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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의 지각변동, 알리와 테무의 등장

최근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와 테무의 국내 성장세가 무섭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1월 기준 717만5000명을 돌파했으며, 테무는 570만9000명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0배 이상 증가했다.

단시간 내에 국내 성장을 이뤄낸 알리와 테무의 무기는 믿을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이다. 가격이 워낙 낮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이게 이 금액에 가능해?'부터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얼마나 많은 이윤을 창출했을까?'라는 반응이 나온다.

 
2024년 2월 기준 와이즈 앱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11번가와 G마켓을 제치고 사용자 수 2위에 올랐으며, 테무는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전년 동월 대비 늘어난 사용자 수다. 11번가와 G마켓, 티몬 등의 사용자 수가 줄어든 것에 비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사용자 수는 이들 모두의 마이너스 사용자 수를 훨씬 뛰어넘는다.

알리-테무 독주, 이대로 괜찮을까?

고금리·고물가 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해외 직구를 통해 물건을 싸게 구매하려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면 중국 기업의 성장이 나쁠 것도 없지만 독주가 심해지자 요즘은 괜한 눈살이 찌푸려진다. 나에게 없던 애국심이라도 생긴 걸까?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물류센터, 고객센터 등 서비스 개선과 마케팅에 1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플랫폼들은 정산이나 수수료 지원부터 교육, 기술, 배송 등을 통해 상생 정책에 힘쓰고 있을 뿐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은 없다.

물론 자유시장이니 국가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우리 제조·수입·판매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를 하니 알리와 테무의 실제 플랫폼 관련 매출이 국내에 제대로 공시되지 않아 국내 기업이 이들과 경쟁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에 맞서기도 어려워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오픈마켓은 정부의 여러 규제를 받지만 중국 쇼핑몰의 경우, 개인이 국경 너머 제품을 직접 사 오는 형식이라 정식 수입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니 안전성 문제도 개인의 책임이며 미화 150 달러를 초과하는 상품에 관세를 물리는 관세 규정도 또한 피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각종 '규제'에 적용되는 국내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역차별을 받는 건 아닐까?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생각의 전환이 더 큰 문제

세상에 싸고 좋은 물건이란 없다. 알리와 테무의 상품은 '싸다'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초초저가'상품이 가득하다. 그러기에 물론 품질은 좋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믿기 어려울 만큼 저렴한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은 '한 번 쓰고 버려도 이득'이라거나 '구매 상품 중 일부만 써도 이득' '시험 삼아 써보기에 괜찮다' 등 관대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자세는 물건을 쉽게 사고, 쉽게 소비하며, 쉽게 버리는 쓰레기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라 사실 더 큰 문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초반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내 아이의 세 살을 생각하면 아이가 내 눈을 찌르거나 손을 깨물어도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고 천사 같았다. 그러니 마냥 받아주기만 해도 충분히 사랑스러워 3살의 행복이 영원히 이어질 것 같지만 이때를 놓치면 아이의 나쁜 습관은 바로잡기 힘들며, 좋은 습관도 갖춰주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아이를 따끔하게 훈육해 바로잡기도 한다.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외국 기업들이 국내 법규를 회피하거나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적절한 규제와 감독을 행하길 바란다. 또한 소비자 역시 저렴한 가격에 끌려서 제품의 질이나 서비스를 무시하는 태도의 변화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태그:#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쇼핑앱순위, #쇼핑몰순위, #중국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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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서 엄마로, 엄마에서 비로소 주보람으로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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