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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넘은 한 심사집계부 부스 주변에 참관인이 없다
▲ 참관인 없는 심사집계부 자정 넘은 한 심사집계부 부스 주변에 참관인이 없다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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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남 하동군 개표소에서 자정을 막 넘은 시각 개표가 진행 중인데도 참관인 대부분이 귀가하였다. 개표 막바지, 유효표 다발에서 무효표 2매가 나오는 등 정확한 집계를 위한 참관인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 아쉬움을 남긴다. 

기자는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 하동 개표소에서 개표 참관을 했다. 개표 초반에는 참관인들은 개함부, 투표지분류기운영부, 심사집계부 등 개표 부스를 돌아다니며 감시했다. 하지만 밤 10시경 휴식 시간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한 간식을 먹은 뒤부터 참관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밤 11시를 넘겼을 땐 개표 부스를 돌아다니는 참관인은 찾기 어려웠다.

자정을 넘기자 참관인석에 앉아 있던 참관인 10여 명이 우르르 개표장을 빠져나갔다. 수당 10만 원 지급 기준인 6시간을 채웠기 때문으로 보였다. 개표가 한참 남은 상황이었지만 만류하는 사람은 없었다. 개표장에는 기자를 비롯해 여수와 순천에서 온 네 명의 참관인만 남았다. 그중 두 명의 참관인은 참관인석에 앉아 있어서 사실상 개표 참관 활동을 하는 참관인은 단 두 명에 불과했다.
 
참관인 대부분이 귀가해 세 명의 참관인만 보이는 참관인석
▲ 대부분의 참관인이 빠져나간 참관인석 참관인 대부분이 귀가해 세 명의 참관인만 보이는 참관인석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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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는 새벽 1시경까지 이어졌다. 이번 총선 비례대표 투표지는 길이가 길어 투표지분류기로 분류하지 않고 전면 수작업 개표했다. 개함부에서 1차 분류하였고 심사집계부에서는 투표지심사계수기를 활용하여 다시 확인 점검하는 형태로 개표했다. 심사집계부는 세 군데이고 각 부스마다 여러 명의 개표사무원이 작업하는데 단 두 명의 참관인이 살피기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기자는 개함부에서 비례대표 투표지를 분류하는 모습을 지켜 보다가 유효투표지 다발에서 기표란에 두 개의 도장이 찍힌 투표지를 한 장 발견했다. 한 개 정당에만 기표해야 함에도 두 개 정당에 기표하였으므로 '무표' 처리해야 할 표가 유효표 다발에 들어간 거였다. 해당 개표사무원에게 "그 투표지 다발을 다시 확인해 달라" 요청하여 무효표를 찾아냈다. 비례대표 투표지가 길다 보니 개표사무원이 투표지 위쪽만 보다가 착오로 넣은 거 같았다.

다른 참관인 한 명은 심사집계부에서 투표지심사계수기를 살피다가 무효표 1매를 발견했다. 그 무효표도 기표 도장이 두 정당에 찍혀 있어 무효인데도 유효표 다발에 들어 있었다. 개함부에서 걸러내지 못한 채 심사집계부로 넘어왔는데 심사집계부 개표사무원조차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참관인의 지적이 아니었으면 무효표 1매가 유효 처리될 뻔했다.

이처럼 개표 막바지에도 무효표가 유효표에서 나오는 현상이 거듭 발생하는 데도 이를 감시할 참관인은 턱없이 모자라 개표의 정확하고 공정한 검증에 아쉬움을 남겼다.
현장에 있던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개표 참관인에게 저희가 임의로 '자리를 지켜라, 마라' 할 권한은 없다"라면서도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으니 끝까지 보고 가시라'고 안내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하동 개표소 개표는 새벽 1시 20분께야 마무리 됐다.

태그:#22대총선, #하동개표소, #참관인, #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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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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