리도록 길을 찾고, 마음을 열 숙제가 있을 뿐입니다." -금정 민주당 박인영

"정권심판의 민심을 거스를 정도로 보수정당의 뿌리는 넓고 깊었습니다.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 잘 돌아보고 더 치열해지겠습니다." -연제 진보당 노정현

태그:#정권심판, #보수결집, #1석, #17석,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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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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